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천하가 큰 병이 들었느니라


널리 회자된 상제님의 조화 권능


그렇다면 인류에게 상생의 세상, 상생의 조화 문명을 열어주기 위해 오신 증산 상제님은 어떠한 삶을 사셨을까요?


상제님은 어린 시절부터 만유 생명을 사랑하시어 아무리 하찮은 미물이라도 위기에 빠진 것을 보면 힘써 살리시고 초목을 즐겨 가꾸셨습니다. 또한 일곱 살 때 이미 천지에 대한 깨달음의 시를 쓰셨으며, 어린 나이에도 여러 가지 조화 권능造化權能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 신이하고 혜명하심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가시는 곳마다 경애와 칭송을 받으셨습니다. 당시 조선에서 모든 사람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 했던 인물이 바로 증산 상제님이었습니다.


훗날 상제님 도운을 크게 부흥시킨 차경석(1880~1936) 또한 상제님을 뵙고 싶어 했습니다. 차경석은 동학東學 장군 차치구의 아들로서 동학혁명이 실패한 후, 그 당시 신인神人으로 널리 알려진 상제님 뵙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안 문제로 전주로 가던 중에, 이미 그의 마음을 빼어 보시고 김제 용암리 주막에서 그를 기다리시던 상제님과 극적으로 만나게 됩니다. 그날 이후 차경석은 놀라운 정성으로 상제님을 따르고 모셨습니다.


상제님께서 천상으로 돌아가신 뒤 보천교를 조직하여, 불과 10여 년 만에 700만 신도를 모아 교세를 크게 일으킨 차경석 성도는, 동서양 종교 역사상 최고의 부흥가였습니다. 후일, 조선 총독부의 촉탁囑託인 일본인 민속학자 무라야마 지준[村山智順]이 찾아와 강증산이 누구냐고 물었을 때, 차경석 성도는 “강증산은 옥황상제님이시다”라고 대답을 합니다.1)


그런가 하면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가운데 한 분인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에 ‘조선에 이인異人이 출현했다’2)고 하면서 상제님의 권능에 대한 이야기 한 토막을 기록하였습니다. 당시 상제님이 군산에서 행하신 신이한 행적이 널리 알려져 김구 선생의 자서전에 기록된 것입니다. 이후로 ‘남조선南朝鮮에 진인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퍼졌는데, 이것은 바로 한민족의 구원 사상인 남조선 사상이 현실화된 것입니다. 이와 같이 상제님의 도권道權과 신권神權은 조선 팔도에서 민중들 사이에 널리 회자되었습니다.




천지병을 선언하신 증산 상제님


어린 시절부터 신동으로 알려지신 상제님은 성년이 되시기까지, 온갖 고뇌와 시련 속에서 세태를 몸소 체험하시면서 인간 구원의 길이 무엇인지를 사무치게 고민하셨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31세 되시던 1901년, 20세기 첫 새벽이 밝아오던 그 해 음력 7월 7일 새벽, 상제님은 대도통문을 활짝 여시고, 석가와 예수를 비롯한 이전의 모든 성자와 사상가들에게서는 들어볼 수 없었던 파격적이고 독창적인 선언을 하셨습니다.


❃ 이제 온 천하가 큰 병이 들었느니라. (2:16:1)

❃ 내가 하늘과 땅을 뜯어고쳐 무궁한 선경을 열려 하나니…. (3:6:2)


왜 상제님께서는 이렇듯 하늘과 땅을 문제 삼으신 것일까요? ‘병든 하늘과 땅’이 바로 지금 지구촌에서 벌어지는 모든 위기 문제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천하가 큰 병이 들었다!’ 100여 년 전에 증산 상제님이 선포하신 이 한마디 말씀 속에 식량 부족, 생태계 파괴, 환경오염, 기상이변, 자원 고갈 등 현대 문명의 모든 위기 상황이 축약되어 있습니다. ‘하늘땅이 모두 병들었기 때문에 천지를 뜯어고치지 않을 수 없다’는 이 말씀은 인류가 직면한 모든 문제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진단이요, 처방인 것입니다.


지금은 바로 이런 혁신적인 진리, ‘천지의 틀’을 바로잡는 성숙한 진리가 나와야 하는 때입니다. 현재 인류가 직면한 문제는 ‘마음을 닦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기도로써 성령과 믿음을 얻으면 모든 것을 이룬다’는 식의 인간에 대한 피상적인 통찰만으로는 결코 끌러질 수가 없습니다. 병든 하늘과 땅이 새로 태어나야만, 즉 ‘천지의 질서’가 총체적으로 바뀌어야만 오늘의 모든 문제가 근원적으로 해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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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라야마 지준 : "옥황상제와 강증산의 관계는 어떠합니까?

차경석 : "그 자리가 상제입니다. 생존 시에 '내가 옥황상제다'하는 말씀도 계셨습니다." (보천교 『교전』)

2) 『백범일지』에서 전하는 상제님의 기행이적 : "어디에는 이인異人이 나타나 바다에 떠 나니는 기선汽船을 못 가게 딱 붙여놓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