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고대 한국문명의 이상

2016.03.25 | 조회 2296
(특별기획) 고대 한국문명의 이상

안경전 종도사 '환단고기桓檀古記' 이야기(10-2)

(아시아뉴스통신=이승주기자)
2016년 01월 27일

9천년 한민족사의 위대한 증언 (마지막회)

온 인류가 가장 큰 인간이란 뜻의 태일太一이 되기를 지향하는 삶, 그것이 한국 고대문명이 보여주는 이상주의다.

광명한 삶을 살아가는 천지의 아들·딸, 그가 바로 태일이며 다른 말로 대한大韓이고 나아가 홍익인간弘益人間이다. 고대 한국문명에서 제시된 이상적 인간형인 홍익인간은 ‘천지의 웅대한 뜻인 이상세계를 실현하는 사람’이다. 오늘 이 태일이 되기를 꿈꾸고 천지의 꿈을 이루어 나가려는 이들이 바로 참동학의 일꾼들이다.  

인류 정신사에서 볼 때 사실 근대사는 동방, 한반도에서 열렸다. 19세기 후반 조선에서 일어난 동학東學운동 나아가 동학이 못다 이룬 사명을 완성해가는 참동학 운동 그것이다. 동학은 환국, 배달, 조선, 삼성조의 황금시절 문화를 이은 동북아 광명사상의 전통에 맥이 닿아 있다.

환국에서 오늘의 대한민국까지, 한민족의 9천년 역사는 한국 고대문명의 두 가지 핵심단어라 할 신교문화와 광명사상으로 일관된 것이다.

신교사관, 대한사관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인간이야말로 천지광명을 체험하고 천지의 뜻과 목적인 이상세계를 성취하는 역사의 주체로 본다)는 점이다. 대한사관은 역사 해석을 넘어 인간에게 주어진 소명이 무엇인지까지 밝혀주는 시각이요 인식의 새로운 틀이다.

인류가 이룩한 문명에는 반드시 우주관•신관•인간관•인생관 등 그 문명을 만든 주인공들의 정신문화가 있다. 그것들을 종합해서 시대를 바라보고 역사를 바라볼 때 비로소 우리는 역사를 바르게 인식하고 제대로 해석할 수 있다.

태곳적 황금시절인 환국의 전통에서 실로 소중했던 지혜들―우주관, 인간론, 신관, 인류문화의 구성원리, 우주수학의 체계, 우주수학을 담은 천부경 81자의 참뜻 같은 것을 먼저 깨달아야 한다. 그래야 고대 환국의 역사 자체는 물론 나아가 환국과 서양 수메르 문명의 관계, 동서문명의 총체적인 참모습을 알 수 있게 된다.

◆ 유교가 환국桓國에서 유래됐다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환국은 인류 최초의 국가이자 시원문명으로 한마디로 황금시절이었다. 그 시절 고대 문화권에서 이상적인 인간상은 광명한 인간이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 우주의 대大광명을 직접 체험하며 사는 것을 지향했고 이를 삶의 가치 가운데 가장 중시했다. 이처럼 사람들을 다스리며 광명한 삶으로 이끌어가는 지도자를 ‘인仁’이라고 했다. 

그래서 당시 통치자도 환인桓仁이라 했던 것이다. 나중에 환국문명에서 갈려나간 수메르 문명에서도 최고 지도자를 ‘인’이라고 했다. 

유교는 그보다 훨씬 뒤에 공자가 창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자는 본래 중국 은나라의 제후국인 송나라의 왕 미자의 후손이다. 혈통을 따져 올라보면 그는 정통 동이족이다. 그런데 이미 동서양에 두루 잘 알려진 것처럼 공자의 으뜸 가르침이 무엇입니까. 바로 인仁 사상이다. 이것이 유교의 핵심이다. 바로 이 인 사상이 동방의 환국-배달-조선에서 나온 것이다. 

