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신문기사중에서 (2020년 4월 10일 금)

선기옥형 | 2020.04.10 10:26 | 조회 907


                      목차
1.코로나 확산현황
2.사진한장
3.초연결시대,바이러스와의 전쟁-공생 함께 대비해야
4.[송호근의 분석] COVID-19의 진격, 현대문명 길을 잃다
5.다산칼럼 '포스트 코로나'세상은 어떻게 바뀔까?
6.간추린 뉴스

1.코로나 확산현황
전세계확진자1,604,122(+64,920) 사망95,726(+5,742) 발병국214개국(-)
국내확진자10450(+27) 사망208명(+4)

                       주요국가현황



2.사진한장

8일 대만 서부 타이중(臺中)에서 운행하는 궈광여객운송(國光客運) 장거리 버스 좌석마다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용 비닐 칸막이가 설치돼 있다




3.초연결시대,바이러스와의 전쟁-공생 함께 대비해야
〈4〉이광형 교수 ‘질병-바이러스의 미래’



인간 사회의 밀집도와 사람들의 이동성이 높아지면서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바이러스는 앞으로도 인류를 위협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보호구를 착용한 의료진이 격리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대구=뉴스1
이광형 KAIST 바이오뇌공학과 및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초빙석좌교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세계에서 확진자가 매일 수만 명씩 발생하고 있다. 1948년 출범한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일은 1968년 홍콩독감, 2009년 신종플루에 이어 세 번째다. 홍콩독감은 전 세계적으로 100만 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종플루는 세계적으로 약 20만 명의 사망자를 냈다. WHO가 설립되기 전인 1918년 발생한 스페인 독감은 세계에서 약 3억 명을 감염시켜 2000만∼5000만 명을 사망하게 했다.

질병은 감염성과 비감염성으로 구분된다. 감염성 질병은 세균(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기생충 같은 병원체가 인간의 몸에 들어와서 병을 일으키는 것이다. 우리 몸에는 수많은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가 들어와서 살고 있는데, 일부가 인체 조직을 손상시키는 병원체가 되는 것이다. 인간이 이러한 세균과 바이러스를 인식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7세기 현미경이 개발되면서 세균을 관찰할 수 있게 됐고, 20세기 전자현미경이 발명된 뒤에 바이러스를 볼 수 있게 됐다. 비감염성 질병은 당뇨, 고혈압 등과 같이 병원체 없이 일어날 수 있는 것들이다.

○ 돌연변이가 만드는 변종 바이러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 유전정보를 DNA 또는 RNA에 보관해 자손에게 물려준다. 인간을 포함한 대부분의 생명체는 두 가닥으로 돼 있는 DNA에 유전정보를 저장하고, 바이러스는 RNA에 저장한다.


종족을 보존한다는 것은 생식세포를 만드는 것인데, 생식세포는 자신의 유전정보를 복사해 만든다. 이 복사 과정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것을 돌연변이라 한다.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기존 생명체와 다른 존재가 된다. DNA는 두 가닥으로 돼 있어서 혹시 한쪽이 손상되더라도 상대 쪽 가닥이 정보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원상회복이 쉽다. 그러나 한 가닥으로 돼 있는 RNA는 손상되면 복원이 어렵다. 그래서 바이러스에는 돌연변이가 더 자주 발생하고, 신종 바이러스는 바로 이렇게 만들어진 것들이다. 최근에 나타났던 에볼라(Ebola), 사스(SARS), 메르스(MERS) 등이 모두 이런 것들이다.


일부에서는 최근 들어 변종 바이러스가 과거에 비해 자주 나타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게 느낄 수 있겠지만 과학적인 관찰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생명체에는 끊임없이 돌연변이가 일어난다. 그러나 돌연변이는 거의 일정한 비율로 일어난다. 바이러스가 현대인을 공격하기 위해 돌연변이를 더욱 자주 일으킨다고 보기 어렵다.

