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의 국제정치학

환단스토리 | 2020.03.04 21:05 | 조회 4374

팬데믹의 국제정치학


매일경제 2020-03-04 


기사 이미지작년 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올 초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팬데믹으로 발전하고 있다. 치사율은 메르스에 비해 낮지만, 빠른 확산 속도와 무증상 전염으로 위험도는 결코 낮지 않다.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전파된 국가의 인구 25~70%가 감염될 위험이 있고 치사율도 계절 독감의 5~10배로 본다. 초기 방역에 실패하면 치료 역량을 넘는 환자의 대량 발생으로 희생이 커진다. 팬데믹은 세계화·도시화로 쉽게 퍼져 국제 보건을 위협하는 국제 안보의 주요 과제로, 코로나19도 국제 정치적으로 여러 함의를 가진다.


우선 중국은 내정과 외교에 큰 타격을 받았다. 중앙의 정보 통제로 우한의 통제 불능 사태를 초래한 데 대한 중국 사회 불만이 강하게 분출되고 있다. 우한은 교통의 요지이자 자동차, 정보기술 등 제조업 중심지로 개인소득이 베이징의 2배라는 점에서 거버넌스 실패가 더욱 뼈아플 것이다. 또 코로나19로 중국 경제는 국내 소비 부진으로 5% 중반까지 성장률이 하락할 전망이다.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를 뒤흔들 정도는 아니겠지만, 중국몽을 내세워 1인 지배를 강화해온 시 주석의 지도력은 2022년 임기 갱신을 앞두고 큰 흠집이 났다. 대외적으로도 이번 사태는 홍콩 민주화운동과 함께 베이징 컨센서스의 취약성을 노정하고 미·중 경쟁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중 1차 무역합의에서 약속한 향후 2년간 2000억달러 수입 의무도 이행이 어려울 것이다.


팬데믹에 동반하는 인포데믹도 새로운 형태의 황화론으로 서구에서 아시아에 대한 인종주의 위험을 야기하고 있다. 또 중국처럼 통제로 인한 정보 왜곡과 공포로 인한 부정확한 정보 확산에 따른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 여행 외국인 입국 금지를 둘러싼 갈등도 진행 중인 미·중 분리(decoupling)를 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북한도 어려운 상황이다. 의료 인프라스트럭처가 열악해 치명적인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조기에 국경을 폐쇄했다. 바로 대중 무마 조치를 취했지만, 북한 경제의 생명줄인 대중 관계가 정체를 피할 수 없다. 또 제재로 외화 부족이 심화하는 가운데 대외 여건 악화로 '새로운 길'을 통한 정면 돌파도 어려워져 본격적 도발 가능성도 낮아졌다.


7월 도쿄올림픽을 앞둔 일본도 크루즈선에서 대량으로 집단 감염과 지역 감염이 발생해 곤경에 처했다. 작년 말 소비세 10% 인상에 따른 마이너스 성장에 이번 사태가 겹쳐 불황 우려가 커지면서 아베 신조 정부의 행보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올해 전반기로 추진된 시 주석의 한일 양국 방문도 하반기로 연기가 불가피할 것이다.


세계 공장·시장인 중국 경제가 코로나19로 침체되면서 회복 기미였던 세계 경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중국 제조업이 100억달러 축소되면 세계 생산·판매량이 67억달러 감소하고, 세계 경제성장 기여도에서 중국은 미국·유럽·일본의 합보다 많은 약 3분의 1이나 된다. 세계 공급망의 핵심이 마비되면서 중국 부품을 쓰는 외국 기업의 조업 중단·감축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세계 주가 폭락과 함께 경기 위축 우려로 석유·자원 가격이 하락하고 관광·항공·해운·소매 등 서비스업도 타격이 커서 퇴치가 늦어지게 되면 세계 경제에 블랙스완이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초기 방역 실패로 세계 2위의 확진환자가 발생한 만큼 조기 퇴치와 경제 타격 완화를 위해 범정부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민간 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 해외 곳곳에서 곤경에 빠진 교민·여행객의 영사 보호를 위한 외교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과도하게 중국을 의식한 대응과 혐중 인식의 대두를 모두 경계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높은 중국 의존도를 꾸준히 줄여나가고, 다양한 중국발 블랙스완 가능성에 대비한 한중·동북아 위기관리체제도 구축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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