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陰正陽의 男女同權

2010.03.11 | 조회 6472
안병우(충북대교수)

 

우주의 신비를 철학적으로 탐구하는 역(易)에서는 우주운동의 기본으로 음양을 말하고 있다. 주역에서도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라고 하여 음과 양이 서로 대립과 조화 속에 한 박자씩 운동하면서 우주가 화려한 현상계를 연출하고 있다고 했다. ‘스스로 그러한’ 자연의 두 생명인 음과 양이 있기에 만물은 태어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음양의 틀을 벗어난 자연과 만물은 있을 수가 없고 그런 의미에서 우주의 존재법칙으로서 음양의 절대성이 있는 것이다. 이렇듯 음과 양은 우주운동의 양대 축으로 본래부터 동등한 가치를 지니는 것이고 그러한 이법을 바탕으로 해서 우주의 틀이 형성되어 있다.


그럼에도 인간이 지구상에 태어나 문명을 성장시키며 살아온 지금까지의 선천세상은 모든 것이 하늘중심, 남성중심의 억음존양(抑陰尊陽) 세상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오늘날 서구문명의 기반이 된 헤브라이즘은 여자는 남자에게서 나온 남자의 부속품이라는 남성중심 세계관의 전형을 여실히 보여주었고, 중세 시대의 마녀사냥은 억음존양의 광기가 극에 달했던 인류 역사의 어두운 그림자였다. 어디 그뿐인가! 삼종지도(三從之道)를 강요하고 칠거지악(七去之惡)이니 하면서 모든 죄악을 여자에게 떠넘긴 동양의 유교문화의 내면에는 서양과 하나도 다르지 않은 남성우월주의가 고스란히 배어있다. 이러한 모순의 근본적인 원인은 사실 그 자체가 이법의 일부인 선천우주의 상극성으로 인한 음양의 부조화에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풀기위해 증산상제는 “몇 천 년 동안 깊이깊이 갇혀 남자의 완롱(玩弄)거리와 사역(使役)거리에 지나지 못하던 여자의 원(寃)을 풀어 정음정양(正陰正陽)으로 건곤(乾坤)을 짓게 하려니와 이 뒤로는 예법을 다시 꾸며 여자의 말을 듣지 않고는 함부로 남자의 권리를 행치 못하게 하리라”고 했다. 인류가 앞으로 새롭게 맞게 될 상생의 문명은 정음정양을 바탕으로 남녀가 권리를 똑같이 누리는 세상이 되어야 마땅하다. 왜냐하면 음양이라고 하여 음을 먼저 부르듯이 사람은 여자가 낳는 것이 진리이기 때문이다.


[대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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