변한 건 돌연변이의 빈도가 아니라 인간 사회의 밀집도다. 밀집도가 올라가면서 접촉자 숫자가 늘어났다. 또 교통수단의 발달과 세계화 추세는 인간의 사회활동 범위를 크게 확대했다. 21세기 초연결시대의 한 단면이다. 2018년 한 해 동안 3780만 대의 비행기가 이착륙했고, 이를 43억 명이 이용했다. 이는 매일 약 1200만 명 꼴이다. 감염병 대응체계가 국가를 넘어서 글로벌해야 효과가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 인구의 27%가 면역을 가지면 꺾인다

메르스가 맹위를 떨치던 2015년 어느 날 필자는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에 개설된 ‘식량 생명 질병’ 과목을 청강하고 있었다. 담당 교수는 인간이 질병과 어떻게 싸우며 잘 견디어 왔는지 설명했다. 그때 필자의 머릿속에 질문이 떠올랐다. 혹시 인간이 막아내지 못하는 바이러스가 나타난다면 어떻게 될까? 인간을 멸종시킬 정도의 바이러스는 어떤 조건을 가진 것일까? 만약 그런 놈이 나타난다면 인간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필자는 연구실의 학생들과 함께 컴퓨터 모의실험으로 감염병 확산 연구를 시작했다.

우리 연구팀은 전염병의 확산은 감염성, 지속성, 사회구조의 3가지 특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봤다. ‘감염성’은 인간의 자체 감염력 정도와 병원체 특성, 접촉 여부 등에 의해 결정된다. ‘지속성’은 감염 이후 잠복기를 포함해 완치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뜻한다. ‘사회구조’는 한 사람이 일정한 시간당 접촉하는 사람의 숫자를 나타낸다. 또한 감염병에 노출된 사회(구조·인구)를 나타내는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이 네트워크는 인구와 평균 접촉자 수를 표현한다.

예방약이나 치료제가 나타나기 전의 상황을 가정해 다양한 특성을 가진 감염병을 네트워크에 감염시키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실행했다. 그 결과 감염자의 증가세가 ‘꺾이는 점’이 존재함이 드러났다. 면역력을 가진 사람이 많아지면 전염 경로가 차단되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그러나 증가세가 언제 꺾일 것인지는 미리 알기 어렵다. 주식 시장에서 주가의 피크 점은 사전에는 알지 못하고, 상황이 지난 후에나 알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선행지수를 통해 증가세가 ‘꺾이는 점’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연구팀은 그 선행지수가 전체 국민 대비 ‘누적 회복자(면역자) 및 사망자’ 비율임을 확인했다. 예를 들어 특정 감염병의 감염률이 33%, 지속 기간이 7.6일이고, 평균 접촉자 수가 10명이면, 누적 회복자 및 사망자 비율이 16.53%일 때 증가세가 꺾이는 것으로 예측됐다. 그리고 여하한 경우에도 회복자 및 사망자 비율이 27%가 되면 감염자 증가세가 꺾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가장 치명적일까? 감염률이 높고, 지속 시간이 길며, 치사율이 매우 높은 감염병이다. 혹시 치사율이 100%인 바이러스가 나타나도 감염률이 낮거나, 감염시킬 수 있는 지속 기간이 짧으면 모든 인간을 감염시키지 못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감염병도 접촉자 수를 하루 평균 7명 이하로 줄이면, 전체를 감염시킬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이 절대적으로 중요함을 알 수 있다.

○ 다음 바이러스를 맞이하는 법

대부분의 바이러스처럼 이번 코로나19도 멸종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동안 지구상에 나타났던 수많은 병원체처럼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메르스는 중동에선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풍토병이 됐고, 홍콩독감과 신종플루는 계절 독감이 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인간의 면역체계는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 호르몬은 체온이 내려가면 활성화 정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체온이 떨어지면 면역체계가 약해진다. 추운 날 감기에 잘 걸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체온 관리를 잘하면 면역력이 좋아진다는 말이다. 코로나19가 여름이 되면 다소 수그러지다가 겨울이 되면 다시 번질 가능성이 있는 것도 그래서다.


 바이러스가 변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면역력이 변하기 때문이다. 역사 속에서도 기후와 감염병 사이의 관계를 찾을 수 있다. 14세기 유럽에 페스트가 창궐하던 시기는 평균기온이 떨어지고 기상이변이 많던 때였다. 반대로 기후가 온화했던 10∼13세기에는 유럽 인구가 4배로 늘어났다.

