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용담정 수운 최제우 대신사 동학성지 답사

mind**** | 2016.06.22 15:59 | 조회 7895




경주 건천 IC를 빠져나와 구미산龜尾山 용담정龍潭亭을 향했다. 비온 다음 날이라 맑고 시원한 하늘과 함께 구미산 자락의 평온하고 순한 기운이 우리를 감싸 주었다. 용담정 주차장에서 내려 포덕문을 지나 정자로 향하는 숲길을 함께 거닐었다. 폐 속으로 시원하게 파고드는 맑은 기운에서 미륵불의 용화낙원을 지상에 건설하고자 불국토의 꿈을 일으킨 신라왕국의 생명력이 동학을 잉태한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경주慶州는 고대사와 근대사가 중첩되어 있는 곳이다. 천 년 왕도를 일으킨 신라의 원형문화가 잠들어 있으며 후천 오만 년 조화낙원을 부르짖은 동학東學의 생명력이 발원한 곳이다. 세상에서는 서양 천주교天主敎의 확산을 우려해서 유불선과 도참사상, 한민족의 전통 신앙을 융합해 동학을 만들었다고 한다. 잡탕이라니... 동학의 본질이 뭔지도 모르고 서양의 사상과 논리를 결합해 학술적으로 끄적거린 잡설일 뿐이다.



│용담정龍潭亭 입구


│용담정龍潭亭 입구 포덕문


│용담정龍潭亭 입구 최수운 대성사



동학東學의 동東은 동서남북의 방위를 의미하는 동쪽의 학문이라는 단순한 뜻이 아니다. 동학의 동東은 '동방의 조선', 곧 '동이東夷'를 뜻한다. 그리고 '학學'은 단순히 세상의 학문을 배운다는 뜻이 아니라 '도道'와 '교敎'를 배우고 실천한다는 뜻이다. 동학은, 동이東夷의 신교문화를 배우고 실천한다는 뜻이다. 동이東夷 신교문화의 핵심은 상제문화, 상제신앙이다. 상제문화는 동방문화의 모체이자 온 인류의 뿌리신앙이다.

수운 최제우 대선생께서 도통하시고 쓰신 동경대전東經大全의 첫 가르침인 포덕문布德文에 잘 나타난다. 당신께서 누구에게 도통을 받았는지, 시천주侍天主 신앙의 주체가 누구인지, 진리의 연원을 어둠을 뚫고 솟아오르는 새벽녘의 태양처럼 환하게 드러내 준다.



│용담정龍潭亭 입구 삼문


│용담정龍潭亭 입구 석비


│경주慶州 용담정龍潭亭


│수운 선생께서 득도하신 용담정



'시천주조화정侍天主造化定' 여섯 글자에 인류문화의 미래비전이 모두 담겨있다. 동학에서 나온 천도교가 수운 선생이 창도한 동학의 본래 메시지인 '시천주侍天主'보다 손병희의 '인내천人乃天'에 집착한 까닭은 시천주侍天主에 대한 잘 못 된 인식과 오해에서 비롯한다. 동학이 선포될 당시, 이미 서양의 천주학이 조선 땅에 들어와 있었다. 천주교 박해로 몸살을 앓은 조선사회는 동학의 시천주 타령 트라우마로 급기야 동학을 서교로 간주하게 되는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게 된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수운 최제우 선생의 죄목에서 조선 조정의 그런 인식이 분명히 드러난다. 수운 선생께서도 포교과정에서 이 문제를 인지하시고 논학문論學文을 지어 대응하였으나 그런 자세가 친유학적 성향을 띠며 오히려 동서 문화를 개벽하고 후천 오만 년의 새로운 이상 세계를 선포한 상제님의 무극대도無極大道를 후퇴시키고 말았다.

상제님께서 수운 최제우 선생에게 천명과 신교를 내려 동학을 선포하게 하며 내려주신 주문인 시천주는 서교의 천주와 같지만, 그것은 동서의 하나님관을 통일하기 위해 '시상제侍上帝'가 아닌 '시천주侍天主'로 명명하신 것이다. 일찍이 서교를 조선의 유학을 대체할 수단으로 인식한 북학파들도 서교를 수용할 때, 유교의 천명사상과 이념을 결합시키고자 노력했다. 더욱이 동양 세계에 서학을 사상적으로, 진리적으로 처음 알린 마테오리치 신부님께서도 가톨릭의 하나님을 중국인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유가 경서의 '상제'와 '천주'가 자신의 신앙 대상인 '하느님(데우스)'와 동일한 분임을 깨닫게 된다. 리치 신부님은 천주실의를 지어 그 서문에 '오국천주吾國天主 즉화언상제卽華言上帝'라는 유명한 가르침을 전했다. 






정리하면, 서교를 전파하러 온 서양의 신부가 중국에 와서 본래 동양에서 신앙해 온 상제님과 서양의 하느님이 동일한 분임을 깨닫고 잃어버린 상제신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전도하였다. 동학의 시천주는 우주를 주재하시는 통치자 상제님이 서교의 천주와 동일한 분임을 수운 선생이 깨달음을 얻은 조화주문이다. 동서양이 기존의 낡은 진리관을 넘어서서 인류의 정신사, 철학사를 그런 통합적인 경계에서 성숙된 하느님관으로 나아가게 하는 무궁 무궁한 조화사상이다.

동학의 본래 메시지인 '시천주侍天主'로 돌아가야 한다. 인류는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성장에 힘입어 물리적으로는 통일을 이루어가고 있다. 지금은 지구촌 어디든, 누구와도 만나서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러나 인류는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진리적으로 여전히 낡고 폐쇄적인 문화의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동학의 '시천주侍天主'는 동서의 종교를 통합할 수 있는 깨달음의 열쇠다. '조화정造化定'의 조화造化는 서로 다른 인류문화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가르침이다. 다양한 인류문화를 통합하는 것은 군사력이나, 경제력, 외교력 같은 어떤 힘의 논리에 바탕을 둔 일방적인 통합이 아니다. 조화는 인류가 진정으로 하나 될 수 있는 시원문화이자 보편문화다. 더불어 인류의 문화유산인 과학과 철학, 종교를 통합해 우주일가 시대를 열 수 있는 무극대도의 정수다. 




│경주慶州 가정리, 수운 최제우 선생 생가 이정표


│경주慶州 가정리, 수운 최제우 선생 생가


│경주慶州 가정리, 수운 최제우 선생 생가 사랑채


용담정을 뒤로하고 가정리 생가로 향했다. 동학 성지의 복원과 함께 동학의 본래 가르침도 하루빨리 복원되었으면 한다. 상제님께서 수운 최제우 선생에게 내려주신 '시천주조화정'의 주문을 온전히 회복해 다가오는 인류 미래를 새롭게 디자인할 희망의 비전을 찾자. 그 결론은 참동학 소식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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