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천동 선학원 사찰 심광사

신상구 | 2020.05.31 03:35 | 조회 4282

  

                                                                         대전 천동 선학원 사찰  심광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향토사학자, 시인, 문학평론가, 칼럼니스트) 대산 신상구
   

    대전광역시에는 광수사, 삼문사, 광제사, 고산사, 개심사, 형통사, 심광사, 복천암 등 수많은 사찰이 위치해 있다.
    대전광역시 동구 천동 106-1번지에 위치한 심광사(心侊寺)는  일제강점기인 1931년 4월 8일 공주의 한 지주에 의해 창건된 것으로 전해진다. 선학원 초대 이사장인 만공스님의 제자 석우스님이 주석하면서 1939년 민족불교 수호를 위해 설립된 선학원에 등록하게 된다.
   심광사의 사찰의 구조를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서향(西向)으로 배치되었고, 상대웅전, 대웅전, 설현당, 요사채 등 당우와 대의스님 부도 및 사적비가 도량을 장엄하고 있다.
   도량 가장 뒤에 위치한 상대웅전은 1933년에 조성된 것으로 앞면 3칸, 옆면 2칸의 팔작지붕 목조기와전각이다. 내부에는 석가삼존불상과 독성상을 비롯해 지장탱화·칠성탱화·신중탱화·현왕탱화·산신탱화·독성탱화 등의 불화가 모셔져 있다. 이밖에 개금불사시주방명록 2기가 걸려있다.
   1988년 건립한 대웅전은 시멘트로 축조된 현대식 건물로, 안에는 대전시유형문화재 제31호인 심광사 목조석가모니불좌상(木造釋迦牟尼佛坐像)과  천불이 봉안되었다. 불화로는 신중탱화가 있다. 또 1933년에 김치운, 김성태 석공이 조성한 동종이 눈길을 끈다.
    조선 후기의 석가모니여래좌상인 심광사 목조석가모니불좌상은 1931년 심광사 창건 이후 다른 절에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 후기의 일반적인 불상처럼 두꺼운 가사 속에 몸체가 최소한으로 드러나 있다. 오른손을 다리 아래로 뻗고 손등을 위로 하여 손가락을 아래로 향한 항마촉지인을 결한 것으로 보아 석가모니가 성도하는 장면을 표현한 것으로 판단된다. 상체는 하체에 비해 길고, 앞뒤가 비교적 두껍고 넓다. 얼굴도 몸체에 비해 크고 길며, 얼굴의 발제선은 일직선이다. 코와 입 주위는 우묵하게 들어가도록 하여 입체를 표현하였다. 승기지·부견의·대의로 이루어진 두꺼운 가사에는 오른쪽 가슴, 왼쪽 무릎, 그리고 두 다리 사이 등에 조각가의 특징적 표현이 나타나 있다. 즉, 오른쪽 가슴에는 끝이 뾰족하게 장식된 옷자락이 늘어져 있으며, 왼쪽 정강이 역시 끝이 뾰족하게 마무리된 옷자락이 나타나 있다. 두 다리 사이에는 끝이 넓게 벌어진 넓적한 옷주름이 표현되어 있다. 이들 옷자락 표현은 모두 17세기 후반 활동한 조각승 희장(熙藏) 또는 희장파(熙藏派) 조각승들이 즐겨 사용하던 표현법이다. 앞뒤가 두꺼운 몸체 표현도 역시 희장파의 작품이 갖는 특징적 요소이다. 그러나 몸의 두께가 1660년대의 작품들보다 얇은 편이며, 키가 커지고 얼굴이 길어진 사실은 이 불상이 1660년대 이전에 제작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판단케 한다. 옷주름의 굴곡도 낮고 주름 사이도 촘촘한 편인데, 양감과 입체감이 극대화되었던 1650-1660년대의 희장파 작품들보다는 전반적으로 편평화가 진행된 작품이다. 입술 양쪽 끝을 눌러 우묵하게 들어가고 웃음기가 사라진 표현도 1660년대의 희장파 불상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심광사 석가모니불과 같은 특징을 보이고 있는 희장파 작품으로는 상주 북장사 극락보전의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을 들 수 있다.
    심광사는 한국전쟁 이전에 한 때에는 당대의 고승 하동산스님이 주석하며 선풍을 드날렸고 왜색불교에 맞서 정화운동을 펼쳤다고 전해진다. 또 한국전쟁의 와중에는 잠시 진허스님이 머물면서 180명이나 되는 부모를 잃은 고아들을 돌봤다고 한다.
    더욱이 전쟁 당시 포탄으로 심광사가 모두 불타는 비운을 겪는다. 다행인 것은 포탄의 참화 속에서도 대웅전과 불상은 그대로 건재해 부처님의 가피를 입었다는 이야기가 아직도 전해지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엔 서운스님(조계종 전 원로의원)이 심광사에 주석하면서 중창불사와 정화운동을 전개했다.
