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의와 영향과 앞으로의 과제

신상구 | 2020.05.20 16:41 | 조회 5947

    

                       <특별기고>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의와 영향과 앞으로의 과제


천안일보 편집부


   지난 2020년  5월 18일은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이 되는 아주 뜻 깊은 날이었다.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은 오전 10시 광주 5.18 민주광장(옛 전남도청 앞)에서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를 주제로 1시간 동안 이어졌다.


   1997년 5.18민주화운동이 정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그동안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기념식이 열렸으나 올해는 처음으로 항쟁지인 5.18민주광장에서 개최됐다.


▲  5.18 민주광장(옛 전남도청 앞)에서 거행된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   © 편집부

 

   기념식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국가 주요 인사, 5.18민주유공자 및 유족 등 400여명만이 참석했다. 또한 문희상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그리고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기념식장을 찾았다.


   기념식은 방송인 김제동의 사회로 도입 영상, 국민 의례, 경과보고, 편지낭독, 기념사, 기념공연,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 순서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행사 마지막에 '님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

   5ㆍ18광주민주화운동이란 1980년 5월 18일부터 5월 27일까지 광주와 전남 일원에서 일어난 민중시위에 대하여 전두환과 신군부 등에 의한 헌정질서 파괴범죄와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다수의 희생자와 피해자가 발생한 사건을 말한다.

   

   미디어에 따라 광주민중항쟁, 광주학살, 광주사태, 북한군이 개입한 광주폭동 등으로 부르며, 보통 일어난 날짜를 줄여서 5·18로 부르기도 한다. 대한민국 초•중•고 교과서에서는 대부분 광주민주화운동이라고 적고 있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은 한국 현대사 가운데 집권세력에 대항한 최초의 무장항쟁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역사적 의의가 있다.


   전두환 등 신군부 쿠데타세력이 정권욕에 사로잡혀 민중시위를 무력 진압하는 과정에서 무고한 광주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진압봉을 휘두르며 때리고, 총검으로 찌르고, 고문하고, 총살하여 시민과 계엄군 모두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5ㆍ18광주민주화운동은 직접 사망자 193명, 후유증 사망자 376명, 행방불명자 65명, 부상자 3,139명, 구속 및 고문 피해자 1,589명을 발생시켜 광주 시민들은 지난 40년간 많은 트라우마를 안고 힘들게 살았다.

   그런데 전두환과 신군부 세력은 아직까지 사과 한 마디 없이 사건을 은폐하거나 조작하여 역사를 왜곡하면서 대부분 호화롭게 잘 살고 있어 공분을 사고 있다.


    그러나 5ㆍ18광주민주화운동은 6.29선언과 촛불혁명의 기폭제가 되었고 세계 여러 나라의 민주화운동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특히 5.18기념식 지정곡인 백기완·황석영 작사·김종률 작곡 <임을 위한 행진곡>은 홍콩과 대만의 민주화운동 과정에서도 애창되고 있어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하다 계엄군에 의해 희생된 고 윤상원 씨와 1979년 광주의 노동 현장에서 '들불야학'을 운영하다 사망한 노동운동가 고 박기순 씨의 영혼결혼식(1981년)에 헌정되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 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 동지는 간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는 안다 /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 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 동지는 간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 새 날이 올 때까지<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 전문> 


   그리고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97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이 정부 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2008년까지 5·18 기념식에서 제창돼 왔지만, 2009년 이명박 정권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식순에서 제외시키고 식전 행사에서 합창단이 부르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그러자 이에 반발한 광주 5·18 유가족회를 포함한 시민단체들은 광주 금남로에서 별도의 5·18 기념식을 열었고 이후 야당 및 5·18단체는 본 행사 식순에 ‘임을 위한 행진곡’을 반영해 제창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였다. 그 결과 2011년부터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본 행사에 포함됐으나, 합창단이 합창하고 원하는 사람만 따라 부를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변경돼 '임을 위한 행진곡'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었다. 결국 2017년 5월 10일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틀만인 5월 12일 업무 2호 지시로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지시하였고 2017년 5·18 기념식에서는 2008년 이후 9년 만에 임을 위한 행진곡이 다시 제창되기 시작했다.