지구의 원래 주인은 박테리아 같은 단세포 생명체와 바이러스 같은 것이었다. 지구의 나이를 45억 년으로 보는데, 35억 년 전의 박테리아 흔적이 화석에 남아 있다. 지구상 최초의 생명체다. 박테리아가 모든 생명체의 조상이라는 말이 된다. 모든 식물과 동물은 이 단세포에 돌연변이가 거듭돼 만들어진 변종들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돌연변이를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돌연변이가 없었더라면 우리 인간도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계속해 바이러스도 변하고 인간도 변할 것이다. 이를 전쟁으로 볼 수도 있고 공생으로 볼 수도 있겠다. 지구상에서 인간과 바이러스가 서로 영역을 인정하며 공존한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한다. 사냥총으로 멧돼지가 인간의 영역을 침범하지 못하도록 경계를 지키며 공존하는 것처럼 말이다. 지금부터 다음 바이러스를 예측·연구하고, 예비군 훈련처럼 위기대응 시스템을 작동시키자. 다음 바이러스를 한결 가볍게 맞이하고자 한다면 한국이 앞장서서 주요 20개국(G20)과 글로벌 바이러스 연구, 방역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광형 KAIST 바이오뇌공학과 및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초빙석좌교수

서울대와 KAIST, 프랑스 국립응용과학원(INSA)에서 공부했다. 1985년부터 KAIST에서 인공지능, 바이오정보, 퍼지이론, 미래예측 분야를 연구 및 교육하고 있다. 현재 KAIST 교학부총장을 맡고 있으며 대통령소속 국가교육회의 위원, 국방부 국방개혁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4.[송호근의 분석] COVID-19의 진격, 현대문명 길을 잃다
[현대문명과 코로나]

조선
외적인 풍요로 질주한 현대 문명, 통신과 물류만 남긴채 통째 중단… 250년간 쌓은 탑 허약성 드러나
코로나 아직 1파도 안 끝나… 2파와 3파에 대비해야 할 때
지금의 경제정책 전면 폐기하고 완전한 새판 짤 준비 서둘러라

송호근 포스텍 석좌교수
송호근 포스텍 석좌교수
현대 문명은 약골이었다

팬데믹 공포, 인류가 겪었던 대재앙을 알긴 했지만 생애 처음 당한 바이러스의 진격에 당혹스럽다. 공상소설(SF)에서 뛰쳐나온 공포! COVID-19는 지구촌에서 가장 발달한 문명 지역을 먼저 강타했고, 점차 후진 지역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그 기묘한 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1차 팬데믹에 녹초가 된 선진국들이 잠시 휴전에 들어갈 즈음, 2차 팬데믹이 후진 지역에 몰아칠 것이다. 모든 국가가 국경을 봉쇄했다. 통신과 물류만 남긴 채 세계화 네트워크는 통째로 중단됐다. 21세기 인간의 조건과 삶의 환경이 일시에 마비된 것이다. 

가까운 시일에 복원 절차를 밟더라도 쓰나미에 폐허가 된 마을을 보는 듯한 허망한 심정을 지울 수 없다. 산업혁명 이후 250년 쌓아올린 문명의 체질이 이토록 허약했다니. 위풍당당했던 현대 문명의 행진이 초라한 몰골을 드러낸 것이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가시적인 것의 극대화, 보이는 것에만 집중했던 인류의 이기적 욕망 탓이었을까? 문명의 밝은 쪽만 바라봤을 뿐 '문명의 이면' '문명의 그늘'을 도외시한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는 중이다.

문명의 그늘

'문명'은 그리스어 'civilitas'의 변용이다. 시민적인 것, 세련된 것, 예절을 뜻한 이 말이 역사적 과정을 거쳐 '문명'(civilization)으로 변화했다. 예절 바름(civil) 개념이 우아, 세련, 풍족, 안락 관념을 흡수하면서 현대 물질문명의 본질로 정착한 것이다.

 결국 현대 문명은 개척과 발명, 성장과 발전, 생산성과 효율성 등 자연의 인위적 변용과 이기(利器)의 활용을 포괄하는 개념이 됐다. 생태계의 혼란과 자연의 반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조심스럽게 제기되었지만 외적 풍요, 가시적 성취를 향한 현대 문명의 질주를 막지 못했다. 

