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새해 맞아 소의 역사 재조명

신상구 | 2021.01.05 01:10 | 조회 3450

                                                               신축년(辛丑年) 새해 맞아 소의 역사 재조명
    
                        첨부사진1                                                                   이중섭의 '흰 소'. 사진=대전일보DB


         2021년 신축년(辛丑年)의 태양이 떠올랐다. 2020년은 유례 없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그 어느 해보다 힘들었던 해로 역사에 기록되겠지만 그럼에도 올해는 신성한 흰 소의 기운을 받아 코로나19를 딛고 일어서야 하는 해인 것만은 분명하다. 올해는 백의민족(白衣民族)에 걸맞은 흰 소의 해로, 코로나19와 소는 역사적으로도 관계가 깊다.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유일한 희망으로 대표되는 '백신' 개발이 바로 소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세계가 아닌 한반도를 중심으로 보더라도 지역 곳곳엔 소의 역사가 묻어나는 곳이 적잖다. 신축년을 맞이해 '소'의 역사를 조명해본다.

                                        1. 역사로 보는 백신 어원 '소'

    2021년 신축년과 맞물려 현 상황과 '소'와의 관계는 뗄래야 뗄 수가 없다. 인간을 비롯한 동물에 특정 질병 혹은 병원체에 대한 후천성 면역을 부여하는 의약품 '백신(Vaccine)' 어원이 소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Vaccine은 우두법(牛痘法)을 발견한 에드워드 제너(Edward Jenner)가 라틴어로 소를 뜻하는 Vacca를 차용해 쓰기 시작한 데 이어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r)가 Vaccine이라 명명해 현 시대까지 사용되고 있다. 1세대 백신 개발이 우두를 이용해 천연두를 치료하는 방법을 제안한 에드워드 제너에 의해 이뤄진 것이다. 에드워드 제너는 소를 키우는 사람들이 인간에겐 약한 증상만 일으키는 우두에 노출되면서 오히려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 천연두를 예방하기 위해 우두를 접종했고 이것이 효과가 있다는 점을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2세대 백신 개발의 주인공은 1880년대 루이 파스퇴르다. 파스퇴르는 광견병 백신, 콜레라 백신 등을 개발한 인물이다. 당시 독성이 없는 병원체를 통한 질병 예방 방법을 백신이라 부르진 않았었지만 파스퇴르가 제너의 천연두 예방법을 기리기 위해 자신이 개발한 광견병 예방법을 백신이라 부르게 됐고 이것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백신이라는 이름의 유래다. 이후 소아마비, 인플루엔자, 홍역, 파상풍, 디프테리아 등 다양한 전염성 질병에 대한 백신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많은 질병들의 발병률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로 시작된 백신 개발의 역사다.
                                          2. '소'와 함께해 온 지역 역사
    흰 소는 자연스럽게 국내 대표 작가인 이중섭을 떠올리게 하곤 한다. 이중섭의 대표작 중 하나인 '흰 소'는 한국의 토종 소인 황소를 흰색의 소로 표현한 것에서 백의민족인 한민족의 모습을 반영한 민족적 표상으로 해석된다. 특히나 지역 내에서도 소와 관련된 지명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듯이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흰 소는 우리 민족과 연관이 깊은 관계다.
     최근 국토지리정보원이 올해 신축년 소의 해를 맞아 전국의 고시 지명을 조사한 결과, 소와 관련된 지명은 731개로 용(1261개), 말(744개)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종류별로 보면, 마을이 566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섬 55개, 산 53개 등 순이다.
    충청권을 놓고 보면, 대전 12곳, 세종 1곳, 충남 85곳, 충북 40곳이다. 대전에서의 소 지명 대부분은 유성구에 밀집해 있다. 유성구엔 각장골, 맘골(心洞), 씨아골(柳溪), 오얏골, 우마장(牛馬場), 유디미(宋山), 접수(接水), 황소(黃水) 등 9곳이 있다. 이외 서구엔 소태봉(牛胎峯)과 정각골(正各洞), 중구엔 소라치라는 소 관련 지명이 존재한다. 세종엔 황우산이 있는데, 산세가 풍수지리상의 와우형(臥牛形)으로 소가 누워있는 형국이라는 데서 지명이 유래했다고 한다. 역사적 사례로 보면, 대표적으로 동학농민운동의 마지막 전투였던 '우금치 전투'가 벌어진 충남 공주 우금고개가 소와 관련된 지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소도둑이 많은 곳이라 해가 저물었을 때 소를 끌고 고개를 넘어가면 소를 빼앗길 수 있으니 소를 끌고 넘어가지 말라는 뜻을 담아 '우금(牛禁)고개'라 지어졌다. 충남은 전국 중 전남(204곳), 경남(96곳), 경북(94곳)에 이어 네 번째로 소 관련 지명이 많은 지역이다. 충북에서 또한 산의 모양이 소의 머리처럼 생겼다고 지어진 우두령(牛頭嶺)을 비롯해 40곳이 있다.

우금터널(우금티터널) 모습. 사진 제공=국토지리정보원


                    3. 신축년에도 코로나19…'우보호시(牛步虎視)'해야
    우보호시는 '소같이 신중하게 행동하고 호랑이같이 예리하고 무섭게 사물을 본다'는 의미를 지닌 사자성어다. 특히나 흰 소는 행동을 하기 전에 생각을 깊이 하고 계획을 철저하게 세우는 근면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 책임감도 강해 일을 시작하면 꾸준히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동물로 여겨진다. 소의 특성에서 비롯된 모든 일의 시작부터 끝이 나는 순간까지 신중함을 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에 이어 올해 또한 전 세계가 절체절명의 해인 것만은 자명하다. 백신 개발로 인해 안도감을 쉬는 이들도 적잖겠지만 그럼에도 코로나19 종식까지 쉬 안심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일부 국가에서 변종 코로나19가 발생하는 등 아직까지 코로나19와 우리의 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던 'K-방역' 신화도 잠시, 연일 1000명대에 달하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속출하고 있는 상태다.
    유례 없는 코로나19 사태 속 답은 우보호시에 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될때까지 신중히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국가 뿐만 아니라 국민들 또한 마찬가지다. 방역 체계를 구축하는 정부 뿐만 아니라 국민 스스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전제가 성립돼야만 감염병은 사라질 것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되는 그 날까지 안심은 금물이다. 강정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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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행정구역별 소띠지명 분포도.


첨부사진3충북 청주 '우암산' 정상 표지석과 등산 안내 표지판 모습. 사진 제공=국토지리정보원

                                                                                        <참고문헌>
    1. 강정의, "[2021년 흰소의 해]백신 어원은 소… 코로나 종식까지 우보호시(牛步虎視)를", 대전일보, 2021.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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