콩의 원산지가 우리나라라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환단스토리 | 2016.08.13 22:01 | 조회 7628

콩의 원산지가 우리나라라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글 | 홍익희    세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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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의 원산지가 우리나라라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콩은 우리 한민족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궁합 작물로 오랫동안 한반도에 부족했던 단백질과 지방을 책임져 왔습니다.
 
오늘날 농학에서는 콩의 원산지를 한반도와 만주 남부로 보고 있으며 약 5000년 전에 재배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고조선에서는 신석기시대부터 밭농사가 지어졌는데, 북한의 회령 오동 고조선 유적지에서는 기원전 1300년경의 청동기 유물과 함께 콩, 팥, 기장이 나왔습니다.
 
실제로 콩의 원산지가 한반도임을 뒷받침하는 실증적인 조사가 있었습니다. 1920년대 미국은 세계 식량종자 확보를 위해 세계 각지의 야생작물 채취에 나섰습니다. 그들은 한반도에서 3개월 활동하면서 전 세계 야생 콩 종자의 절반이 넘는 무려 3,379종의 야생 콩을 채취했습니다.
 
식물의 원산지를 추정할 때 변이종의 다양성이 그 기준이라 하는데 한반도에서 가장 많은 콩의 변이종이 발견된 것입니다. 이렇듯 다양한 야생 콩이 한반도 곳곳에서 발견되어 한반도가 콩의 원산지임을 실증적으로 증명했습니다.
 
목축이 힘든 한반도와 만주 남부의 숨은 공신, 콩
 
신석기 혁명인 농경이 가능했던 것도 구석기 시대 후반기에 고기를 불에 구워먹음으로써 그 영양분 덕분에 뇌 용량이 증가하면서 지능도 발달했고, 다양한 도구의 활용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농경의 시작은 인간의 수렵채취 생활을 식량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이때 수렵을 주로 했던 사람들은 초원으로 가서 목축을 하는 유목민족이 되었고, 채취를 주로 했던 사람들은 평야지대에 정주하여 농경을 주로 하면서 일부 목축을 하는 정주민족이 되었습니다. 이렇듯 초기인류는 작물재배를 시작하면서 식량생산 시대를 만들어 갔습니다.
 
인류사에서 먹이사슬이 부족해지면 인간은 생존을 위해 먹이가 있는 곳으로 이동해야 했습니다. 한반도와 만주 남부는 국토의 70% 이상이 산악지대로 초원이 귀해 목축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사냥을 하거나 적은 수의 가축들로 육류를 마련해야 해서 식용고기가 귀했습니다. 이러한 식용고기를 대체해준 작물이 바로 콩이었습니다.
 
단백질과 지방은 인체를 구성하는 핵심 성분입니다. 콩은 구성성분이 40% 내외의 단백질과 30% 내외의 지방으로 이루어져 있어 쌀을 주식으로 하는 사람들이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과 지방을 공급하는 중요한 양식입니다.
 
그래서 한반도에서는 5000년 전부터 오늘날까지 목축이 발달하지 못했음에도 콩 덕분에 단백질과 지방 결핍에 시달리지 않고  사람들이 이주하지 않고 살 수 있었습니다. 우리 민족이 유목민족이 되지 않고 기마민족으로 한반도를 지킬 수 있는 힘이 바로 콩 덕분이었습니다.
 
지력(地力)을 살려내는 콩 
 
콩은 비료를 주지 않아도 잘 자랄 뿐 아니라 다른 작물에게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곧 콩의 뿌리에 서식하는 뿌리혹박테리아가 자체적으로 질소화합물을 합성하기 때문에 비료를 안주어도 잘 자랍니다. 그 뿐만 아니라 콩을 다른 작물과 같이 심으면, 다른 작물에도 콩의 뿌리혹박테리아에서 만든 질소비료를 공급하여 잘 자라게 돕습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옥수수같은 다른 식물 심는 밭에 중간중간 콩을 잘 섞어서 심었습니다. 또 오래 농사를 지어 지력이 고갈된 토양이나 유휴지에 콩을 심어 고갈된 지력(地力)을 살려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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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7세기 중국에 전파된 콩
 