공자는 자신의 생각과 학설에 대해 스스로 ‘술이부작述而不作’(논어論語, 술이述而)이라 했다. 그 모든 것을 자신이 새로 지은 게 아니라 “옛 것(일찍이 배달과 고대조선 동이족이 갖고 있던 예악문화)을 좋아해서 그 문화의 정수를 정리한 것”이라는 이야기다. 공자 자신의 이 말에서 우리는 유교가 어디에서 나왔는지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 고대 한국문명이 유•불•선을 넘어 수메르 기독교에까지 영향을 주었다고 말하는 근거나 이유는 무엇입니까

인류 최초 문명인 환국 사람들은 천신天神을 섬겼다. 천신은 하늘의 하나님이란 뜻이고 동방에서는 전통적으로 상제라 불렀다. 천신, 상제의 뜻과 가르침이 정치, 교육, 문화 등 당시 모든 이들의 삶의 이념이고 규범이었다. 그러한 뜻과 가르침은 상제가 계시啓示해준 '천부경'에 집약돼 있다. 

81자로 이뤄진 천부경은 인류 문명사 최초의 경전이다. 인류의 문화와 사상과 영성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다준, 그야말로 인류 역사상 첫 번째 문화혁명을 낳게 한 기폭제였다. 천부경은 1에서 9에 이르는 수數를 기반으로 우주의 구성과 변화원리, 하늘땅과 인간의 관계, 사람이 살아가는 목적 등을 밝혀주고 있다. 

나아가 천부경은 동양의 사상적 원천이라 할 하도河圖와 낙서洛書의 모태가 된다고도 할 수 있다. 동서문명이 모두 천부경을 통해 계시된 ‘우주의 수의 법칙’으로 구성됐다. 

동서를 막론하고 문명도 종교도, 특히 저 기독교의 원천이라 할 수메르 문명 역시 천부경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 기독교와 유대교와 이슬람 문명의 근원이라 하는 수메르 문명은 일찍이 환국 사람들이 천산을 넘어가 개척했는데 여기서 환국문명이 바로 천부경에 바탕해 이뤄진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미국의 정치학자이며 현 오마바 대통령의 주요 자문역인 이홍범 박사의 저서 '아시아 이상주의'에서도 상세히 다루고 있다. 

낙서.(사진제공=증산도)

◆ 동서문명이 천부경 혹은 환국 등에서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는 어떤 것들입니까

천부경이 드러내는 우주 수학의 비밀에서 3과 7은 인간의 혼(soul)과 신(spirit)을 구성하는 천지의 생명원리로 파악된다. 당장 수메르 문명에 이 두 가지 숫자를 중시한 여러 흔적들이 나타난다. 수메르 문명의 대표적인 유적 가운데 하나로 피라미드 문화의 원형으로 꼽히는 지구라트가 있다. 이는 이미 9천년 전부터 사람들이 하늘에, 하나님에게 제사를 지낸 천제天祭문화의 유산이다. 

그 제단 구조를 자세히 보면 먼저 제단이 일곱 계단으로 돼 있다. 또한 일곱 주신主神들에게 제를 지냈다는 것을 알게 한다. 저 유명한 바빌론 궁전의 천상天上정원도 일곱 단段으로 돼 있다. 이러한 수메르 문명의 일곱 주신 사상은 동방의 전통적인 칠성七星사상과 호응한다. 워싱턴의 스미소니언 인디언 박물관에 가보면 한 원주민 추장의 옷이 전시됐는데 그 날개 깃털이 77개다. 이것이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요. 우주 수학의 눈을 통해서 그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기독교의 3위 일체와 그 근원이 되는 아브라함-이삭-야곱의 3대代 문화, 아브라함의 본처 사라가 삼신三神을 만나고 아기를 낳아서 이스라엘 문명이 시작됐다는 구약의 기록 등에서 우리는 3수 문화를 확인할 수 있다. 나아가 야곱이 열두 명 아들을 두었고 이들이 12지파를 구성한 것은 그보다 훨씬 앞섰던 환단고기에서 전해주는 환국의 12개 문명국을 연상하게 한다. 