    심광사가 포교의 요람으로 정착하게 된 것은 대의스님이 부임해 오면서다. 1962년 9월 24일 대의스님이 심광사에 짐을 풀고 어린이및 청소년 포교에 진력했다. 언제나 따뜻하게 맞이해 주는 스님 때문에 심광사는 아이들로 북적였다고 한다. 다른 스님이나 신도들이 “시끄럽다”고 야단을 치면 그럴 때마다 대의스님이 나서 “어린이들이 한국불교의 희망”이라며 아이들을 옹호했다. 스님은 직접 어린이․청소년 법회의 법사를 자청하고 나서는 등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쏟았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시절 심광사는 대전 시내에서 유일하게 숙박을 할 수 있는 절로 스님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다른 큰 사찰보다 많은 스님들이 거쳐 간 곳이 심광사다.
    심광사와 깊은 인연을 갖고 있는 재가자로는 백봉 김기추 거사가 거론된다. 김기추 거사는 대의스님과도 깊은 친분이 있었다. 대의스님은 김기추 거사에게 금강경과 유마경을 강의하도록 부탁했다고 한다. 당시 김 거사에게 가르침을 받은 심광사학생회·청년회 출신의 불자들이 현재 불교계 제방면에서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 거사는 심광사에 있는 동안 청담, 대의스님들이 직접 머리를 깎아 주겠다고 내려 왔는데 김 거사는 “불법이 머리를 깎고 안 깎고에 있지 않다”며 거절했다는 이야기는 아직도 유명하다.
    심광사는 현재 지금의 대웅전을 3층으로 증축하려는 계획에 놓여 있다. 주지 영은스님이 분원장으로 임명돼 포교에 진력하면서 아울러 도량정비 및 사격 다지기에도 온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영은스님은 우선 신도회 조직을 강화해 옛날 심광사 신도회의 영광을 되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또 법회 활성화를 목표로 어린이, 중·고등부 법회를 준비하고 있다. 대의스님의 원력을 이어 젊은 불자 만들기 프로젝트가 다시금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스님의 원력 중 또 하나가 유치원을 설립해 새싹포교에도 앞장서겠다는 것. 스님은 이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를 다져나가고 있다.
    다행히 작년부터 심광사 옆에 독산 환경개선 주공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것은 스님의 원력을 실현할 수 있는 긍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포교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영은스님도 주민들과 함께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계획해 포교에 나서고 있다. 이것이 기반이 되어 유치원 설립도 머지 않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영은스님은 “심광사는 여전히 대전시 동구에서는 가장 큰 절이다. 오래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다시 도약하는 심광사가 될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어려운 점도 많다. 세월의 흐름과 함께 노후화된 건물로 방수문제등 보수공사가 필요하다. 요사채 역시 부식이 된지 오래다. 도의스님 부도탑도 수리가 필요하다.
    스님은 그러나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원력이 지극하면 뭐든지 통하는 법. 열심히 기도하고 포교하고 수행하다보면 유치원 설립 등 심광사에 주어진 불사과제는 쉬 풀어지리라는 희망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1989년 3월 30일부터 1993년 4월까지 대전 심광사 주지를 역임하고 총무원장을 지낸 설정스님이 김○○ 씨 은처자 의혹과 전○경 씨 친자확인 소송에 휘말리는 바람에 지금 문제가 되고 있다.  
    심광사는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있으면서도 고요하고 편안하여 우리들 마음의 쉼터가 되고 있다.
    심광사에 가면 상대웅전의 고색창연한 단청과 연꽃과 살구나무가  인상적이고 여자 스님의 청아한 독경소리와 목탁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다.

