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인 심진송의 최근 예언

신상구 | 2020.03.17 15:39 | 조회 10399

 

                                                                           무속인 심진송의 최근 예언


   1994년 북한 김일성 주석의 사망과 1997년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을 예언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무속인 심진송(62) 씨. ‘국사 무당’이란 찬사를 들으며 굵직한 선거 때마다 판세를 예측하는 발언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던 그는 지난 몇 년간 호사가들의 관심 대상에서 벗어나 있었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반대편에 서서 목소리를 낸 이후 홀연히 자취를 감추고 경기도 양평에서 신에게 기도를 올리며 천기를 받았다. 그러다 정치나 사회가 혼탁해지자 다시 사회로 나왔다. 17년 만에 자신의 베스트셀러 ‘신이 선택한 여자’ 속편을 발간하기도 했다. 세상에 나온 그는 올 연말 대선판세를 예측하는 직설적인 발언을 쏟아내면서 다시 한 번 세상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2007년 이후 5년간 그에겐 무슨 일들이 있었던 걸까. 그를 찾아가 봤다.
   입이 있어도 말할 수 없었던 지난 5년=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에서 심 씨를 만났다.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외모에 기자가 놀라자 그는 “평소에 운동을 열심히 하는 편”이라는 대답과 함께 기자를 거실로 안내했다. 정남향으로 활짝 터진 널따란 유리창 너머 짙은 안개 속에서 북악산과 인왕산의 능선이 수묵화처럼 펼쳐졌다. 전망에 감탄하는 기자에게 그는 “2년 동안 이 집을 비웠다가 지난 해 12월에야 돌아올 수 있었다”며 지난 몇 년간의 근황을 털어놓았다.
   “지난 5년은 제 생애 가장 힘든 나날들이었습니다. 앞다퉈 저를 찾았던 유력 인사와 언론 매체들의 발길도 끊겼고, 더 이상 대학 강단에 설 수도 없는 처지에 이르렀습니다. 말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곳이 없었고, 좋은 의미로 벌였던 사업도 정권교체 이후 모두 물 건너갔습니다. 여기에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도 배신을 당하는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괴로운 날들이 계속됐습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경기도 양평으로 들어가 기도만 하며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내던 무속인 심진송 씨가 서울 평창동 자택 겸 신당에서 기자와 만나 자신의 삶과 앞으로의 국운, 대선 주자들의 운세 등을 펼쳐보이고 있다. 
   심 씨는 경기도 양평의 별장에 2년간 칩거해 외부와의 접촉을 모두 끊었다.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는다는 말처럼 자신의 다친 마음을 다스리긴 쉽지 않았다. 그 기간에 그는 매일 기도에 매진하며 초심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분투했다.
   김일성 주석 사망·김대중 대통령 당선 예언했던 무속인 심진송…5년만에 다시 화제의 중심에
   “지난해 신께서 이제 제 자리로 돌아갈 때라고 일러주셔서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정권 말기가 다가오니 저를 외면했던 분들이 그동안 미안했다며 얼굴을 비추기 시작합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정치인들의 습성에 신물이 났습니다. 선거 때면 제게 자신들에게 유리한 말 한마디 좀 방송에서 해달라는 정치인들의 청탁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신의 뜻이 아닌 저의 말 한마디가 선거의 당락을 좌우할 순 없지 않습니까. 요즘엔 정치인들과의 만남을 되도록 피해 기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텅 빈 대한민국 채워 줄 대통령 나와야”=40여일 앞으로 다가온 19대 대선. 선거철이면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는 곳 가운데 하나가 무속인과 역술인들의 입이지만, 올해의 양상은 예전과 비교해 사뭇 다르다. 천기누설도, 누설이 아니라고도 할 수 없는 선문답이 넘쳐났던 이전 선거와는 달리 이번 대선에선 무속인과 역술인들의 입이 잠잠하다. 결과에 대한 예측을 조금도 허락하지 않는 살얼음 같은 판세이다 보니 누구도 섣불리 먼저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 씨가 굳이 대선 판도를 예측하는 직설로 정 맞는 모난 돌을 자처한 이유는 무엇일까? 심 씨는 거실 바깥 흐린 하늘을 가리키며 단호하게 말했다.