그런 사례를 들자면 끝이 없다. 한마디로 동서의 종교문명, 인류의 4대 문명 등은 그 구성원리가 환국 때 경전인 천부경, 그 천부경이 보여주는 우주 수학에서 왔다. 당연히 천부경을 모르면 어떤 종교든 문명이든 그 뿌리와 성격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 고대 한국문명이 인류문화에 “이상주의에 대한 영감을 주었다”고 할 때 여기서 말하는 이상理想이란 어떤 것입니까

환국시대부터 내려온 천부경의 천부天父사상과 신교神敎의 광명문화에는 우주의 틀을 보게 하는 우주사상과 함께 인간과 종교의 근본 가르침이 들어있다. 특히 깨달음의 진리를 전하는 천부경에는 가장 이상적인 인간의 모습을 전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가장 큰 인간이란 뜻의 태일太一사상이다. 

신이 현상계에 자기 모습을 나타낼 때는 삼신三神으로 드러나는데 실제로 그 삼신의 역할을 하는 것이 하늘, 땅, 인간이다. 이 셋이야말로 살아 있는 삼신인 것이다. 이렇게 실체화된 삼신은 서로 떨어져 있는 존재가 아니라 일체一體 관계에 있는데 이를 천부경에서는 천일天一 지일地一 인일人一이라고 한다. 이 중에서 사람을 가리키는 인일은 천지를 아버지와 어머니로 모신 인간에 대한 고대문명의 뛰어난 해석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태일의 참뜻이 나온다. 본래 천지부모는 당신의 궁극의 이상세계를 실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순환하는데, 바로 그 천지의 이상을 실현하는 사람이 태일이다. 천지부모와 하나 되어 미래 이상문명세계를 건설할 수 있는 참된 자녀인 것이다. 

태일이야말로 이상적인 인간으로 인류 역사와 문명의 방향을 한없는 광명으로 이끄는 주인공이요 주체이다. 이러한 태일사상이 온 인류의 이상이 되어 모든 사람이 태일이 되기를 지향하는 삶, 그것이 한국 고대문명이 보여주는 이상주의 문화이다.
 
◆ 태일에 대해 좀더 설명해 주십시오

지금까지 세계사에서는 일반적으로, 서양 관점에서 보아 인류 근대사의 출발점이 산업혁명과 자본주의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물질문명의 발달사라는 시각에서 본 것이다. 인류 정신사에서 볼 때 사실 근대사는 동방, 한반도에서 열렸다. 19세기 후반 조선에서 일어난 동학東學운동 나아가 동학이 못다 이룬 사명을 완성해가는 참동학 운동 그것이다. 

동학의 메시지는 시천주侍天主, 즉 동방땅에 오시는 참하나님을 모시라는 것이다. 이제 온 인류가 후천개벽을 넘어 저 옛날 환국 사람들이 누리던 천지광명 가득한 새 세상을 맞게 된다. 그러니 옛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천지의 주인(天主)이신 상제님을 받들고 앞날을 준비하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동학은 환국, 배달, 조선 삼성조의 황금시절 문화를 이은 동북아 광명사상의 전통에 맥이 닿아 있다. 

동학의 주창자 수운 최제우는 상제님으로부터 직접 무극대도無極大道의 가르침을 받고 고대 이후 인류가 잊고 살았던 제천祭天문화를 다시 열었다. 상제님이 새로운 가을개벽 세상을 여신다, 상제님이 세상에 오셔서 직접 역사를 이끌어 가신다는 메시지가 동학에 의해 선포됐다. 

가을세상, 가을개벽 세상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가 있을 때 좀더 자세히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물질 아닌 정신문화의 역사에서 볼 때 이 같은 동학의 출현이야말로 근대 이전과 이후를 가르는 구분선이 될 것이다. 