의과학자, 물리학자, 생물학자들이 가시적 세계의 안쪽을 본격적으로 탐험한 것은 불과 한 세기 정도다. 문명의 내부에서 번식하는 미립자의 세계는 여전히 미궁이다. 빌딩이 올라가고 도시가 팽창할수록 '문명의 그늘'은 더욱 짙어졌고, 교역, 인구 밀집, 인구 이동의 역학과 동선을 따라 미립자의 세계는 독자적인 제국을 형성했을 것이다. 우리가 모르는 그 제국의 영토에서 '비가시적인 것'들이 활기차게 번식해 왔음을 COVID-19는 가장 과격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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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자존심은 어디로… ‐ 하늘을 찌를 듯 치솟던 인류의 자존심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보이지 않는' 존재의 공격에 허무하게 무너졌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9일 현재 전 세계적으로 150만명이 넘는 확진자와 9만명에 가까운 사망자를 냈다. 사진은 지난 1일 해가 질 무렵 미국 뉴욕의 캘버리 공동묘지 모습. 멀리 미국의 성공과 풍요로운 삶을 상징하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 보인다. /AFP 연합뉴스
하버드 의대 학장의 축사

'하버드 의대'라는 책에서 읽은 한 구절이다. 학장이 입학식 축사를 했다. "인류는 겨우 40여 가지 질병만을 정복했을 뿐입니다. 우리는 아직 감기도 정복하지 못했습니다." 1960년대였기에 지금은 정복한 질병 리스트가 조금 길어졌을지 모른다. 알렉산더 플레밍이 항생제를 발견한 것이 고작 1928년, 치료에 사용한 때는 1940년대였다. 

천연두의 종식은 1977년, 결핵·콜레라·장티푸스를 이제 겨우 통제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홍윤철, '팬데믹'). 사스(SARS)와 메르스(MERS)도 다시 강력한 변종이 출현해 인류의 미래를 사정없이 흔들어댈 것이다. 진화는 변이(變異)이고, 변이는 균형을 깨는 과정이다. 문명이 호모사피엔스의 번성을 위해 자연과의 '위태로운 균형'을 깨면 깰수록 비가시적인 것들은 더욱 두려운 형태로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다.

COVID-19는 하나의 경고일 뿐이다. 그 하찮은 미립자는 현대의 안락이 무엇을 희생했는지를 일깨웠다. 우리가 추구한 문명적 가치가 과연 정상적인 것인지를 물었다. 불과 두어 달, COVID-19의 성취는 경이롭고 두렵다.

보이지 않는 적

문명은 '보이는 적'과의 전쟁에서 취득한 전리품이다. 무적함대의 상징인 루스벨트함이 무기력하게 운항을 중단했다. 한 발의 미사일 위협도 없었다. '보이지 않는 적'에게 당한 무장해제, 이제 세계는 비가시적 적과의 전쟁에 돌입하는 현실과 맞닥뜨렸다. 그 전쟁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100년 전 스페인 독감으로 5억명 감염에 5000만명이 죽었다. 

노동력 감소로 식량난이 발생했고 산업이 주저앉았지만 국민국가의 역량 내에서 힘겹게 수습해 냈다. 그런데 지금의 팬데믹 충격은 국력 문제가 아니다. 생산과 소비의 세계적 분업 네트워크를 여지없이 망가뜨렸기에 강대국조차 감당하기가 어렵다. 세계 최고 자동차 기업이 산소호흡기를 못 만들고, 최고의 패션 업체가 마스크 제조에 쩔쩔맨다. 

부품·식량·자원을 조달하지 못하는 부자 국가가 속출한다. 생산의 연쇄 고리가 끊기면 부국이든 빈국이든 기업 파산과 실업자 양산을 피할 수 없다. 불과 한 달간 미국에서 실업자가 1000만명 발생했고 중국에서는 2억명이 직장을 잃었다. 부품과 자원을 세계에 의존하는 한국은 초비상이다. 

아마 여름쯤이면 공포의 한계선인 실업자 100만을 돌파할지 모른다. 키신저가 지적했듯 글로벌 공급망의 본국 회귀와 성곽도시(walled city)로의 전환 위협에 모든 국가가 대비책을 세워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현대 문명이 오만하게 올라앉았던 '위태로운 균형'은 깨졌다. '국제 공조'의 소중함을 알지만 일단 한번 깨진 균형을 원상 복구하기란 쉽지 않다.

한국형 방역(防疫) 모델

전 세계 COVID-19 확진자 증가 추이 외

한국형 방역 모델에 대한 은근한 자부심이 퍼지고 있다. 촘촘한 정보망, 택배 시스템, 편의점, 선진적 건강보험과 양질의 서비스, 광범위한 검역과 신속한 대응 조치 등. 무엇보다 사회적 방역과 생활 방역에 솔선수범하는 시민 의식이 돋보였다. 외국의 부러움을 살 만한 우리의 자산임은 분명하다. COVID-19가 번성할 환경, 고(高)인구밀도, 고(高)접촉 문화, 고(高)도시 집중도의 삼중 위험을 적시의 정부 개입과 의료 인력·자원의 자발적 동원력이 막아냈다. 


