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세와 오선위기

상제님이 짜신 새 역사의 판도


다섯 신선이 바둑을 두는 ‘오선위기 도수’


상제님께서 천지공사로써 물샐틈없이 굳게 짜 놓으신 세운의 판도는 어떻게 전개될까요?


내가 이제 천지의 판을 짜러 회문산回文山에 들어가노라. (5:6:1)


전라북도 순창 회문산에 천지공사의 비밀을 간직한 중요한 혈穴 자리가 있습니다. 바로 앞에서 말한 오선위기五仙圍碁 혈입니다. 다섯 오五, 신선 선仙, 에워쌀 위圍, 바둑 기碁 자! 오선위기 혈은 말 그대로 ‘다섯 신선이 바둑판을 둘러싸고 바둑을 두고 있는 형국’을 한 천하명당입니다. 증산 상제님은 이 땅기운을 역사상 모든 원신을 해원시키고 천지의 새 판을 짜는 세운공사에 취해 쓰셨습니다. 상제님은 왜 굳이 오선위기 혈을 택하셨을까요?


그것은 역사상 가장 뿌리 깊은 원한의 주인공으로서 오늘날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단주를 해원시키기 위해서입니다. 단주는 역사상 처음으로 바둑을 둔, 바둑의 시조입니다. 그 단주를 해원시키는 공사에 바둑 도수를 붙이시기 위해 오선위기 혈을 택하신 것입니다.


상제님께서는 단주 신명을 천상에서 세계 역사를 관장하는 주신主神으로 삼으셨습니다. 곧 생전에 천하를 대동 세계로 만들려는 큰 꿈을 갖고 있었던 단주 신명을 천상의 제왕 자리인 자미원에 앉히시고 “네가 이 세계 역사를 직접 통치해라!” 하고 명을 내리셨습니다.


이제 단주를 자미원에 위位케 하여 다가오는 선경세계에서 세운을 통할하게 하느니라. (4:31:6)


그렇게 해서 상제님께서는 이 세계가 나아갈 판도를 다섯 신선이 바둑을 두는 형국으로 잡아 돌리신 것입니다.


현하대세를 오선위기의 기령氣靈으로 돌리나니 두 신선은 판을 대하고 두 신선은 각기 훈수하고 한 신선은 주인이라. (5:6:2~3)


바둑판은 상제님이 강세하신 이 땅 한반도를 뜻합니다. 그래서 한반도가 지구촌 변혁의 구심점이 됩니다. 바둑돌은 한반도에 살고 있는 조선 사람들이고, 바둑을 두는 다섯 신선은 한반도 주변의 4대 강국과 바둑판의 원 주인인 조선(한국)입니다. 이 오선위기 도수에 따라서, 한반도를 둘러싼 4대 강국은 상제님이 천지공사를 보신 후 지금까지 절묘하게 힘의 대결을 벌이고 있습니다.






바둑판인 한반도는 지구촌 변혁의 구심점입니다. 상제님이 천지공사를 보신 후, 오선위기 도수에 따라서, 4대 열강이 조선 강토를 마치 제집 드나들 듯 다니며 서로 대립하다가 종국에는 전쟁으로 승패를 가려 왔습니다. 이러한 오선위기 구도는 러일전쟁(1904~1905)과 중일전쟁(1937~1945) 그리고 남과 북이 싸움을 시작했던 한국전쟁(1950~1953)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치 질서는 이 오선위기의 틀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세 차례에 걸쳐 펼쳐지는 씨름판
앞에서도 말했듯이 상제님은 원신을 세운에 투사하여 지구촌을 한집안으로 통일하는 ‘씨름판 도수’에 붙이셨습니다. 이로써 지구촌 열강의 세력 균형을 조정함과 동시에 천지신명을 해원시키시는 것입니다. 상제님은 이 다섯 신선의 바둑 대결 과정을 씨름판에 비유하셨습니다.


천하대세가 씨름판과 같으니, 애기판과 총각판이 지난 뒤에 상씨름으로 판을 마치리라. (5:7:1)


왜 하필 씨름판일까요? 씨름은 원래 동방 문화에서 태동한 놀이입니다. 씨름하는 두 선수가 잡는 청샅바 홍샅바는 천지의 음양을, 모래판의 둥근 원은 태극을 상징합니다. 선천 상극의 음양 운동을 인간의 놀이 문화로 만든 것이 곧 씨름입니다. 동방 문화의 주역인 한민족은 오랜 옛날부터 씨름을 전통적인 스포츠로 즐겨 왔습니다. 각 고을에서 장場이 설 때면 으레 씨름판을 벌이곤 하였습니다.






씨름은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됩니다. 먼저 애기판 씨름이 벌어지고, 다음에 총각판 씨름, 그리고 최종적으로 상씨름판이 벌어집니다.


애기판이란 아이들끼리 벌이는 씨름판입니다. 요즘 말로 하면, 본 게임에 앞서 벌어지는 ‘오픈게임’, 곧 흥을 돋우기 위한 경기입니다. 다음 총각판은 머리를 길게 땋은 총각들이 벌이는 씨름입니다. 애기판보다 규모는 크지만 아직 본 게임은 아닙니다.


씨름판에서 최고 씨름꾼(천하장사)을 뽑는 진짜 씨름, 우승을 가리는 씨름은 상씨름입니다. 상씨름은 상투를 튼 어른들의 씨름으로 ‘더 이상이 없는 최후의 대결’입니다. 상씨름판의 승자에게는 상품으로 ‘소’를 주었는데 소를 걸고 겨루는 상씨름을 ‘소걸이’라고도 합니다.


이렇게 세 판으로 열리는 씨름판 도수에 따라, 지난 20세기 국제 정세는 한반도를 중심에 놓고 세 차례 큰 전쟁을 거치며 전개되어 왔습니다. 한반도가 바둑판이자 동시에 씨름판인 것입니다.


이러한 상제님의 세운 공사로 볼 때, 우리는 한반도의 역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합니다. 한민족의 근현대사 전체뿐만 아니라 세계사에 대한 해석 역시 달라져야 합니다. 그러면 먼저 애기판과 총각판 씨름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