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간에 가득 찬 것이 신

2010.08.14 | 조회 5680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신(神)이라 하면 서양의 유일신 사상의 영향을 받아서, 우주와 인간을 빚어낸 초월적인 창조신(God)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이 천지간에는 형형색색의 수많은 신들(spirits)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렇다면 신은 과연 어떤 존재일까요?

 

상제님은 인류 문명사상 처음으로 신에 대한 근원적이고 종합적인 가르침을 내려 주셨습니다.


천지간에 가득 찬 것이 신神이니 풀잎 하나라도 신이 떠나면 마르고 흙 바른 벽이라도 신이 떠나면 무너지고, 손톱 밑에 가시 하나 드는 것도 신이 들어서 되느니라. 신이 없는 곳이 없고, 신이 하지 않는 일이 없느니라. (4:62:4~6)


참하나님이신 증산 상제님께서는 신을 있는 그대로 모두 인정해 주셨습니다. 천지만물에는 신이 깃들어 존재하며, 인간 만사는 신의 조화로 이루어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상제님은  이 신들을 주재하여 다스리는 천지의 주재자이실 뿐입니다.   


지금도 네 양쪽 어깨에 신명이 없으면 기운 없어서 말도 못 혀. 눈에 동자가 있어야 보이듯이 살아 있어도 신명 없이는 못 댕기고, 신명이 안 가르치면 말도 나오지 않는 것이여. 신명이 있으니 모든 지킴이 있는 것이다. (2:61:3~5)

 

신은 우주 생명계의 중심에 살아 계십니다. 인간은 온 우주에 대광명으로 충만한 신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입니다. 신은 조화요 모든 존재의 근원이며 그 본성이 빛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수많은 영혼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신명계에는 여러 영혼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최고신이 있습니다. 지고신(至高神)이라고 할 수도 있고 최고신(最高神)이라 할 수도 있는 그런 절대자가 존재합니다. 증산도에서는 그 분을 상제(上帝)님이라 부릅니다.  대우주의 중심에는 상제님이 계십니다. 그리고 천지신명이 있고 각 개인의 조상신도 있습니다. 이 모두가 신의 세계를 이룹니다. 증산 상제님은 성자들 신명을 비롯한 천지 안에 있는 모든 신의 존재를 밝혀 주시고 다 인정해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이 우주에서 가장 높은 통치자인 상제님과 내 몸속에 깃들어 있는 영혼은 어떻게 다를까요? 즉 상제님과 보통 신명은 어떻게 다를까요? 이에 대해 증산 상제님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기독교적 관념으로 보면 참으로 놀라운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독교에서는 창조신이 있고, 피조물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렇게 이원론(二元論)적인 게 아닙니다. 근본은 같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다르게 존재합니다. 그 위(位)가 다르고 도격(道格)과 권능이 다를 뿐입니다. 이것을 일원적 다신관(一元的多神觀)이라고 얘기합니다. 근본은 하나이지만, 다신 즉 여러 신으로 존재한다는 겁니다. 증산도의 신관은 다신관입니다. 다신관이면서도 우주의 통치자 하나님을 최고 조화주 하나님으로 섬깁니다. 한마디로 유일신 문화와 다신 문화가 통합되어 있는 일원적다신관입니다.  


이것을 쉽게 이해하려면, 인권 평등, 인간 존엄을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한 나라의 통치자인 대통령이나 백성의 한 사람인 농사꾼이나, 똑같은 사람입니다. 근본적인 인권 자체는 평등하고 또 누구나 존엄합니다. 하지만 엄연히 그 역할과 위상은 다릅니다. 신명계 역시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인간 세상만큼이나 다양하게 분화되어 있는 신명 세계에는 어떤 신명들이 있을까요?

 

신명은 크게 사람으로 살다가 죽은, 사람의 형상을 한 ‘인격신’ 과 천지만물에 내재하는 ‘자연신’ 이 있습니다.

 

인격신으로는 우선 인류 문명을 발전시킨 종교가, 수행자, 철학자, 과학자 들의 영신인 문명신文明神과 도통신道統神이 있습니다. 공자, 석가, 예수, 마테오 리치 신부, 진표 율사, 최수운 대신사 같은 분이 여기에 속합니다.

 

그리고 각 민족이 창세 하나님으로 받들고 있는, ‘각 민족 시원 문화의 창조자’ 인 지방신이 있습니다. 동방 한韓민족을 주재하는 지방신은 삼성조三聖祖(환인 천제, 환웅 천황, 단군왕검)이며, 중국 한漢민족의 주신은 반고이고, 일본 민족의 주신은 천조대신(아마테라스 오미가미)입니다. 유대족이 모시는 창조주 ‘만군萬軍의 야훼’ 도 사실은 중동의 지방신입니다. 유대 민족만의 하나님이란 말입니다.

 

이 외에도 깊은 한을 품고 죽은 자의 신명인 원신寃神, 실패한 혁명가의 신명인 역신逆神, 각 집안의 조상신인 선령신先靈神 등 이 있습니다. 원신 중에서 가해자와 그 후손들에게 앙갚음하기 위해 사람에게 붙어 다니는 신을 특별히 척신隻神이라 합니다.

 

상제님은 천지의 기강을 바로잡는 신병과 신장으로 구성된 천상의 군대[天軍] 조직도 말씀하셨습니다. 특히 24장將과 28장, 그리고 개벽의 실제 상황에서 하늘과 땅과 인간 역사의 모든 불의와 죄악을 뿌리 뽑고 기강을 바로잡는 48장의 역할을 강조하셨습니다. 48장은 천상 옥추문玉樞門을 지키는 신장들입니다.

 

그런데 인격신만이 아니라 자연신의 세계를 알아야 인간의 위치에서 자연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나아가 자연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도 제대로 깨칠 수 있게 됩니다.

 

고구려 벽화를 보면 자연신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동·서·남·북 방위를 주장하는 신,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을 주관하는 신, 해신, 달신, 바람신, 구름신 등 실로 다양합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유목민이나 농경 사회에서는 보편적으로 이러한 자연신에 대한 인식이 있었습니다. 고대 그리스 문화에도 자연신들의 다양한 활약상이 나오지 않습니까?

 

어떤 사람은 자연신을 미개한 신, 저급한 신, 심지어 악마 같은 신으로 취급하는데, 이것은 신의 세계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한 것입니다.

 

여기서 여름철 말대를 살며 천지성공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 두어야 할 신이 있습니다. 상극 질서로 돌아가는 선천에는 신명계에도 상극 기운이 작용하여 남을 해치려고만 하는 신이 존재합니다. 인간의 삶을 흔들고 어지럽혀 죽음으로 떨어뜨리는 사악한 신명인 복마伏魔가 그것입니다. 복마는 항상 엎드려서 기회만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상제님께서 엎드릴 복伏자를 써서 복마라고 하셨습니다. 복마는‘사악하다’하여 사신邪神,‘ 일이 잘 안 되게 해코지를 한다’하여 마신魔神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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