   “제가 조금이라도 사심을 가지고 그러한 발언을 했다면 당장 신의 노여움을 사 벼락을 맞아 죽게 될 겁니다. 저는 그저 신의 말씀을 알아듣고 그대로 그 말씀을 세상에 전할 뿐입니다. 왜 굳이 세상에 떠드냐고요? 저는 대한민국이 정말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가족도 없이 환갑을 넘긴 제게 남은 것은 이제 신과 이 나라뿐입니다. 만약 신이 나라의 평안을 위해 무당의 피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신다면 저는 기꺼이 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그의 말은 그동안 쌓은 내공이 묻어났다.
   “서민 대통령ㆍ통일 대통령 나와야”=심 씨는 최근 자신에게 미래를 묻는 사람보다 눈앞의 삶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졌다며 한숨을 쉬었다. “최근엔 사람들이 찾아와도 해줄 말이 없어 고통스럽습니다. 10여년 전만 해도 제게 미래와 희망을 묻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온통 죽겠다는 사람들뿐입니다.” 그만큼 오늘날 살기 어렵다는 얘기였다.
   그러면서 심 씨가 인터뷰 내내 강조한 것은 민생과 통일이었다. “내년에는 어려운 한 해가 될 겁니다. 후년이 되면 바늘구멍이 열리듯이 빛이 보이기 시작해 3년 후면 국운이 활짝 필 겁니다. 3년은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대통령이 잘돼야 합니다” 국운의 천기를 토해내는 심 씨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펴졌다를 반복했다. 그만큼 지금이 중요한 시기로 읽혔다.
   심 씨는 “다음 대통령은 봉투를 받는데 껍데기만 있는 텅빈 봉투가 될 겁니다”고 말하며, 그렇기 때문에 다음 대통령은 서민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씨는 “라면이나 밀가루, 쌀 한 봉지 가격이 얼마인지 잘 알고 안의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며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등 여야 주력 후보들의 운세에 대해 직설적인 예언을 토해냈다.
   심 씨는 이어 통일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주먹을 쥐었다 펴보였다. 심 씨는 주먹을 쥐어 탁자를 내리치며 말을 이었다. “주먹을 쥐면 아무것도 잡을 수 없습니다. 지금 남북의 상황은 이 주먹과 같습니다. 하지만 주먹을 펴면 러시아, 몽골과 직접 통하고 유럽까지 기운이 퍼져나가게 돼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그 주먹을 펼 운세입니다. 그 운세를 탄 분이 대통령이 돼야 합니다. 사주로 파악한 김정은도 합리적인 지도자예요. 다음 대통령은 반드시 북한과 손을 맞잡아 화합하는 ‘통일 대통령’이 돼야 합니다.”
   “미래 대한민국, 세계 정신문화 중심지될 것”=심 씨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특히 심 씨는 K-팝의 힘을 강조하며 가까운 미래에 대한민국이 세계 정신문화의 중심지로 떠오를 것이며 이를 이끄는 지도자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싸이를 비롯해 K-팝이 전 세계에 퍼지고 있습니다. 조그만 국토에 많지 않은 인구를 가진 대한민국의 음악이 세계 대중문화의 흐름을 바꾸기 시작한 겁니다. 음악은 정신세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죠. 가까운 미래에 대한민국의 정신문화를 이끄는 분이 등장할 겁니다. 신께선 이미 대한민국에 그런 분이 계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렇게 되면 한국의 영토도 늘어날 겁니다.”
   심 씨는 자택 2층에 마련된 신당으로 기자를 이끌었다. 탱화 한 점 걸려있지 않은 정갈한 신당은 곳곳에 밴 향내와 더불어 아늑했다. 하루도 닦는 정성을 거르지 않은 듯 방짜유기의 빛깔이 고왔다. 향을 사른 심 씨는 두 손을 모으며 말했다.
   “앞으로 노인들을 위한 병원을 설립하고 싶습니다. 체계적인 무속인 교육기관과 일반인들이 무속에 대한 역사를 공부할 수 있는 무속박물관을 만드는 것도 꿈입니다. 토속신앙이 종교로 뿌리 내리도록 하고 싶고, 백성들이 잘사는 나라를 위해 기도할 겁니다. 국민들도 조금만 더 고생하세요. 결혼하신 분들은 2세를 많이 낳으세요. 기다려보세요. 좋은 세상이 올 겁니다.”
                                                                                     <참고문헌>
   1. 정진영, "김일성 주석 사망·김대중 대통령 당선 예언했던 무속인 심진송…5년만에 다시 화제의 중심에", 헤럴드경제, 2012.1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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