   심광사 주지 영은스님의 증언에 의하면, 2020년 6월 1일 현재 신도수는 약 1,000명에 달한다고 한다. 그리고 아직까지 유치원 설립 계획은 없다고 한다.  
                                                                                     <참고문헌>
    1. 송은석,「조선후기 17세기 조각승 희장과 희장파의 조상」,『태동고전연구』22, 2006.
    2. 공태선,「동산, 대의 등 고승들이 머물며 선풍 드날린 도심사찰 심광사」,  불교저널, 2014.10.30일자.
    3. 김정현,「1990년 대전 심광사에서 무슨 일이? 설정스님-불교닷컴 손배소 톺아보기 ②」, 불교포커스, 2018.4.17일자.         
                                                                       <필자 신상구 국학박사 약력>
     .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향토사학자, 시인, 문학평론가, 칼럼니스트)
     . 1950년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락리 63번지 담안 출생
     . 아호 대산(大山) 또는 청천(靑川), 본관 영산신씨(靈山辛氏) 덕재공파(德齋公派)
     . 백봉초, 청천중, 청주고, 청주대학 상학부 경제학과를 거쳐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사회교육과에서 ‘한국 인플레이션 연구(1980)’로 사회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UBE) 국학과에서 ‘태안지역 무속문화 연구(2011)’로 국학박사학위 취득
     . 한국상업은행 종로구 재동지점에 잠시 근무하다가 교직으로 전직하여 조치원중, 조치원여고, 삽교중, 한내여중, 천안북중, 천안여중,  태안중, 천안중 등 충남의 중등학교에서 35년 4개월 동안 수많은 제자 양성
    .주요 저서:『대천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1994),『아우내 단오축제』(1998),『한국 노벨문학상 수상조건 심층탐구』(2019),『흔들리는 영상』(공저시집, 1993),『저 달 속에 슬픔이 있을 줄야』(공저시집, 1997) 등 5권.
     . 주요 논문: ‘항일독립투사 조인원과 이백하 선생의 생애와 업적’, ‘한국 여성교육의 기수 임숙재 여사의 생애와 업적’, ‘태안승언리상여 소고’, ‘대전시 상여제조업의 현황과 과제’, ‘천안지역 상여제조업체의 현황과 과제’, ‘한국 노벨문학상 수상조건 심층탐구’ 등 97편
   . 주요 발굴 : 민촌 이기영의 천안 중앙시장 3·3항일독립만세운동 기록(2006)
                       포암 이백하 선생이 기초한 아우내장터 독립선언서(2007) 
   . 수상 실적: 예산군수 감사장, 대천시장상(2회), 천안시장상(2회), 천안교육장상, 충남교육감상(2회) 통일문학상(충남도지사상), 국사편찬위원장상, 한국학중앙연구원장상, 자연보호협의회장상(2회) 교육부장관상(푸른기장),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문학 21』시부문 신인작품상,『문학사랑』·『한비문학』 문학평론 부문 신인작품상, 국무총리상, 홍조근정훈장 등 다수
   . 칼럼/기고 활동: 동아일보·중앙일보·조선일보·경향신문·한국일보·서울신문·서울일보·신아일보·문화일보·전국매일신문·시민신문·천지일보 등 중앙 일간지, 대전일보·충청일보·충청투데이·중도일보·동양일보·금강일보·중부매일·충남일보·중앙매일·충청타임즈·충청매일·대전투데이·충청신문·충북일보·우리일보·시대일보·중부일보·강원도민일보·국제신문·영남일보·경북일보·전북도민일보·무등일보·한라일보·제민일보·대한일보· 등 지방 일간지, 충남시사신문·천안일보·충남신문·천안투데이·아산투데이·아산시사신문·예산신문·홍성신문·태안신문·태안미래신문·보령신문· 내포시대·진천신문·증평신문·옥천신문 등 주간신문, 아산톱뉴스·천안일보·디티뉴스·대전뉴스·충청뉴스·충청뉴스인·시티저널·충북인뉴스·굿모닝충청·예산뉴스 무한정보·괴산타임즈·코리안스프릿 등 인터넷신문 등에 수백편의 칼럼 기고.
     . 방송활동: 30년 간 우리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환경운동 전개, KBS 중앙방송국 라디오 <논술 광풍>프로 출연, STB 상생방송 <홍범도 장군> 프로 출연, KBS 대전방송국·MBC 대전방송국·CJB 청주방송국 라디오 <아우내장터 독립선언서 발굴> 프로 출연. 
     . 대전 <시도(詩圖)> 동인, 한국지역개발학회 회원, 충남민주시민교육연구회 회원, 한국사회과교육연구회 회원, 한국국민윤리교육회 회원, 천안향토사 연구위원,『천안교육사 집필위원』,『태안군지』집필위원, 천안개국기념관 유치위원회 홍보위원, 대전문화역사진흥회 이사 겸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보문산세계평화탑유지보수추진위원회 홍보위원, 동양일보 동양포럼 연구위원, 통합논술 전문가, 평화대사, (사)대한사랑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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