콩의 한자는 숙(菽)입니다. ‘숙맥’(菽麥)이라는 말은 바로 콩과 보리라는 말입니다. 쑥맥(숙맥)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양식인 콩과 보리조차도 구분하지 못한다는 뜻에서 쓰이기 시작한 말입니다. 숙맥이 쑥맥이 된 것은 강하게 발음하려는, 우리말의 경음화현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고조선의 콩은 제나라를 통해 중국으로 전해집니다. 전한(前漢) 시대의 사마천이 집필한 <사기(史記)>를 보면 "제(劑)는 북으로 산융(山戎)을 정벌하고 고죽국(孤竹國) 지역까지 갔다가 융숙(戎菽)을 얻어 돌아왔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융숙'이라는 것이 바로 콩(대두)입니다. 기원전 623년의 일입니다.
 
콩 덕분에 일찍이 발달한 발효식품, 된장과 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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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을 재료로 하는 음식이 우리나라만큼 발달한 나라가 없습니다. 오랜 콩의 역사만큼이나 콩 요리가 다양하게 발달했습니다. 콩은 쌀과 보리 등 잡곡과 함께 섞어 먹기도 하지만 우리 조상들은 콩으로 메주를 담가 이를 이용해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장은 우리 고유의 발효식품으로 콩 단백질이 분해되어 특유의 향기와 감칠맛으로 우리 음식을 맛있게 하는 기초식품이자 육류의 섭취가 부족했던 우리나라의 전통 식생활에서 단백질 공급원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콩에는 우리 몸에서 단백질의 소화 작용을 돕는 트립신이라는 소화 효소의 활동을 방해하는 특정한 단백질이 있습니다. 그래서 콩을 생으로 먹거나 덜 익은 상태로 먹었을 때 설사나 가스가 차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우리 조상들은 이러한 콩의 성질을 알고 된장, 청국장, 두부 같이 다른 방식으로 콩을 가공해서 먹었습니다. 그리고 콩으로 콩나물을 길러 먹기도 했습니다. 콩나물은 콩을 발아시켜 만든 식품이지만 오히려 콩을 그대로 섭취하는 것보다 우리 몸에 훨씬 좋다고 합니다.
 
두부는 10세기 이후부터 중국 문헌에 등장합니다. 한국 문헌 중에서 처음 두부가 등장한 것은 고려 말기 이색의 《목은집(牧隱集)》시집 중 한 시에서 "나물죽도 오래 먹으니 맛이 없는데, 두부가 새로운 맛을 돋우어 주어 늙은 몸이 양생하기 더없이 좋다"라는 구절이 등장합니다.
 
콩을 가득 실어 나르던 두만강(豆滿江) 
 
콩은 단군 이래 우리 민족의 시원(始源)과 함께해 온 먹을거리로 우리 국민건강을 지켜 온 파수꾼이었습니다. 1930년 전후만 해도 우리나라는 세계 2위의 콩 재배 국가였습니다. 오죽하면 두만강(豆滿江)이라는 지명까지 생겼겠습니까. 두만강은 '콩을 가득 실어 나르는 강' 이라는 뜻입니다.
 
일본 사람들이 두만강에서 실제로 우리 콩을 많이 실어 날랐다는 기록이 있다 합니다. 당시 일본인들은 우리나라 쌀과 콩에 대해 방곡령을 내려 한반도 전체 콩 생산량의 30% 이상을 수탈해 갔다고 합니다.
 
18세기에 서양에 전파된 콩
 
콩이 원산지인 한반도와 만주를 벗어나 서양에 알려져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초입니다. 1739년 프랑스 ‘파리식물원’에서 처음 재배되었습니다. 이후 독일에서는 1789년에, 영국에서는 1790년에 콩이 재배되기 시작합니다만 널리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에 이르러서였습니다.
 
미국에 전래된 것은 19세기 중반인데 지금은 아메리카 대륙이 세계 콩의 70% 이상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서양인들에게 콩은 새로운 식재료입니다. 게다가 서양에서는 비교적 고기를 구하기 쉬운 편이어선지 콩을 이용한 전통 요리가 빈약한 편이다.
 