동학이 선언한 새 세상에서는 주문수행이 보편화되고 모든 사람이 신성한 인간으로, 위대한 철인哲人으로 거듭나 광명한 삶을 살아간다. 광명한 삶을 살아가는 천지의 아들·딸, 그가 바로 태일이며 다른 말로 대한大韓이고 나아가 홍익인간弘益人間이다. 

고대 한국문명에서 제시된 이상적 인간형인 홍익인간은 ‘천지의 웅대한 뜻인 이상세계를 실현하는 사람’이다. 오늘 이 태일이 되기를 꿈꾸고 천지의 꿈을 이루어 나가려는 이들이 바로 참동학의 일꾼들이다. 

안타깝게도 동학은 그 의미와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당시 한국정부와 외세의 폭압에 의해 그 사명을 다하지 못했다. 이제 후천개벽 소식을 전하고 이상적인 새 세상을 건설하는 사명을 증산도가 이어받아 수행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민족 9천년 역사·문화의 결정체인 증산도를 참동학이라 하는 것이다. 

문명의 창세기 피라밋.(사진제공=증산도)

 
◆ 한국의 고대문명이 그렇게 오래되고 우수한 것인데도, 대다수 한국인이 그러한 고대 한국에 대해 알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한국인들은 자기 역사가 얼마나 자랑할 만한 것인지 실제로 잘 모른다. 가령 아직도 민간신앙 등과 함께 남아 있는 도교道敎의 원형도 동방에서 중국으로 넘어간 것인데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한다. 사마천의 '사기'에 보면 진시황이 신선이 산다는 곳을 찾도록 대규모 탐사대를 여러 번 보냈다는 기록이 있다. 

탐사대의 목적지가 바로 한반도였다. 제주도에는 이 탐사대와 관련된 유적지도 있다. 도교의 원형이 되는 신선술神仙術이 한국에서 유래했음을 알게 하는 단적인 증거다. 유교를 개창한 공자 역시 동이의 땅, 즉 한반도를 군자가 사는 곳이라며 그리워했는데 이는 '논어'에 기록된 사실史實이다. 

이 두 가지 사례는 중국문화의 연원이 사실은 옛 한국문명에 있음을 드러냈다. 그런데도 한국인들은 엄연히 기록으로 나와 있는 고대 한국문명의 존재와 그 우수성에 대해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알지도 못한다. 알고 있다 해도 반신반의하다. 

이처럼 슬픈 현실은 한마디로 중국 중화사관과 일본 식민사관의 역사왜곡이 끼친 악폐에서 생겼다. 악의惡意 가득 찬 역사 날조와 집요한 왜곡작업이 오늘 역사를 보는 한국인의 눈을 가리는 가장 큰 이유다. 
 
◆ 중화사관, 식민사관이란 어떤 것인가

중화사관은 중국이 처음부터 문명의 중심이었으며 주변 족속들은 모두 오랑캐였기 때문에 중국의 문화가 중국 주변으로 일방적으로 전파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가 앞에서 본 역사의 증거들과 배치된다. 중국문명의 태동에는 홍산문화로 대변되는 북방문화와 동이족 문화가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일본이 한국에 심어놓은 식민사관은 한국인들로 하여금 한국의 역사를 부정적으로 보도록 만들었다. 20세기초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배하면서 일제는 한국의 정신, 역사, 문화, 전통을 지극히 열등한 것으로 변질시키려 했다. 식민지배를 정당화, 영구화하려는 획책이었다. 그러면서 집요하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 전통을 폄하하는 작업을 지속했다.

그 결과 한국인들 사이에는 자조적인 역사인식이 널리 확산되고 고대 한민족의 활동과 업적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도외시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일본 관변사학자들이 주장하듯 단군조선의 역사는 신화이거나 기껏해야 부족국가들의 연맹이었을 따름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았다. 

