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할 수 없는 인간의 불완전성

초립쓴30대 | 2009.10.22 09:49 | 조회 1336

문성숙 / 서울 신촌도장
 
 
 신은 죽었다
 
 ‘신은 죽었다.’
 생의 철학의 기수(旗手)이며, 키에르케고르와 함께 실존주의의 선구자로 지칭되는 니체가 한 이 말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하다. 인간의 삶이 왜곡되어버린 선천 종교적 해석에 의해서 이용당하고 억압당함을 보고 인간의 자유의지를 주장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가 철학자인 동시에 예지자였던 것일까? 이 말 그대로 사람들의 마음에서 신이 **버린 어느 날부터, 종교는 지상에서 세속화로 치닫고, 생명의 고향을 잃어버린 인간의 영혼은 물질문명의 바다에 빠져 방황하고 있지 않은가.
 
 
 용서할 수 없는 인간의 불완전성
 
 나 역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세속 사람 중의 하나였다는 사실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자라날 때부터, 자연의 흙내음보다 버스 뒤에서 방출되는 매연을 아무렇지 않게 마시며,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덕목을 힘써 기르기보다는 입신양명의 가치를 우선하는 환경에 자연스럽게 적응해갔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나는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의 가치와 세상이 보여주는 현실과 많은 갈등을 겪으며 싸워야 했다.
 
 그 **점은 모든 사람이 그렇듯 초등학교라는 작은 사회를 경험하면서였던 것같다. 어린 나이였지만 나름대로 가지고 있었던 친구간의 의리나 우정 그리고 예의 등은, 현실적 가치를 우선시 하는 어른들과 그 어른들로부터 현실적 가치에 의해 혜택을 받는 친구에 대한 실망으로 많은 부분이 깨어졌고, 슬픔과 분노에 잠기게 되었다.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저런 생각으로 남에게 상처줄 수 있을까? 어른들은 저런 비상식적인 죄악을 저지르고도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는 것일까? 왜 난 남에게 상처를 입히고, 이런 죄악들을 저지르고나서 또 후회하는 것일까?
 
 이런 생각들로 사람에 대한 분노는 커져만 갔고, 인간은 나약하며 불완전한 동물이라는 극단적인 결론에 이르렀다. 나 자신을 비추어보았을 때도 그들과 똑같은 모순점이 발견되기에 어느 순간에는 불완전한 인간인 나 자신조차도 용서되지 않기에 이르렀다.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과연 이러한 사악한 세상에 이 세상을 구원할 신이란 정녕 없단 말인가? 이런 생각들이 무르익어갈 무렵, 나는 『충격대예언』이란 책을 접하게 되었다.
 
 지구가 멸망한다는 얘기에 적잖은 공포가 있었지만 오히려 와야 할 것이 온다는 담담한 생각이었다. 그리고 휴거라는 중차대한 사건이 일어난다고 주장하는 기독교에서 구원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기독교신앙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여전히 의문투성이일 뿐이었다. 교리는 마음이 와 닿지 않고 억지 신앙으로 겉돌고 있을 뿐이었다. 가장 불만이었던 것은 모든 현상을 단순히 악과 선, 두 대결구도로 설명하는 점, 그리고 인간의 잠재력과 우주의 근본적인 이치는 뒷전에 두고 맹목적인 신앙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결국 고등학교 2학년때 기독교 신앙을 그만두었고, 나는 그런 근원적인 생각들은 뒤로 접어두고 바쁜 일상생활로 젖어들어갔다.
 
 
 과학과 진리 사이에서
 
 보이는 현상들을 논리정연한 전개로 밝혀나가는 과학의 이론에 도취되어 나는 화학을 전공하게 되었고, 한참 즐거운 대학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엔 여전히 인간과 이 환경들에 대한 의문점과 실망을 넘어선 체념이 남아있었고, 어딘가에 이 모든 모순을 극복할 진리가 있으리라는 알 수 없는 믿음이 생겨나고 있었다. 
 
 그러던 중 1994년 여름, 서울 강남역 근처에서 대순진리회 사람을 만났다. 예전부터 도(道)라는 단어에 동경을 느꼈었는데, 그런 도를 구하는 단체가 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흥미가 있었다. 그런데 그들은 지지부진한 느낌의 이론들만 들춰내며 무조건 무식도통이란 말로 논리적인 얘기 전개를 원천봉쇄하기만 했다.
 
 1996년경, 알 수 없는 괴로움과 지침으로 전전하던 때, 학교 도서관에서 『대순진리회의 정체』라는 도서를 우연히 발견하였다. 그래서 nownuri site의 ‘증산도를 아십니까?’란 제목의 채팅방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증산도 도장을 찾아가 태을주 수행을 하게 되었다. 태을주를 읽는 도중 강한 기운이 백회를 뚫고 들어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대순진리회에서 수행하는 동안에는 느낄 수 없었던 느낌이었다.
 
