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한국은 형제 나라

지금 여기 삼각연신수경三角緣神獸鏡 같은 것을 보면 참 신비스러워요. 그 기술이 놀라운 거예요. 

저기 보면 사신도四神圖에는 동방東方 청룡靑龍과 서방西方 백호白虎가 있고 그 주변을 아주 섬세하게 삼각형 문양으로 새겨놓은 겁니다. 

일본에서 지금부터 한 1,700년에서 1,500년 정도 전에, 이 문화가 북쪽에서 왔든, 한반도에서 왔든 간에 실제 독자적으로 자리 잡는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일본이나 우리 한국의 관계는 남남인가? 사돈의 팔촌인가? 

일본의 박물관을 가보면 재미난게 있어요. 어떤 박물관은, ‘한반도하고 전혀 관계가 없고 산동성山東省, 중국 남부, 아니면 저 위쪽 장안長安, 함양咸陽에서 일본으로 문화가 왔다’고 합니다. 

어떤 전통적인 중형 박물관이나 작은 박물관을 가보면 ‘한반도에서 도래인渡來人들이 왔다’고 정직하게 지도를 그려서 이야기해 주고 있습니다. 

그럼 과학으로 보면 어떤 내용들이 나오는가? 

유전학적으로, 의학적으로, 해부학적으로 밝혀진 것인데, 조몬 시대 사람들에 비해서 야요이 사람들은 농사를 지어 쌀밥을 먹기 시작해서 키가 3센티가 컸다고 합니다. 사람이 달라진 거예요. 

그 다음에 도래인들이 조몬 시대에는 구주를 중심으로 말할 때 한 7만 6천 명이었는데, 야요이 시대에 가면 인구가 약 540만 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합니다. 

크게 보면 야요이부터 나라 시대까지 백만 명이 천 년 동안 계속 들어온 것입니다.

고분시대에 무덤에 묻힌 사람들 치아와 골격을 조사해 보니까 그 특성이 현대 일본인보다 현대 한국인에게 가깝다는 것입니다. 

현대 일본인의 유전자를 조사해 보면 조몬계가 30%, 도래계가 70%로 나옵니다. 그리고『 속일본기續日本記』에 어떤 내용이 나오는가? 

기내畿內 지역의 오사카, 교토에는 백제인이 80~90%라는 겁니다. 

결론은 한국과 일본은 남남이 아니고 이웃사촌도 아니고 같은 형제예요. 한국과 일본은 형제 나라입니다. 일본이 우리와 같은 형제라고 의학적으로 지구촌 동서의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습니다. 

일본 역사 문화의 핵심 코드

일본 역사문화의 핵심 코드는 무엇인가? 

여기에는 소위 기기사관記紀史觀의『 고사기 古事記』와『 일본서기 日本書紀』라는 두 책이 있어요. 백제가 망한 직후 712년과 720년에 이 두 권 책이 나왔습니다. 

이 책을 쓴 사람은 안만려安萬侶라는 백제 왕족 출신인데『고사기』 첫 페이지를 읽어보면 저자의 학문이 아주 뛰어나고 도학道學을 통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본 창세 신화: 조화삼신과 신세神世 7대

두 책에서 말하는 일본 역사 문화 창세기를 한번 보겠습니다. 

일본의 2대 사서『 고사기』와『 일본서기』에 따르면 일본 역사는 조화삼신造化三神과 신세神世 7대로 시작됩니다. 

조화삼신과 신세 7대는 6천 년 전 동북아에서 태동한 시원 종교인 신교神敎의 삼신三神과 칠성七星 사상에서 기원합니다. 

일본의 건국 신화에 이 인류 원형 문화의 핵심이 그대로 녹아 있음을 보여줍니다. 

조화삼신은 천상계를 주재하는 신 ‘천어중주존天御中主尊(아메노 미나카누시노 카미)’과 만물의 생성과 변화를 관장하는 두 신인 ‘고황산령존高皇産靈尊(다카미 무스비노 카미)’과 ‘신황산령존神皇産靈尊(카무 무스비노 카미)’입니다. 

신세 7대 중 처음 3대는 홀로 존재하는 신입니다. 하지만 4대에서 7대까지는 음양 짝으로 존재하는 부부신夫婦神이죠. 

마지막 7대에 태어난 이자나기伊邪那 岐와 이자나미伊邪那美가 일본이란 땅을 만든 실질적인 주인공입니다. 

이자나기가 하늘의 구름다리 위에 서서 창으로 바다를 휘젓자 그 창날 끝에서 떨어진 바닷물이 응고되어 하나의 섬이 되었다고 합니다. 

두 신이 그 섬에 내려와 살면서 부부가 되어 국토를 낳고자 하였는데, 섬을 중심으로 남편 이자나기는 왼쪽으로 돌고, 아내 이자나미는 오른쪽으로 돌아 일본의 섬들과 많은 신을 낳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불의 신을 출산한 뒤에 이자나미는 화상으로 죽고 말았어요. 아내를 잃고 방황하던 이자나기가 참회하는 과정에서 많은 신이 태어났는데, 마지막에 세 명의 자녀가 태어났습니다. 

이자나기의 왼쪽 눈에서 천상을 지배하는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가 나오고, 오른쪽 눈에서 밤의 세계를 지배하는 쓰쿠요미月讀明가 나오고, 그리고 코에서 바다를 지배하는 스사노오 노미코토素戔鳴尊가 태어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마테라스 오미카미와 그녀의 남동생 스사노오가 싸운 끝에 스사노오는 천상에서 추방당해 오늘날 시마네 현島根縣 이즈모出雲 지역에 내려왔어요. 

스사노오의 아들이 나라를 세웠지만, 아마테라스가 그 나라를 빼앗아 그녀의 손자 니니기 노미코토瓊瓊杵尊에게 다스리게 했습니다. 

니니기를 지상으로 내려 보내면서 아마테라스는 ‘너와 네 자손들이 만세토록 다스릴 땅’이라고 축복합니다.

이 니니기의 자손에게서 만세일계萬世一系를 주장하는 일본 천황가의 1대 진무천황神武天皇이 태어났습니다. 

천손의 후손인 진무천황은 동쪽 땅 정벌의 큰 꿈을 안고 지금의 나라현奈良縣 가시하라橿原 지역으로 향했어요. 하지만 기슈紀州 쿠마노熊野에 상륙한 이후 험한 산 속에서 길을 잃고 맙니다. 

그때 진무천황이 천조대신에게 기도를 드리자 하늘에서 세 발 달린 신성한 새 야타가라스八咫鳥가 날아와 길을 인도하여 지금의 나라현 가시하라 일대인 야마토大和 왜倭 지역으로 향했습니다. 

이렇듯 일본 창세 역사의 서두를 장식하는 조화삼신과 신세 7대를 비롯하여 진무천황의 왕조 개척사에 이르기까지 일본 역사는 인류 원형 문화의 핵심 코드인 삼신과 칠성에 그 근원을 두고 있는 것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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