중국에서 도망쳐온 한낱 망명자인 위만이 세운 위만조선(BCE 194)과 그것을 점령하고 한반도를 지배했다는 한사군 등 날조된 역사에서 한국사가 비로소 본격 시작됐다는 그릇된 인식도 고착됐다. 

식민사관에 의해 벌어진 더 큰 패악은 그처럼 비뚤어진 역사인식의 틀을 한국의 강단사학자들이 고스란히 이어받아 한국사회에 계속 통용하게 하고 후손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배로부터 벗어난 지 70년 가까이 된 지금까지도 강단사학자들은 식민사관으로 왜곡된 한국 역사의 틀을 견지한다. 

지금까지 자신들이 떠들어온 역사가 잘못됐음을 인정하는 순간, 그동안 자기들이 차지해온 자리와 기득권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이 쓴 초중고 교과서가 어떻겠습니까. 중국과 일본이 역사를 왜곡하고 한국인의 역사교육을 맡은 강단사학자들이 그것을 그대로 한국인에게 학습케 한다. 당연히 한국인들이 고대 한국문명에 대해 제대로 알 수가 없다. 
 
◆ 한국의 고대사가 사료가 있고 그것을 뒷받침할 근거도 있는데 왜 공식 역사로서, 특히 학문적인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것입니까

결론부터 말하면, 오늘 한국은 물론 세계 역사학의 주류 역시 앞서 말한 식민사관 및 서구에서 생겨난 실증주의 사관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 속에는 물질의 문명사뿐만 아니라 인간 삶의 모든 것이 응집돼 있다. 정치, 종교, 건축, 생활문화, 자연관, 우주론, 인간의 내면세계, 마음과 영성문화, (우주에 창조주가 있는가 없는가에 대한) 신관, 경제와 화폐문제, 정치제도, 국가간 교류와 이해관계 등등…. 역사를 제대로 보고 알기 위해서는 이 모든 것을 살펴보는 총체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까지 역사학이란 어떤 것입니까? 유적과 무덤 발굴, 거기서 나오는 결과로만 역사를 판단한다. 한마디로 유물론에 입각한 실증주의 사학이다. 그러나 이것은 지극히 편협한 시각이고 옳지 않은 방식이다.

인류가 이룩한 문명에는 반드시 우주관•신관•인간관•인생관 등 그 문명을 만든 주인공들의 정신문화가 있다. 그것들을 종합해서 시대를 바라보고 역사를 바라볼 때 비로소 우리는 역사를 바르게 인식하고 제대로 해석할 수 있다. 

태곳적 황금시절인 환국의 전통에서 실로 소중했던 지혜들―우주관, 인간론, 신관, 인류 문화의 구성원리, 우주 수학의 체계, 우주 수학을 담은 천부경 81자의 참뜻 같은 것을 먼저 깨달아야 한다. 그래야 고대 환국의 역사 자체는 물론 나아가 환국과 서양 수메르 문명의 관계, 동서문명의 총체적인 참모습을 알 수 있게 된다. 
 
◆ 세계 사람들이 고대 한국문명이 세계 최초라는 점을 인식 혹은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그것은 기존 역사관의 한계 때문이다. 근대 역사관은 크게 19세기에 등장한 실증주의 구舊사학과 20세기에 전개된, 역사가의 적극적인 해석을 중시하는 신新사학으로 구분된다. 물론 이 두 가지 모두 철저한 문헌고증과 다양한 해석 등으로 역사학에 많은 성과를 갖다 주었다. 하지만 이들 두 역사관은 이제 본질적인 한계에 부딪혔고 인류는 새로운 역사관이 필요한 시점을 맞고 있다. 이는 특히 인류 문명의 황금시절이던 환국-배달-조선 등 고대 한국문명을 올바로 해석하는 데 더더욱 필요하다.

