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재 신채호 저『조선상고사』의 구성과 특징 및 역사적 의의

신상구 | 2014.12.11 02:16 | 조회 8836

                                 단재 신채호 저『조선상고사』의 구성과 특징 및 역사적 의의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향토사학자, 시인) 신상구

                                                      1.『조선상고사』의 구성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 1880-1936)은 대전광역시 중구 어남동 출신으로 항일독립운동을 하면서도 백두산 등산, 광개토대왕릉 답사 등 고구려와 발해의 고적지를 돌아보고 우리의 잃어버린 웅혼한 역사를 복원하기 위해『조선상고사』, 『조선상고문화사』, 『조선사연구초』등 수많은 역사서를 집필하였다.
  단재 신채호의 대표적 저서인『조선상고사(朝鮮上古史)』는 단군시대로부터 백제의 멸망과 그 부흥운동까지 우리나라 상고시대의 역사를 대륙사관과 민족사관에 입각해 기록한 역사책이다. .
『조선상고사』는『조선일보』학예란에 1931년 6월 10일자부터 103회에 걸쳐 연재되었고, 이후 1948년 종로서원에서 단행본으로 발행되었다. 원래 이 책은 신채호의 『조선사』 서술의 일부분이었으나, 그 연재가 상고사 부분에서 끝났기 때문에 『조선상고사』로 불려지게 되었다.
  『조선상고사』는 전 12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1편 총론, 2편 수두시대, 3편 3조선 분립시대, 4편 열국쟁웅시대(列國爭雄時代) 대(對) 한족 격전시대, 5편 (1) 고구려 전성시대, (2) 고구려의 중쇠(中衰)와 북부여의 멸망, 6편 고구려·백제 양국의 충돌, 7편 남방제국 대 고구려 공수동맹, 8편 3국 혈전의 시(始), 9편 고구려 대수전역(對隋戰役), 10편 고구려 대당전역(對唐戰役), 11편 백제의 강성과 신라의 음모 등이다.
   단재 신채호는 제1편 총론에서 역사이론을 전개했다. 그는 역사를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으로 파악하였다. 즉, 그는 역사 발전의 원동력을 사물의 모순·상극(相克) 관계에서 파악하고 있다. 이는 헤겔(Hegel)류의 소박한 변증법적 논리가 도입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그는 이러한 모순·투쟁 관계가 역사로서 채취되기 위해서는 시간적인 상속성과 공간적인 보편성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그는 총론에서 역사학 연구의 방법론도 제시하고 있다. 역사를 객관적으로 서술하기 위해서는 사료의 선택·수집·비판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실증주의(實證主義)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이념과 방법을 제시하면서, 신채호는 과거의 사대주의적 이념에 입각해 한국사를 서술한 유학자들과 당시 근대적 역사학을 한다는 식민주의 사가들을 비판하였다.
                                                     2.『조선상고사』의 특징              
   단재 신채호 선생이 항일독립운동을 하면서 저술한『조선상고사』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종래의 단군·기자·위만·삼국으로 계승된다는 역사 인식체계와 단군·기자·삼한·삼국의 역사 인식체계를 거부하고 실학시대 이종휘(李種徽)의『동사 東史』에서 영향을 받은 듯, 대단군조선·3조선·부여·고구려 중심의 역사 인식체계를 수립하였다. 대단군조선과 불·신·말의 3조선 설에는 문제가 많지만, 그가 이러한 체계를 위해 전후삼한설(前後三韓說)을 주장하고 삼한의 이동설을 제시한 것은 고대사 연구에 큰 자극을 주었다.
   둘째, 상고사의 역사 무대를 중국 동북쪽 지역과 랴오시(遼西) 지역에까지 넓혔고, 단군시대에 산둥(山東) 지역을 경영했다는 주장도 나오게 되었다. 김부식(金富軾)이 쓴 『삼국사기』나 그 뒤의 대부분의 역사책들이 한국사의 본격적인 전개시기를 삼국시대 이후로 보았기 때문에 그 무대도 한반도와 만주 일부에 국한되었다. 한국사의 타율성론(他律性論)을 강조했던 식민주의사관론자들도 한국사의 전개 무대를 한반도 내로 축소시켰다. 신채호는 이와 같은 종래의 주장들에 반대하고 한국사의 본격적인 전개 시기가 삼국 이전이요, 활동 무대도 북으로 북만주, 서남쪽으로 랴오시·발해만 유역·직예성·산둥·산시·화이허(淮河)·양쯔강 유역까지 미쳤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종래의 한사군의 반도내 존재설에 반대하고, 한사군이 실재하지 않았거나 요하(遼河)지역에 존치(存置)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셋째, 삼국 중 고구려와 백제는 중시하고 신라는 중시하지 않았다. 역사를 투쟁의 기록으로 파악한 단재사관에서 고구려는 우리 민족을 외세로부터 보호하고 대외투쟁에서 승리를 거둔 이상적 국가이다.『삼국사기』에서는 고구려가 서기전 37년부터 서기 668년까지 705년간 존속한 것으로 되어 있으나, 신채호는 고구려 900년 설을 내세우면서 앞부분 200여 년이 삭감되었다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신채호는 한무제와 대결한 세력이 고구려라고 주장하였다. 백제는 부여·고구려를 계승한 나라로서, 고구려와 같이 대외경략에서 뚜렷한 업적을 남겼다고 하였다. 즉, 근구수왕과 동성왕 때 중국의 랴오시·산둥 지방과 일본 전역을 식민지로 삼았다는 것이다.『조선상고사(朝鮮上古史)』에서 백제의 부흥운동이 자세하게 기록된 것은 이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고구려·백제에 비해서 신라는 대외투쟁을 거의 경험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삼국통일의 경우 당(唐)세력을 끌어들였다. 그 결과 고구려의 옛 영토를 상실하게 되었다. 따라서, 단재 신채호는 통설로서의 삼국통일은 민족사에 긍정적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리면서, ‘김유신(金庾信)의 음모’라고 단정하게 되었다.