   전남도청 분수대에서 개최된 ‘시민궐기대회’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발언함으로써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지혜를 모았고, 시민들은 주먹밥과 빵 등을 대가 없이 나누었으며, 부상자를 돕기 위한 자발적인 헌혈이 이어지는 등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정신을 아낌없이 나누었다.


   5ㆍ18광주민주화운동의 나눔과 소통, 공동체 정신, 희생적인 향토방위 정신은 지금 코로나 19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5·18민주화운동은 한때 ‘북한의 사주에 의한 폭동’으로 매도당해 긴 세월 동안 그 위상을 찾지 못하다가 1990년에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고,  1997년 5월 18일에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었는가 하면,  2001년에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피해자가 5.18 유공자로 지정되는 등 미흡하지만 꾸준히 그 명예를 찾아갔다. 그리고 최근에는 광주시가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공휴일로 정해 광주시민들이 5.18 유공자들의 민주정신과 공동체 정신을 마음껏 기리도록 했다.


   영광스럽게도 2011년 5월 25일에는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록이 한국 현대사 관련 자료 중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으로 등재되어 국위를 선양하게 되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록은 유례없는 대규모 자료라 총 9개의 주제로 분류되어 기록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5월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에서 “지난 5월 12일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5.18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발포 명령자, 계엄군이 자행한 민간인 학살, 헬기사격 등 국가폭력의 진상을 철저하게 밝힐 수 있도록 적극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리고 “5.18 행방불명자 소재를 파악하고 추가 희생자의 명예회복과 배ㆍ보상에 있어서도 단 한명도 억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진상 규명은 처벌이 목적이 아니다. 역사를 올바로 기록하는 일"이라며 "진실이 하나씩 드러날수록 마음속 응어리가 풀리고 용서와 화해의 길로 가까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특히 "이제라도 용기를 내 양심선언을 하고 진실을 고백한다면 용서와 화해의 길이 열릴 것"이라며 국가폭력 가해자의 협조를 촉구했다. 그런가 하면 문 대통령은 "헌법 전문에 '5·18 민주화운동'을 새기는 것은 5·18을 훼손하거나 부정할 수 없는 위대한 역사로 자리매김하는 일"이라며 "언젠가 개헌이 이뤄지면 그 뜻을 살려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남대 5.18연구소와 광주지역 시민단체가5.18광주민주화운동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지난 40년간 많은 노력을 해온 결과 이제는 전두환과 신군부 세력이 저지른 반인륜적이고 반인도적인 극악무도한 범죄행위를 아무리 은폐하거나 조작해도 별로 소용이 없게 되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앞으로 외신 기자와 나종태 사진작가가 목숨을 걸고 5.18광주민주화운동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과 영상 · 전일빌딩 헬기사격 245개 흔적 · 고 조비로 카토릭 신부의 청문회 증언 · 생존해 있는 시민군들의 생생한 증언 · 북한군 개입설과 시민군의 광주교도소 공격 사건 조작 규명 등을 참고해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면, 가까운 장래에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진상이 만천하에 밝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니 이제는 전두환과 신군부 세력이 저지른 반인륜적이고 반인도적인 범죄 행위를 국민과 역사 앞에 하나도 남김없이 밝히고 용서를 구해야 하며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그리고 5·18 행방불명자 소재를 파악하고, 시민군과 시민군의 편에 섰다가 피해를 입은 경찰공무원과 군인들과 해직 기자를 찾아내 명예회복을 하고 피해를 보상해 주는가 하면, 전두환 정권이 시민군의 무력진압에 공이 많아 수여한 훈장과 포상을 문재인 정권이 취소하고 엄중 문책해야 하고, 전두환 부정축재 환수와 흔적 지우기를 철저히 잘 해야 한다.


   또한 군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치적 중립을 지키면서 외적의 침입에 미리 대비해 국토방위를 잘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반드시 그래야만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 유족들의 피맺힌 한이 풀리고, 왜곡된 사회정의와 역사가 바로 서게 되며, 우리 조국의 국토방위가 잘되어 국민들이 안심하고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인 나눔과 소통, 공동체 정신, 향토방위 정신을 창조적으로 계승하여 자유, 평등, 인간의 존엄성을 특징으로 하는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켜, 나라다운 나라, 공정하고 정의롭고 국민 모두가 골고루 잘 사는 선진복지국가, 한반도에 평화가 실현되는 통일국가를 이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 편집부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시인, 문학평론가, 칼럼니스트) 신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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