안경전 종도사의 강연 모습.(사진제공=증산도)

 
◆ 지금까지 역사를 해석하던 기존 사관들을 대신할 대안 같은 것이 있습니까

지금 우리 인류에게는 기존 역사학의 한계를 극복하고 동과 서, 과거와 미래가 소통하고 융합하는 이른바 ‘대통일의 역사학’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앞서 말한 신교사관 혹은 대한사관大韓史觀이다. 9천년 역사를 가진 인류 공통의 문화유산인 신교神敎를 바탕으로 혹은 신교의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방식이다. 

구사학과 신사학의 약점을 보완하면서 동시에 장점은 살리는 제3의 새로운 역사관, 그것이 신교神敎사관이다. 신교는 환국시대 이래 환족의 이동과 함께 지구촌 곳곳으로 퍼져나가 인류 정신문화의 뿌리가 되었던 문화이고 종교이고 사상이다. 

고대문명에 대한 연구는 신교의 역사관으로 볼 때 그 진면목을 파악할 수 있다. 당시 사람들의 눈으로, 당시의 생활문화를 바탕으로 지금 남아 있는 문화 유적과 기록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세계 사람들이 한국의 고대문명이 세계 최초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도 저 홍산문화가 기존 역사관으로는 쉽게 파악되거나 해석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의 우하량에서 발굴된 돌무덤, 신전, 제단의 유적들, 지구촌 여러 곳의 지구라트와 피라미드들, 미국의 몽크스마운드나 영국의 스톤헨지, 프랑스의 고인돌도 모두 신교문화의 정수精髓인 천제를 이해할 때 그 실체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당장 한국의 강단사학계에서도 신교의 우주론, 인간관, 신관을 근거로 홍산문화를 해석하는 학자가 아직은 거의 없다. 

신교사관, 대한사관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인간을 단순히 신의 피조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야말로 천지광명을 체험하고 천지의 뜻과 목적인 이상세계를 성취하는 역사의 주체로 본다'는 점이다.

대한사관은 역사 해석을 넘어 인간에게 주어진 소명이 무엇인지까지 밝혀주는 시각이요 인식의 새로운 틀이다. 나는 대한사관이야말로 지난 오랜 세월 지구촌 인류를 괴롭혀온 식민사관과 대결사관, 유물주의사관과 실증주의사관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이라 믿고 있다. 이 대한사관에 대해서 언젠가 반드시 따로 자세히 이야기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 세계는 그렇다 쳐도, 한국정부는 왜 고대 한국문명이 세계 최초라는 점을 인식 혹은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까

먼저 한국의 역사문제를 대하는 한국 정부의 입장, 그 생생한 실정이 어떤 것인지 예를 들어 보겠다. 중국은 예로부터 오랫동안 중국 민족이 하늘과 상제님의 대행자를 상징하는 용봉龍鳳문화의 원조라고 주장해 왔다. 

그런데 일찍이 중국과는 아무 관계없던 저 만리장성 북쪽, 동방족의 생활 터에서 뜻밖의 유적과 유물이 발굴됐다. 인류 문명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홍산문명 혹은 요하문명이 그것이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 중국인들이 주장하던 5천년 전의 용봉문화 흔적보다 훨씬 앞선, 무려 7천년 이상 된 용봉문화 유적과 유물들이 발견됐다. 

이에 충격을 받은 중국 정부와 학자들은 재빨리 ‘만리장성 밖의 북방문명도 중국문명’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에 맞춘 이론적 배경도 함께 마련하는 작업도 해나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55개 소수 민족으로 구성된 다민족 국가다. 중국 정부는 이들 소수민족의 독립을 막고 계속 중국이라는 울타리 안에 가둬두기 위해 '한족 아닌 민족이 살고 있는 지역도 모두 중화문명권에 속한다'고 선언하고 여러 가지 정책들을 만들고 실제 그것을 추진해 왔다.