                                             3. 『조선상고사』의 역사적 의의와 평가
  단재 신채호는 종래의 사대주의적 반도사관과 식민사관을 배척하고 자주적인 대륙사관과 민족주의 사관에 입각해『조선상고사』를 저술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가 있다.
  우리가 잃어버렸던 장엄하고 장구한 역사를 되찾기 위해 대하역사소설 <대발해>를 쓴 소설가 김홍신은 ‘민족의 심장을 쳐서 움직인 책’ <조선상고사>는 우리 근대사의 걸출한 선비인 단재 신채호가 단군시대로부터 백제의 멸망과 부흥운동까지의 우리 역사를 민족사관의 곧은 시선으로 기술하여 한국 근대사학의 주춧돌이 되도록 해준 명저라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단재 신채호가 <조선상고사>에서 상고시대 우리 역사가 중국 동북지역과 랴오시 지역까지 미쳤고 단군시대에는 산둥반도까지 경략했다는 역사적 진실을 발굴한 점을 크게 평가했다. 그리고 <조선상고사>는 기존의 굴종사관에서 벗어나 고조선, 부여, 고구려 중심의 역사인식으로 사대주의적 관점을 바로잡은 민족주의적 역사서로 평가했다.  
   그런데 교조적(敎條的)이고 독단적(獨斷的)이며 교설적(敎說的)인 성격이 많이 나타나면서 민족주의 의식이 지나치게 투영되어 역사 서술과 그 가치 평가의 공정성을 감소시킨 것도 있다. 어떤 부분에서는 그가 애써 강조한 실증성이 결여된 것도 있다. 따라서『조선상고사』의 내용은 비판적으로 수용되어야 한다.
                                                              <참고문헌>
   1.「조선사」,『조선상고사(朝鮮上古史)』, 종로서원, 1948.
   2.「조선상고사」,『단재신채호전집』,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1972·1977.
   3. 이만열,「단재 신채호의 고대사 인식시고」,『한국사연구』 15, 1978.
   4.「단재 신채호와 민족사관」,『단재신채호선생탄신백주년기념논집』, 1980.  
   5. 이만열,『주석 조선상고사』 상·하, 1983.
   6.「조선상고사」(네이버 지식백과),『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2014.
   7. 김홍신, “잃어버린 역사 되찾는 가르침 - 김홍신의 내 인생의 책 ③”, 경향신문, 2014.12.10일자. 1면. 
                                                              <필자 약력>
   .1950년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락리 63번지 담안 출생
   .백봉초, 청천중, 청주고, 청주대학 상학부 경제학과를 거쳐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사회교육과에서 “한국 인플레이션 연구(1980)”로 사회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UBE) 국학과에서 “태안지역 무속문화 연구(2011)"로 국학박사학위 취득
   .한국상업은행에 잠시 근무하다가 교직으로 전직하여 충남의 중등교육계에서 35년 4개월 동안 수많은 제자 양성
   .주요 저서 :『대천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1994),『아우내 단오축제』(1998),『흔들리는 영상』(공저시집, 1993),『저 달 속에 슬픔이 있을 줄야』(공저시집, 997) 등 4권
   .주요 논문 : “천안시 토지이용계획 고찰”, “천안 연극의 역사적 고찰”, “천안시 문화예술의 현황과 활성화 방안”, “항일독립투사 조인원과 이백하 선생의 생애와 업적”, “한국 여성교육의 기수 임숙재 여사의 생애와 업적”, “민속학자 남강 김태곤 선생의 생애와 업적”, “태안지역 무속문화의 현장조사 연구”, “태안승언리상여 소고”, “조선 영정조시대의 실학자 홍양호 선생의 생애와 업적, "대전지역 상여제작업의 현황과 과제”, "천안지역 상여제조업의 현황과 과제" 등 58편
   .수상 실적 : 천안교육장상, 충남교육감상 2회, 통일문학상(충남도지사상), 국사편찬위원장상, 한국학중앙연구원장상, 자연보호협의회장상 2회, 교육부장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문학 21> 신인작품상, 국무총리상, 홍조근정훈장 등 다수
   .한국지역개발학회 회원, 천안향토문화연구회 회원, 대전 <시도(詩圖)> 동인, 천안교육사 집필위원, 태안군지 집필위원, 천안개국기념관 유치위원회 홍보위원, 대전문화역사진흥회 이사 겸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보문산세계평화탑유지보수추진위원회 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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