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 밖에 안 남은 2010년 나를 다잡아 줄 세 권의 책

시루둥이 | 2010.10.02 10:29 | 조회 4879

출처: 조선일보





석달 밖에 안 남은 2010년 나를 다잡아 줄 세 권의 책


성공하고 싶다면… '바보'가 되라
바보는 神의 선물
무라카미 카즈오 지음|이진주 옮김|좋은책만들기204쪽|1만2000원

행복하고 싶다면… '最適(최적)주의자'가 되라
완벽의 추구
탈 벤-샤하르 지음|노혜숙 옮김|위즈덤하우스|316쪽|1만3000원

자유롭고 싶다면… '생각'을 버려라
생각 버리기 연습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유윤한 옮김|21세기북스|244쪽|1만2000원

2010년이 석 달밖에 남지 않았다. 아침저녁 찬 공기를 마시면서 몸은 으스스 춥고, 마음은 아차차 조바심이 나는 10월이다. 올해의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신간 몇 권을 통해 지친 심신을 추스르고 '파이팅'을 외쳐보는 건 어떨까.

일본 쓰쿠바 대학 응용생물학 교수 출신인 무라카미 카즈오의 '바보는 신(神)의 선물'은 "그릇이 큰 바보가 되라"고 권한다. 여기서 그릇이 큰 바보란 어리숙해 보일 만큼 정직하고 낙천적인 삶을 사는 사람을 뜻한다.

'언제나 묵묵히 자기 길을 가고, 눈앞에 장애물이 나타나도 짜증을 내거나 꾀를 부리지 않으며, 매사에 초조해하지 않고 외부의 압력에도 굴하는 법이 없는 이들'이다. 한마디로 '어리석음의 미덕'이며, 우리 속담으론 '속도 없는 바보' 예찬이다.


정답이 하나이거나 여러 개의 답 중에서 옳은 답을 골라내는 문제는 똑똑한 수재가 능력을 발휘하지만 학문이나 경영 그리고 실제 삶에서는 생각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넓게 확산시켜 나가는 사고력과 창조력이 필요하다.

"매사에 겸허한 자세로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는 사람, 머리 회전이 느린 만큼 폭넓게 사고하는 사람, 자신을 해치려 하는 적에게조차 감사하는 마음으로 다가가는 사람은 지금 당장은 먼 길을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결국엔 가장 멀리 간다."

사실 비즈니스나 학문의 세계도 뜻밖에 우직한 사람이 탁월한 성과를 올리거나 놀라운 일을 해내는 경우가 많다. 상상을 초월하는 아이디어로 끊임없이 세상을 변화시켜 온 스티브 잡스도 낙오자 취급을 받은 적이 있고, 후세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에디슨과 아인슈타인도 어린 시절에는 바보로 놀림받은 열등생이었다. 널리 유포되며 큰 감동과 화제를 낳았던 스티브 잡스의 스탠퍼드대학 졸업식 축사는 공교롭게도(?) "Stay hungry. Stay foolish(가난의 정신으로 살아라. 어리석은 채로 있어라)"라는 말로 끝맺고 있다. 정해진 길밖에 가지 못하는 수재보다는 '상식' 따윈 버릴 수 있는 바보가 되라는 뜻이었다.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행복'에 대해 강의하는 긍정심리학 교수 탈 벤-샤하르는 "불행한 완벽주의자가 되지 말고 행복한 최적(最適)주의자가 돼라"고 말한다. 신간 '완벽의 추구'에서 저자는 "매사를 잘해야만 하고 실패를 용납할 수 없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우리는 늘 불안하다"고 꼬집는다. "완벽주의자는 실패에 대한 극도의 두려움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고 모험을 멈춰버린다"며 "성취를 키우려고 욕심부리기보다는 목표를 줄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일례로 완벽주의자는 보통 극단적인 다이어트 방식을 택한다. 철저하게 지침을 따르다가 어쩌다 금지된 음식을 한 입이라도 먹게 되면 실패했다는 좌절감에 휩싸여 자신을 저주한다. 이분법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완벽주의자는 완벽한 다이어트에 실패하면 다이어트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다.

반면 최적주의자는 다(多)차원에 살고 있는 현실의 인간과 이차원의 고정화된 인간은 다를 수밖에 없음을 알고 있다. 따라서 다이어트를 하다가 이따금 유혹에 넘어가더라도 자신을 벌하는 행동 같은 건 하지 않는다. 인간이기에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스카 와일드의 조언대로 '가끔 아이스크림 한 숟갈을 맛보는 것'으로 다시 말해 "역설적이게도 (작은) 유혹에 굴복함으로써 (큰) 유혹을 뿌리친다". 최적주의자의 생활신조는 "나는 지금도 충분히 좋은 사람"이다.

일본 책 '생각 버리기 연습'은 삶에 색다르게 접근한다. 도쿄대 교양학부를 졸업한 우등생 출신의 스님인 저자 코이케 류노스케는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할수록 뇌는 하고 싶어진다"고 설파한다. "우리의 뇌는 눈앞에 일어나는 지나치게 평범한 일상이기에 별 볼일이 없고, 부정적인 생각이야말로 자극적이라고 느낀다. 그래서 새로운 자극을 얻기 위해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몰고 가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생각병(病)'이다." 특히 부정적인 생각이 문제다. '실패하면 어떡하지?' '오늘은 정말 재수 없는 하루였어.' '어제 요리도 너무 형편없었잖아.' '혹시 부장한테 찍혔나? 귀찮은데 그만둘까'….

저자가 권하는 '생각 버리기' 훈련법은 오감(五感)을 갈고 닦아 실제적인 감각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들리는 소리 하나하나에 집중한다든지, 지금 손으로 만지고 있는 물건을 깊게 관찰하라는 얘기다. 이렇게 평상시에 눈·귀·코·혀·몸의 오감에 집중하며 생활하는 훈련을 하다 보면 생각을 자유롭게 조정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 책 모두 신체적·경제적 무장보다는 정신적 무장을 강조하는 셈이다. 마음 다잡는 데는 독서만한 게 없고, 바야흐로 때는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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