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이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는 날...”

2015.11.12 | 조회 2355


“금강산이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는 날...”

<이모저모> 금강산 남북종교인모임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와 조선종교인협의회(KCR)는 9,10 금강산에서 각 종단 수장들을 포함 200여 남북 종교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위한 남북종교인들의 모임’을 가졌다.

9일 오전 본대회에 이어 오후 금강산 등반, 환영 만찬, 10일 오전 종단별 모임과 환송 오찬, 그리고 삼일포 산책의 일정을 소화했다. 남측 7대 종단과 북측 4대 종단 종교지도자들의 금강산 모임 이모저모를 따라가 보자.



O 인터뷰 사양한 북 강지영, 강명철 위원장


  
▲ 강지영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장은 여러 모임과 회의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지난 9,10일 금강산에서 진행된 남북종교인모임에서 기자들의 첫 번째 인터뷰 대상은 단연 강지영 신임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장. 대남사업을 담당하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국장으로 남북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으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남측 7대종단 수장들과 북측 4대종단 수장이 수인사를 나눈 9일 오전 금강산호텔 2층 9호실에서 강 회장은 오랜만에 만난 기자와 각별히 악수를 청하며 친근감을 표했지만 마지막까지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다만 금강산 산행 과정에서 지난 10월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장을 맡게 됐고, 이제 조평통 일은 보지 않는다고 확인해줬다. 전임 장재언 회장이 강 신임 회장을 지목, 천거했다는 전언도 들려왔다.


강지영 회장은 남북종교인모임에서 첫 축하연설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남측 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인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과 나란히 남북종교인모임을 시종일관 이끌었다. 금강산 산행에서도 강 회장은 자승 스님과 나란히 산을 오르며 대화를 나눴다.


뿐만아니라 종단별 모임에서는 조선카톨릭교협회 회장으로서 한국천주교 대표단과 협의했고,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장 자격으로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대표단과도 마주앉았다.


  
▲ 강명철 조그련 위원장(왼쪽)이 남측 파트너인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와 만찬장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부친 강영섭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소천한 뒤 2013년 부친의 직위를 승계한 강명철(55) 위원장은 북측 종단 수장 중에서 가장 젊다.


고 강영섭 위원장의 부친 강양욱 목사는 고 김일성 주석의 외척으로 조그련의 전신인 북조선기독교도연맹의 설립을 주도하고 37년간 조그련 위원장을 맡았으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서기장을 겸직했다. 강양욱-강영섭-강명철 3대로 이어지는 기독교 지도자 집안인 셈이다.


강명철 위원장은 10일 오찬 답례연회 발언자로 나서 힘있는 톤으로 연설했고, 산행 과정에서도 기자에게 자신의 소회를 밝히는 등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답게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강명철 위원장 역시 공식적인 인터뷰는 극구 사양했다.



O 유명사찰 주지스님들, 신계사서 합장

  
▲ 금강산 남북종교인모임에는 유명사찰 주지 스님들이 대거 참가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번 남북종교인모임에는 어느 때보다 조계종 유명사찰의 주지스님들이 많이 참가했다. 신흥사 우송 스님, 월정사 정념 스님, 수덕사 정묵 스님, 마곡사 원경 스님, 고운사 호성 스님, 은해사 돈관 스님, 송광사 무상 스님, 불국사 조우 스님, 도선사 도서 스님 등이 그들이다.


승복을 갖춰 입은 스님들이 무리지어 움직이면 금방 눈에 띄고, 종교인 모임이라는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금강산 산행길에 들른 신계사에서 남북의 스님들은 대웅전에서 함께 참배했으며, 남북 종단의 수장들은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타종의식을 갖기도 했다.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은 가급적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이 직접 남북 공동행사에 참가하도록 권유했고, 이를 통해 불교계의 통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념 스님은 “금강산은 과거 큰 스님들이 한번쯤은 다 수도하셨던 곳”이라며 “신계사를 복원했지만 실제로 남측 스님이 상주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하고 “남북이 다같이 존경하는 서산대사의 춘계, 추계 제향을 남쪽 해남 대흥사와 북쪽 묘향산 보현사 수충사를 오가며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O 100주년 맞은 원불교와 금강산 인연

  
▲ 원불교 대표단이 북측 조불련 대표단과 종단별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을 비롯한 원불교 대표단은 북측 파트너가 없어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과 종단별 모임을 가져야 했다.