장수 음식 콩
 
콩은 장수 음식입니다. 원광대학교 보건대학원은 우리나라 장수마을을 조사한 결과 콩과 마늘 수확량이 많은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대표적인 장수 국가로 일본을 꼽습니다. 그 장수 비결의 하나가 발효음식을 즐겨 먹는 습관 덕분입니다. 일본인의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식품이 바로 ‘미소시루’와 '낫토'이다. 미소시루는 우리 된장국과 비슷하나 다소 엷고 담백하며, 낫토는 우리나라 청국장과 비슷한 형태이긴 하지만 된장이 되기 전까지 발효시킨 음식으로 대두의 형태가 그대로 남아 있고 발효로 인해 끈적거립니다.
 
또 세계 장수촌 중 하나인 남미 에콰도르의 작은 마을 '빌카밤바(Vilcabamba)'는 질병이 없는 '면역의 섬'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지역 장수 노인들의 건강 묘약은 콩이었습니다. 모든 주민이 유기농으로 재배한 콩을 주식으로 먹은 결과였습니다.
 
세계에서 다양하게 즐기는 콩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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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파두부(麻婆豆腐, mápó dòufu)
 
중국의 마파두부는 저민 고기, 빨간 고추, 산초 또는 화초 등에 연두부를 넣고 찌는 요리로 빨간 고추의 매운 맛과 산초 또는 화초의 얼얼한 맛이 특징입니다.
 
마파두부가 최초로 만들어진 곳은 중국 사천성 지방의 성도입니다. 청나라 말기 1862년, 진씨 부인은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고 생계가 막연했습니다. 부인은 시누이와 함께 남편의 동료들을 대상으로 두부에 고추와 후추, 양고기와 고추기름 등을 섞어 맵고 얼얼한 두부요리를 만들어 팔았고, 맛이 좋아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진씨 부인이 곰보였던 탓에 '곰보(摩) 할머니(婆)가 파는 두부'라는 뜻의 '마파두부'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사천성에서만 널리 알려졌던 이 요리가 중국 전체로 퍼진 계기는 중일전쟁이었습니다. 중국 국민당 정부는 1938년 수도를 난징에서 쓰촨성 충칭으로 옮기면서 자연스럽게 중국의 관료, 부자 등은 물론이고 수많은 피난민이 임시 수도인 충칭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이 때 피난민들에게 마파두부가 소개되었으며, 곧 인기메뉴로 각광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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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머스(hummus)
 
이스라엘과 중동 지역에서는 병아리콩을 재료로 ‘후머스’라는 소스를 만들어 먹습니다. 주로 샐러드나 음식에 발라 먹는 소스입니다. 한국 밥상에 김치가 빠지지 않듯, 중동 사람들의 밥상에는 후머스가 빠지지 않습니다. 중동 시장에서 병아리콩을 찾으면 후머스를 찾는 거냐고 되물어보는 것이 다반사일 정도로 중동인들은 후머스를 즐겨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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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펠(Falafel)
 
후머스만큼이나 중동에서 많이 먹는 팔라펠도 병아리콩으로 만듭니다. 말린 병아리콩을 갈아서 셀러리, 양파 등과 함께 페이스트 상태로 만든 다음 작고 동그랗게 뭉쳐서 기름에 튀깁니다. 이집트부터 이란에 걸쳐, 중동의 많은 지역에서 친숙한 음식입니다. 이집트에서 유래됐다는 정설이 있지만, 이스라엘에서 대표적인 먹거리로 꼽힙니다. 이집트에서는 특정 종교의 금욕 기간인 사순절에 육식을 금지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잠두(蠶豆)로 만든 팔라펠는 고기를 대체할 수 있었습니다. 팔라펠은 중동 지역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고기 대용으로 샌드위치나 피타 브레드에 끼어 먹는 패티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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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조아다(feijoada)
 
지금 올림픽 열리고 있는 브라질의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 ‘페이조아다’입니다. 페이조아다란 이름은 포르투갈어의 콩을 뜻하는 "페이장" (feijão)으로부터 온 것입니다. 이 페이조아다의 기원은 돼지를 잡아먹을 때, 주인이 먹지 않는 부위인 족발, 돼지 귀, 돼지 뼈 등 부위를 노예들이 받아서 콩과 함께 넣어 끓여 먹은 데서 유래합니다. 이것을 맛본 주인들도 맛있게 먹으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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