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좁은 문에서

초립쓴30대 | 2009.10.20 17:18 | 조회 975

믿음이란 내가 고수할 사명 같은 것
저는 독실한 카톨릭 집안에서 태어날 때부터 이미 종교를 선택받고 자랐습니다. 부모님은 성당에서 하느님 앞에 굳은 서약으로써 맺어지셨고, 저는 기억조차 못할 어린 시절에 유아세례를 받아 천주교인으로서 믿음을 공유한 가정에서 자랐으므로 성경의 가르침은 제 세상의 전부였습니다.

제가 속한 종교는 그저 주말이 되면 가서 죄를 씻고 평안을 찾으며 제가 믿음을 줄 절대적인 곳이자 유일한 곳이었습니다. 이같은 일이 저에게는 반복되는 일상 같은 것이었고 종교란 공기처럼 늘 친숙한 존재였기에, 부정해서도 의심해서도 안 되며 그럴 수도 없는 성스러운 영역이었습니다. 때론 어떤 의미가 와 닿지 않는 귀찮은 장소였지만, 저는 꼭 그 믿음을 고수해야 한다는 정체 모를 사명의식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이것은 지금껏 저를 지탱해 준 힘이자 신념이었고 고통의 나날을 지탱해준 유일한 끈이기도 했습니다.


남들이 신화로 부정하는 한민족사가 나의 가슴을 울려
그런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기존 틀 밖의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을 무렵, 그러니까 4~5년 전 오빠가 인터넷에서 자료를 보고 여러 가지 미스터리한 이야기와 앞으로 올 병겁 소식과 태을주라는 주문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때는 신기하고 재밌는 이야기라는 생각은 했지만 증산도에 대한 뚜렷한 인식조차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많은 사람들이 신화로만 치부하고 부정하는 한민족사에 대해 답답한 마음이 들어 실증적인 자료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우연히 동서양 철학과 증산도 사상 및 수행문화를 소개하는 여러 사이트를 알게 되었어요. 의외로 증산도 사상이 평소의 제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서 깊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그래서 박신욱 성도님 사이트에서 진리를 공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지요.

저는 어려서부터 인간은 왜 자신을 중심으로 세상을 볼 수밖에 없는지, 나라는 존재는 어떠한 이치로 느끼고 행동하는지에 대해서 궁금증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자라면서는 인간은 무엇을 위하여 다른 동물과는 다르게 태어난 것인지, 이 세상에서 인정하는 가치 있는 것들을 쟁취하기 위해서 저를 비롯한 인간들이 왜 욕심이나 미움과 같은 악한 감정을 갖게 되는 것인지, 우리는 모두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가는 인간인데 삶은 우리에게 무엇을 얻어가게 하고자 함인지 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것이 선이고 악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인간이 무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품고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러나 인간의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나 신의 존재에 대한 문제는 기존의 시각에서 본다면 절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였을 뿐입니다. 가령 이 세상 누구에게나 일정한 환경과 조건이 공평하게 작용한다면 인간의 삶은 왜 윤회해야 하는지, 만일 신이 존재한다면 천상의 영역도 기존의 관념보다는 더욱 세분화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등을 생각하게 되었는데, 이 모든 것은 과학적으로나 종교적으로는 절대적으로 서로 배치되는 의문이었습니다.


진리의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하지만 증산도의 사상은 저의 느낌과 일치하는 점이 많았고 기존의 종교적 통념으로는 절대로 밝히지 못할 이야기들을 속 시원하게 해결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증산도에서 배워야 할 것들은 무궁무진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산도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기까지 망설여지고 두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본래 성격이 내성적이고 붙임성이 없어 새로운 환경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는데다 증산도는 대다수의 통념과 괴리감이 있었기에 두려움은 더해졌습니다.
지금까지의 제 삶을 버리고 다른 곳에 소속되기를 선택하는 것, 세계관을 송두리채 바꾸는 것, 믿고 의지했던 존재를 부정하거나 타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 무엇보다 가족과의 공감대를 잃는 것, 이 가운데 어느 한 가지라도 쉬운 일이 없었습니다.

저의 믿음과 행동이 다른 사람도 아닌 부모님을 슬프게 하고 힘들게 할 것이라는, 뻔히 눈앞에 다가올 현실적 문제에 대한 괴로움도 있었고 제 스스로의 진리적인 갈등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는 누군가에 의해 진리의 길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면 그 사람을 죄 짓게 하는 것이며 진리를 찾는 일이 다른 사람에 의해서 망설여지거나 다른 사람의 영역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최소한 도덕에 위배되지 않고 진실이라고 생각되어지는 경우에는 더욱 더.


믿음을 향한 불굴의 용기는 아름답다
게다가 저는 모든 종교에서 믿는 신이 우주의 최고 정점에 서 계시는 분이라면 그 존재는 동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수께서도 절대자이신 아버지의 말씀을 전하러 온 것이지 자신을 내세우러 온 것이 아니었으므로 그 아버지를 제대로 따르는 것이 곧 예수님이 원하시는 일이 아닌지. 중요한 것은 어느 곳에서 절대자의 말씀을 올바로 말하고 있으며 올바로 실천하고 있는가 였습니다.

역사는 지나간 일을 교훈삼아 바른 길을 볼 수 있게 하는 데에 의미가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기존 종교는 수많은 세월을 지나오면서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돼 그 근본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았음을 사람들은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오직 진실이라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손가락질 받던 예수와 때 아닌 홍수를 대비하던 노아, 지구가 둥글고 태양을 중심으로 돈다는 지동설을 주장하던 갈릴레오를 그 당시 사람들이 미친 자로 치부했던 사실은, 언제나 절대 다수의 생각이 진실을 말하는 것이 아님을 말해주지 않나요?

사람들이 부정하든 부정하지 않든 예수가 말씀하신 하느님은 이 땅에 강세하셨고 노아가 말한 홍수가 났으며 지구는 둥글고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는 것입니다. 저는 과거 여러 종교의 순교자들이 사회적 통념과 억압에 반하여 그들이 지키려 했던 믿음에 대해서, 몸을 아끼지 않는 용기과 정신은 그들이 지키려 했던 믿음의 진실 여부를 떠나서 정말 위대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지금 제가 내딛으려 하는 길이 진실이 아니라 해도 저는 그대로 머물러 있는 사람보다는 적어도 진리를 찾아서 움직이는 작은 용기라도 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월간개벽(www.greatopen.net) 2007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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