그러나 느슨해질 때가 아니다. 두 달간 분투로 의료진은 지쳤다. 그런데 정부는 공(功)을 독점하려 하고, 정권은 총선 승리에 정신을 파는 사이 의료 체계 점검과 대체 인력 투입을 고민하는 주체는 묘연하다. '만주감모(感冒)'로 불린 스페인 독감은 3파였다. 한국에서만 750만명이 감염됐고, 14만명이 죽었다. 2파가 훨씬 강력했다. COVID-19 사태는 아직 1파도 끝난 상태가 아니다. 초여름에 1파가 끝나고, 언제 2파, 3파가 밀어닥칠지 모른다. 만약 확진자가 2만명에 달했다면 한국의 의료 체계는 붕괴했을 것이다.


 의료진의 탈진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형 방역 모델'은 모범이 아니라 반면교사로 운위됐을 것이다. 민간 부문의 신속한 대응력과 헌신이 1파를 통제한 일등 공신이다. 가구당 재난 수당 100만원, 의료진에게는 재난 극복 특별 수당을 지급해야 마땅하다. 발 벗고 나섰던 대구 동산병원은 심각한 재정 적자에 직면했다. 


앞에서 '적시의 정부 개입'이라 했지만, 갈팡질팡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물리적 거리 두기'도 지역 감염 후에야 선언했고, 마스크 분배 정책은 낙제점이었다. 2파에 대비하고 있는가? 의료진과 의료 기구, 병실과 의약품을 제때에 조달할 수 있는가? 낙관할 때가 아니다. 이번 사태에서 지자체의 역할은 돋보였다. 질본과 방역대책본부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


 그런데 누가 이들의 진단과 제언을 실행에 옮기는가? 2파와 3파에 대비한 방역 거버넌스는 견고한가? 대통령 주치의는 있어도 국민 주치의가 없는 나라가 한국이다. 차제에 국립 감염 전문 병원을 만들고 국가보건실(NHC·National Health Council)을 신설해야 한다.


메가톤급 대변동

COVID-19가 문명의 근본을 질문했듯이, 현(現) 경제정책의 '전면 폐기'와 '본격적 새판 짜기'가 아니고선 경제 쓰나미를 극복하기 어렵다. COVID-19는 소득 주도 성장같이 이념으로 치장한 시장에서 더욱 기승을 부린다. 시장 기능이 복원되지 않는다. 자영업과 소상공인의 절반 이상이 거리에 나앉는 상황, 대기업이 파산 직전에 몰리거나 중요 자산을 매도할 시기가 곧 닥쳐올 것이다. 


파산 도미노는 항공·자동차·철강·석유화학 등 한국 경제의 주력부대를 훼손하고, 월급 생활자를 덮칠 예정이다. 비정규직과 일용 노동자는 이미 타격을 받아 절망적이다.

 외국 거래 기업, 생산과 소비 시장, 금융이 비상 상태로 돌입한 지금 시장력을 훼손하는 것은 다 폐기 처분해야 한다. 임직원이 몇 달치 월급을 반납해도 항공기가 다시 뜰지는 미지수다.


 돈을 살포해도 공장이 다시 돌지도 의문이다. 금융·증권사의 현금 보유액도 파산 기업과 더불어 급격히 증발할 것이다. 생산과 소비의 세계적 위축은 내년에 더욱 치명적이다. 분업망이 크고 넓은 재벌 기업일수록 악재가 크다. 예컨대, 20만 협력업체를 거느린 자동차 산업이 붕괴하면 한국은 지옥이다. 해외 공장은 이미 멈췄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09/2020040904322.html



5.다산칼럼 '포스트 코로나'세상은 어떻게 바뀔까?

안세영 서강대 명예교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휩쓸고 간 다음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모든 분야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우선 서구 민주국가들이 절대적 가치로 여겨온 자유에 대한 재해석이다. 역사적으로 자유는 권력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따라서 국가가 전자팔찌를 채운다든지, 개인 위치 추적을 한다든지 하는 것은 서구사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개인 자유의 침해로 여겼다. 그러나 앞으로 미국, 유럽 등지에서는 코로나19 같은 새로운 적(敵)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어디까지 자유를 제한할지에 대한 광범위한 사회적 논쟁이 벌어질 것이다.

