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치산 토벌대장 차일혁과 빨치산 대장 이현상

신상구 | 2020.10.04 03:08 | 조회 4702

                                                      빨치산 토벌대장 차일혁과 빨치산 대장 이현상


                                                                      이 땅의 평화를 기원하며

 

                                                      이른 아침 들판에 나가

                                                      일하는 농부에게 물어 보라. 

                                                      공산주의가 무엇이며 자본주의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겠는가.

 

                                                     지리산 싸움에서 죽은 군경이나 빨치산에게 물어보라

                                                     공산주의를 위해 죽었다

                                                     민주주의를 위해 죽었다 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겠는가 ?

 

                                                      그들은 왜 죽었는지

                                                      영문도 모른다고 할 사람이 태반일 것이다.

 

                                                      이 싸움에서 어쩔 수 없이 하지만

                                                     후에 세월이 가면 다 밝혀질 것이다.

 

                                                      미국과 소련 두 강대국 사이에 끼여 벌어진

                                                      부질없는 골육상쟁 동족상잔이었다고

 

                                                      <서남지구 전투경찰대 제2연대장 차일혁 총경>

 

    이 시를 읽으면 언제나 가슴이 뭉클해진다. 한국전쟁이 끝난지 5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우리 사회는 우파, 좌파의 이념 대립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데, 서로 총칼로 죽이고 죽는 전쟁 중에 빨갱이라면 무조건 죽여야 한다고 광분하던 시절에 전쟁의 원인을 정확히 보고 전쟁의 부질없음을 적고 있다. 그 분의 인간적 양심과 용기와 혜안(慧眼)에 존경을 표하고 싶다. 더구나 이 시를 지은 분이 빨치산의 신화적 존재인 '이현상'을 사살한 빨치산 토벌대장이었다니 더욱 놀랍다.

    한국전쟁 당시 정부는 지리산에서 활약하는  빨치산의 근거지를 없애기 위해 화엄사를 소각할 것을 명령하였는데, 차일혁 대장은 국보인 화엄사 각황전의 문짝 하나만 떼내어 불태우고는 상부에 화엄사를 소각하였다고 보고하였다. 그때 차일혁 대장이 아무런 역사 의식 없이 명령대로 화엄사를 불태웠다면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금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 화엄사에는 차일혁 대장의 공덕비가 세워져 역사의 교훈을 알려주고 있다.

    1953년 9월 17일 차일혁 부대는 지리산 빗점골에서 이현상을 사살하였다. 사살된 이현상의 시신은 경찰 간부들의 과잉 충성으로 이승만 대통령에게 보여주기 서울로 운송되어 왔고, 창경원에서 일반인에게 공개되었다. 그 후 이현상의 시신은 화개장으로 돌아왔는데 친척들도 역적이라며 인수를 거부하였다. 차일혁 대장은 빨치산 토벌을 함께 한 전투경찰대 5연대장 정인주 총경과 상의하여 이현상의 시체를 정중히 화장하기로 결정하였다. 비록 공비의 괴수로서 국가를 혼란하게 하였지만 그래도 서로가 한판 겨루었던 상대로서 정중히 장례를 치루어 주는 것이 적장(敵將)에 대한 예우라 생각했던 것이다.

    1953년 10월 8일 차일혁 대장은 2연대 본부 옆에 있는 섬진강 백사장에서 이현상의 시체를 화장하였다. 그의 유품인 염주도 함께 화장했다. 지리산 칠불암이 소각되고 주지가 피살되어 갈 곳이 없어 차일혁 부대에 몸을 의탁하고 있던 스님에게 독경을 부탁하였다. 화장이 끝난 후 차일혁 대장은 이현상의 뼈를 자신의 철모에 넣고 M1 소총으로 빻아 섬진강 물에 뿌렸다. 그리고 차일혁 대장은 권총을 꺼내 허공을 향해 3발을 쏘았다.

    그것은 이현상이 가는 길에 부치는 차일혁의 조사(弔辭)였으며, 지리산에서 숨져간 수 많은 원혼들에게, 초라한 모습으로 삶을 끝낸 이현상에게 보내는 조사였다. 그리고 다시는 동족상잔의 비극이 없기를 기원하는 그의 외침이기도 하였다.

    차일혁 대장은 이현상을 정중히 화장하였다는 이유로 상부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리산에서 차일혁 대장과 함께 빨리산을 토벌하고, 이현상을 정중히 화장해 준 5연대장 정인주 총경은 전쟁이 끝난 후 속세의 인연을 끊고 불교에 귀의하여 스님이 되었다.

   차일혁 대장은 일선 경찰서로 복귀하여 공주경찰서장  재직시절, 1958년 8월 9일 금강에서 수영하던 중 그의 아들 차길진이 보는 앞에서 물속으로 들어가더니 나오지 않았다. 심장마비로 별세하였다.     

 

                         차일혁 대장                                                      이현상

                                                                (6.10 만세운동으로 구속되어 서대문형무소에서)

      

 

       두 사람 모두 일제시대에 독립운동을 한 사람들이다.

       차일혁 대장은 중국 황포 군관학교를 졸업하고 3년간 중국군 장교로 근무하면서 일본군 요인암살 등 

  독립운동을 하였으며,  해방 후 귀국하여 당시 미 군정의 보호아래 있던 종로경찰서의 악명 높은 삼륜 

  (三輪) 경부와  헌병사령관을 저격하였다.

       이현상은 일제시대 때부터 노동운동, 독립운동으로 12년간 옥살이를 하였다.  나라를 찾겠다는 신념으

  로 독립운동을 한 사람들이 나라가 독립되어서는 서로 총을 들고 싸우게된 것 이다.  

      두 사람 모두 총을 들고 서로 싸우면서도 사로잡은 상대방의 포로들은 최대한 인간적으로 대해 주었다

  고 한다.  

                                                                             <참고문헌>

      1. 무하유, "빨치산 토벌대장 차일혁", 사람사는 세상,  2008.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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