불교와 마찬가지로 원불교 역시 금강산과는 각별한 인연이 있다. 원불교 교조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는 1930년 여름 8박 9일 동안 금강산을 유람한 바 있고, “금강산이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는 날 조선은 새로운 조선이 되리라”(金剛現世界 朝鮮更朝鮮)라는 글을 남겼다.


내년이면 개교 100주년을 맞는 원불교는 내년 5월 1일 상암경기장에서 열리는 100주년 기념식에 북측 조불련 등 종단 대표들을 초청할 예정이며, 북측 종단 대표단은 4월 29~30일 ACRP(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 집행위원회에도 참석토록 한다는 구상이다.


남궁성 교정원장은 또한 “내년에 상당히 규모있는 통일기원모임을 해서 100주년 분위기를 살릴 필요가 있다”며 “우리 교조께서 매우 중요하게 말씀하신 금강산에서 내년 2월 개최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김대선 원불교 평양교구장은 “7,8년전 조불련 회관에 평양교당을 봉불하기도 했지만,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돼 제가 평양교구장 임명 3년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평양을 못 가봤다”고 말하고 소태산 대종사가 금강산을 찾을 당시 묵었던 금강산여관을 개건할 구상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O 한양원 민종협 회장과 안경전 증산도 종도사 


  
▲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오른쪽 세 번째)과 김재완 사무총장(오른쪽 두 번째)이 나란히 종단별 모임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금강산에 모인 종교인들 중 최고령자는 93세의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갱정유도회 출신의 한 회장은 항상 갓쓰고 한복을 입은 전통복장 차림으로 뭇시선을 한눈에 받는다.


한 회장은 내년이면 창립 30주년을 맞는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을 처음부터 맡았고, 한 회장의 그림자 같은 역할을 해온 천도교 출신의 김재완 사무총장 역시 30년간 사무총장을 맡아왔다.


한양원 회장은 1923년 생이지만 북측 파트너인 류미영 조선천도교 중앙위원회 위원장은 한 살 위여서 구순이 넘었지만 깎듯이 ‘누님’으로 부르고 있다고. 한 회장은 이번 대회에 참가했지만 류미영 위원장은 금강산까지의 행보는 무리여서 윤정호 부위원장이 대신했다.


  

▲ 남북 공동행사에 처음 참가한 안경전 증산도 종도사(왼쪽)가 강지영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남북 공동행사에는 처음 등장한 안경전 증산도 종도사는 출발 소감을 묻자 “우리 증산도에서도 금강산 기운이 통일국운의 결정적 손길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며 “20세기 가장 참혹한 전쟁을 치렀기 때문에 깊은 상처를 치유하려면 양측의 지속적이고 총체적인, 좀더 진실한 만남이 전 국민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행사를 마친 뒤에는 “이번에 처음 남북 종교 지도자 모임에 참여했는데, 소감은 현장에서 어떤 분야 교류가 됐든 참여자들의 뜨거운 심정, 순수한 동포애, 진심어린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새로운 인류 문명사를 여는 남북통일은 우리의 잃어버린 남북의 역사, 문화정신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대한 첫걸음, 대전제다”고 강조했다.


증산교는 2년전 한국민족종교협의회에 가입해 이번에 처음으로 남북 공동행사에 참여했으며, 안경전 종도사는 2012년 『환단고기 역주본』을 펴내 환국-배달국-조선으로 이어지는 민족 고대사 복원에 주력하고 있다.


http://bit.ly/1OFT9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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