또 국방의 개념도 달라질 것이다. 지금까지는 적군의 침입으로부터 국토를 방위하는 것이 국방의 목적이었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보이지 않는 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국토를 방위하는 ‘방역(防疫) 국방’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방역 국방군(國防軍)은 상비군이 아닌, 위기 발생 때 민·관·군의 방역 전문가가 힘을 합치는 비상시 국가동원체제가 될 것이다.

다음으로 국제 경쟁의 기본 패러다임 변화다. 과거에는 큰 놈이 작은 놈을 잡아먹었다. 놀라울 정도로 급속히 확산된 코로나19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경험했듯이 앞으로는 빨리 움직이는 나라와 기업이 국제 경쟁에서 앞서나가게 될 것이다. 올 1월 초 코로나19가 국내에 번지기 전 우리 의료·바이오 벤처기업들은 재빨리 진단키트 개발에 들어갔고, 정부는 긴급사용승인제도를 통해 이를 보름 만에 실용화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도입했으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할 정도로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이 혼란의 와중에 한국 경제가 얻은 게 있다면 미래 먹거리 산업인 바이오산업의 국제화 가능성을 꼽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우리 시민의식의 놀라운 변화도 일어났다. 과거에는 법이나 사회적 규범을 어기는 사람이 있으면 일반 국민은 방관하고 국가가 개입해 통제했다. 그런데 자가격리 의무를 어긴 자에 대해 시민사회가 먼저 들고일어난 것에서 보듯이 법질서 유지에 대한 국민의 태도도 달라질 것이다.

당장은 세계 경제가 대혼란을 겪고 있지만 더 큰 리스크는 자유무역체제의 동요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비교우위 원리에 의해 각국이 국제 분업을 하고 자유무역으로 필요한 물자를 조달했다. 그런데 자유무역의 선봉에 선 미국이 마스크 같은 기초 방역장비 부족으로 혼란에 휩싸였다. 이에 미 의회는 기초 의료·방역장비의 자국 내 생산을 의무화하는 법안의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각국도 이를 따를 것이고, 세계무역의 상당 부분은 관리무역(managed trade) 체제로 전환될 것이다. 래너 미터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서방세계가 발등의 불을 끄고 나면 초기대응 실패의 책임을 묻기 위해 ‘반중(反中)동맹(Anti-China Agenda)’을 결성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코로나19를 먼저 극복한 것이 공산주의 체제의 우월성 덕분인 것처럼 ‘마스크 외교’를 펼치며 승리의 찬가(!)를 부르는 중국에 대한 서방세계의 반발이다.


사실 중국이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투명하게 대처했더라면 코로나19가 세계적인 우환(憂患)으로 확산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세계는 팬데믹(대유행) 발생 시 각국의 신속한 대응 의무와 책임에 대한 국제적 규범을 명확히 하고자 할 게 틀림없다. 이미 인도가 중국에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물어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소했다. 당연히 중국은 이에 반발할 것이고 세계는 반(反)중국과 친(親)중국 진영으로 양분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청와대와 집권 여당은 최근의 중국처럼 허황된 승리의 찬가를 불러선 안 된다. 마치 정부가 잘해서 방역 모범국가가 된 것인 양 자화자찬하며 이를 총선 아젠다로 활용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런데 이는 사실과 정반대다. 정부가 초기대응에 실패한 것을 의료 전문가 및 국민이 땀과 눈물로 극복한 것이다. 그런 사실을 절대 잊어선 안 된다.

https://www.hankyung.com/opinion/article/2020040990011


6.간추린뉴스


방심하면 2차폭발 이번주말만은 참자-꽃구경,술자리,단체모임,불필요한 야외활동

"해리스 미국대사 11월 사임할것,부임내내 좌절감 토로"

트럼프"WHO 모든게 중국위주" 아소다로 부총리"WHO는 중국보건기구"

일본 확진 폭증"도쿄의료체계붕괴될수도"

NYT"뉴욕 코로나 대부분 유럽서 유입"

면세점 명품매출74억->1억 롯데 소공점 까르띠에

김포공항 국제선이용9만->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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