 순간 아! 이곳이 진짜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당장 대순진리회를 나와야겠다고 결심했다. 증산도에서 말하는 ‘우주의 가을이 오고 있다’는 이 한 마디에 내가 지금까지 가져왔던 모든 의문이 풀리는 듯했다.
 
 인간은 왜 이다지도 불완전하고 미약하고 어리석은 존재인가 하는 의문에, 우주조차도 완성을 향해 나가고 있는 단계였기 때문이구나 라는 사실이 쉽게 납득되었다. 선과 악이라는 이원론적 사고관을 다루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한층 진리에 가깝게 다가간 느낌이었다. 또한 종말이 아닌, 우주의 개벽이라는 개념도 신선한 동시에 당연히 그럴 거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사람을 살리는 의사의 길에서
 
 그러나 대순진리회에서 도에 대해 실망하고 녹초가 되었기 때문이었을까? 나 스스로 원해서가 아니라 누군가의 강요로 도를 바꿔치기하기에는 나는 아직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나보다. 나에게 다른 고비가 다가왔다.
 
 대학교 4년을 다니면서 정립되었던 생각은 사람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였다. 인간이 나약하고 보잘 것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럴 수밖에 없던 당위성을 증산도를 통해 알게 되었다. 게다가 교육을 받으며 여러 문화를 접하고 과학의 업적을 보니 인간의 또 다른 경이롭고 놀라운 면에 주목하게 되었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뭔가 이 세상에서 보람있고, 가치있는 일을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에 의학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의대에 진학하여 눈코 뜰 새 없는 바쁜 나날들을 보냈다. 의사로서의 사명감,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비전으로 꿈에 부풀어 열심히 학업에 임하였다. 그러나 내가 의학에 가졌던 기대감은 2000년에 일어난 의약분업이라는 사건을 통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취약하고 왜곡되어버린 의료환경, 의사를 불신하는 사회분위기가 나를 괴롭혔고, 실습을 돌면서 죽어가는 환자들을 보니 의사로서의 한계와 무기력감이 밀려왔다.
 
 
 본능적인 위기의식에 도장을 방문하다
 
 국가시험을 치르고 대학병원에서 인턴을 하면서 산부인과 수련의의 길을 택하게 되었다. 이 과정 또한 여러 우여곡절과 사연이 있었으나 어쨌든 의학계에 실망하고 쫓기듯이 선택한 과였기에, 산부인과 수련의로서의 첫출발도 순조롭지 않았다.
 
 현실에 안주하고자 하면 그럴 수도 있었지만 나의 머리에서는 ‘내가 현실에서의 안위와 부귀영화를 위해 태어났던가? 나의 인생이란 것이 그렇게 단순한 가치밖에는 안되는 것인가? 내가 왜 이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사명의식을 느껴야 한다!’라는 생각이 계속 되뇌어졌다. 그리고 증산도에 가서 수련해야겠다고 맘먹게 되었다.
 
 9월경에 오산에 있는 노인전문병원의 진료과장으로 취직이 되자. 어느 정도 시간적 여유가 생긴 나는 앞으로의 인생계획과 여러 시사문제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세상일들을 보면 뭔가 심상치 않다는 기운을 몇년 전부터 느껴왔지만, 시사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하자 세상 돌아가는 게 심상치 않다는 걸 실감했다.
 
 특히 갑신년 10월달 중순 들어서는, 특별한 이유없이 불안하고 큰 일이 터질 것 같은 예감을 떨칠 수가 없었다. 본능적으로 증산도 도장을 방문하였다. 당시 수석포감님은 ‘개벽책을 독파하고 오라’고 했다. 이틀 동안 책을 읽었는데, 이때 책을 읽다가 새벽에 불을 끄고 자려고 하면 불이 꺼지지 않는 등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입문하고 나서 그 이틀 후가 바로 포교 50년공부종필을 선언하던 날이었다.
 
 
 이제는 나의 개인적인 비전은 뒤로 하고 상제님 신앙을 일심으로 하고자 한다. 증산도 일꾼으로서의 나, 이것이 바로 나의 천명이었다는 확신이 든다. 바로 이 도를 찾기 위해 내가 그렇게 방황하였구나 하는 생각! 내가 생각한 것보다 내 삶이 훨씬 값진 삶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나를 기쁘게 한다.
 
 ‘인사는 기회가 있고 천리는 도수가 있다’ 는 상제님 말씀처럼 선천 5만년 동안 이 순간을 위해 살아왔을 터인데 내가 어찌 잠시 동안의 한눈파는 것으로 이 기회를 놓칠 수 있겠는가? 보잘 것 없는 인생을 천하사의 일꾼, 천지의 대역자로 쓰시기 위해 부르신 것이라면, 일심으로 좇아서 후회를 남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상제님께서 죄 많은 억조창생을 사랑으로 바라보셨던 그 맘으로 나의 형제자매를 사랑하도록 노력하고, 한 생명이라도 힘써 살려보고자 노력함이 사람의 당연한 도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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