먼저 1980년 이래 중국의 서북쪽 위구르족 지역이 중화문명권이라 주장하며 위구르족이 독립하려는 움직임을 철저히 탄압해 왔다. 이것이 서북공정西北工程이다. 또 1986년에는 티베트 역시 중국의 한 지방정부라고 일방적으로 선포하고 무력으로 점령했다. 그러고는 티베트인들의 민족 정체성을 말살시키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이것은 서남공정西南工程이다. 나아가 중국은 최후의 야심작으로 2002년 2월부터 동북공정東北工程을 시작했다. 만리장성 동북쪽의 고구려, 발해 등 대한민국의 옛 영토였던 넓은 지역이 과거 중국의 지방정부 영역이라고 역사를 왜곡하면서 그 또한 중화문명권으로 편입시키는, 후안무치한 작업을 벌였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과거 노무현 대통령 때 한국정부에서 적지 않은 국가 예산을 배정해 '동북아역사재단'을 설립했다. 그런데 여기 소속된 학자들이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 하기는커녕 오히려 중국의 동북공정에 동조하는 쪽으로 일을 해나가고 있다. 이것이 바로 한국정부가 보여주는,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현재 한국의 사학계와 교육계, 관계官界는 그동안 식민사관에 매달려온 이들이나 그런 사람들에게 교육받고 영향을 받은 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주류를 이룬다는 것은 권력과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에 있다는 뜻이다. 

이런 까닭에 역사학이나 역사 주제와 관련해 (설사 그 내용이 진실이더라도) 그들과 배치되는 이론이나 주장은 아예 공식 교육과정에 채택되지 못한다. 반면 식민사관에서 왜곡된 내용만이 공교육을 통해 국민에게 지속적으로 주입되고 있다. 
 
◆ 환국-배달-고대조선 이후 고대 한국문명은 어디로, 어떻게 연결됩니까 

아시아 대륙의 중심부에 세워진 환국에서 시작된 고대 한국문명은 배달을 거쳐 단군조선까지 무려 7천여년 동안 활짝 꽃을 피웠다. 기원전 2333년 건국된 이래 무려 2047년 동안 존속했던 단군조선은 서서히 힘을 잃고 결국 해모수라는 인물이 세운 북부여北夫餘로 국가의 맥이 이어졌다. 

북부여가 비록 나라의 맥을 계승했지만 단군조선의 전 영역을 물려받지는 못했다. 한민족의 활동무대는 이때부터 대륙에서 점차 동쪽으로, 그리고 한반도 쪽으로 줄어들게 된다. 그러면서 만주지역에 북부여가 자리잡고 한반도에는 낙랑국, 남삼한, 옥저, 동예 등 여러 나라가 난립했다. 이것을 한국사에서는 열국列國(여러 나라)시대라 한다. 

250여년 나라를 끌어간 북부여는 나중에 고구려로 이어지고 잘 알려진 것처럼 고구려를 비롯해 백제, 신라, 가야 등 4국 시대가 열렸다. 그런 뒤 신라가 통일을 이루고 이는 다시 고려, 조선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조선말 고종 황제가 선포한 대한제국이 일본의 지배를 받았다가 해방되고 오늘의 대한민국이 되었다. 

환국에서 오늘의 대한민국까지, 한민족의 9천년 역사는 한국 고대문명의 두 가지 핵심단어라 할 신교문화와 광명사상으로 일관된 것이다. 악의에 가득 차고 편협한 중화사관이나 식민사관, 유물론적 실증주의사관 같은 틀로는 그 면면한 역사의 진실을 결코 제대로 알아낼 수 없다. 

거듭 강조하지만 신교사관, 대한사관으로 한국의 고대문명을, 나아가 근대사와 오늘을 조망하고 해석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한민족은 물론 온 인류가 지나온 역사를, 그리고 다가올 내일까지 제대로 보게 될 것이다.  

천산 천지.(사진제공=증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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