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헌 윤봉길 의사의 농촌부흥운동과 독립운동

신상구 | 2022.04.27 05:15 | 조회 4500


                               매헌 윤봉길 의사의 농촌부흥운동과 독립운동

 

  윤봉길 의사, 안중근 의사, 김구 선생, 한용운 선생 등 대한민국의 독립운동가들은 조선의 독립에서 나아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와 평화를 추구했다.

  그런데 친일인명사전은 있는데 독립운동가 인명사전이 없다는 건 부끄러운 일 아닌가. 그래서 2015년 4월 독립기념관 산하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에 편찬위원회를 출범시켜 1만6000여 명에 달하는 독립운동가의 생애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려 했다. 2024년 최종 마무리되는데,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특별판이 나왔다. 인명사전은 학계에 축적된 연구 성과 위에 독립운동가의 성장 배경과 사상, 업적 등 생애를 종합 정리한 책이다. 따라서 독립운동가의 삶을 통해 독립정신과 세계평화의 소중함을 깨닫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윤봉길 의사는 100년 전 3·1운동을 겪으면서 일제 교육(덕산보통공립학교 재학)을 거부하고 한학을 배웠고, 이후 동아일보와 ‘개벽’ 등을 통해 신문물과 신사상을 접했다(매헌윤봉길기념사업회 자료). 1926년 서당(오치서숙)을 졸업하고 야학을 열어 토론회와 강연회를 연 것도 이웃들의 무지를 깨우고 실력을 키우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농촌계몽서인 ‘농민독본’ 3권을 집필했고, 농촌 진흥을 목표로 ‘월진회(月進會)’를 조직해 농가 부업 등 다양한 활동을 폈다.

  일제의 감시와 탄압으로 농촌 부훙운동이 위기에 봉착하자 윤봉길(1908~1932) 의사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1930년 3월 6일 ‘장부출가생불환’(丈夫出家生不還·대장부가 집을 나가면 뜻을 이루기 전에는 돌아오지 않는다)이라는 글을 남기고 상해로 떠났다.

  윤 의사는 1930년 중국 다롄(大連)을 거쳐 칭다오(靑島)로 건너가 독립운동 근거지를 모색하면서, 세탁소 직원으로 일하며 모은 돈을 고향에 송금하기도 했다. 1931년 8월 임시정부가 있는 상하이(上海)로 활동 무대를 옮긴 뒤 김구 선생을 찾아가 독립운동에 신명을 바칠 각오를 알렸다. 이듬해 1월 일본이 시라카와(白川義則) 대장을 사령관으로 ‘상해사변’을 일으켜 중국을 침략하자 윤 의사는 야채상으로 가장해서 일본군 정보를 탐지했다. 결국 4월 26일 한인애국단에 입단하고, 3일 뒤 상하이 훙커우(紅口) 공원에서 열린 ‘천장절(일왕 생일 축하연) 및 전승 기념식장’에 물병 폭탄을 던져 일본군 대장 시라카와 등 군 수뇌부를 섬멸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창설한 특공대 ‘한인애국단’ 단원으로 수행한 윤 의사의 특공 작전이자 의거(義擧)는 침략의 깃발을 높이 든 일제(日帝)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당시 국민당 정부 장제스(蔣介石)는 “100만 중국군과 4억 국민이 하지 못한 일을 조선의 청년이 해냈다”며 극찬하고, 한국광복군 창설 등 임정을 적극 지원하게 된다. 장제스는 1943년 11월 카이로 회담에 연합국 수장들을 설득해 한국의 독립을 보장한다는 특별조항을 넣어 광복의 단초를 마련했다.

  1932년 훙커우 공원 의거 이후 일본 헌병대 신문 내용을 보면 당시 윤 의사의 국제정세 판단과 선견지명이 잘 나타나 있다.

 

  “현재 조선은 실력이 없기에 적극적으로 일본에 반항해 독립함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세계대전이 도래해 강국 피폐의 시기가 도래하면 그때야 조선은 물론 각 민족이 독립할 것이다…우리들 독립운동자는 국가성쇠의 순환을 앞당기는 것으로 그 역할을 삼는다… 따라서 금회의 사건(윤 의사의 의거)이 당장 독립에 직접 효과가 없음을 잘 알고 있지만, 조선인의 각성을 촉구하고 세계로 하여금 조선의 존재를 명확히 알게 하는 데 있다…현재 세계지도에 ‘조선’은 일본과 동색으로 채색되어 조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상황이지만, 차제에 조선이라는 개념을 이러한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새겨 넣는 것은 장래 우리들의 독립운동에 결코 헛된 일은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


  윤봉길 의사 가족이라고 해서 예우를 받으며 살았다고 생각하겠지만, 일제강점기는 물론이거니와 생전에 할머니(윤 의사의 부인 故 배용순 여사· 1907~1988)가 할아버지 기념행사에 참석하면 ‘(윤 의사는) 사람들을 죽인 사람인데 뭘 그리 대단한 행사를 하느냐’는 가슴 아픈 소리를 종종 들었다. ‘일본식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한 말이겠지만, 독립운동가 유가족과 후손들은 올바른 역사교육이 왜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끼며 살았다. 당시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기념하는 행사장에서 예우를 받기는커녕 밥 한 끼 얻어먹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윤 의사의 모친 김원상 여사)는 아주 강한 분이셨다고 들었다. 아들의 의거 이후 일본 순사들이 수시로 집을 뒤지면 ‘나부터 죽여라’고 항의하고, 울분으로 흙벽에 머리를 받으면 벽이 움푹 들어갈 정도로 강인한 분이었다. 증조할머니는 집안의 기둥이었고, 증조할아버지(윤 의사의 부친 윤황)는 가족을 위해 묵묵히 농사를 지으며 든든한 울타리가 돼주셨다.

 

  독립운동가들의 항일운동이 당시 국민의 통합을 이뤄냈듯이 현재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산업화와 민주화, 지역과 세대를 통합해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 또한 보람찬 일이라고 생각한다. 산업화의 땀과 민주화의 피의 가치를 존중하고, 조화로운 세상 만들기에 역할을 하고 싶었다.

  2022년 4월 29일 윤봉길 의사 상해의거 100주년을 계기로 하여 남북이 함께하는, 마음이 하나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대산 신상구 국학박사 주요 약력>


  .1950년 6월 26일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락리 63번지 담안 출생

   부친 신종순(辛鍾淳), 모친 유옥임(兪玉任) 사이의 5남 2녀 중 장남

  .아호 대산(大山) 또는 청천(靑川), 본관 영산신씨(靈山辛氏) 덕재공파(德齋公派)

  .백봉초, 청천중, 청주고, 청주대학 상학부 경제학과를 거쳐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사회교육과에서「한국 인플레이션 연구(A study of korean inflation」(1980.2)로 사회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UBE) 국학과에서「태안지역 무속문화 연구(A study of shamanic culture in Taean)」(2011.8)로 국학박사학위 취득

  .한국상업은행 종로구 재동지점에 잠시 근무하다가 교직으로 전직하여 조치원중, 조치원여고, 삽교중, 한내여중, 천안북중, 천안여중, 태안중, 천안중 등 충남의 중등학교에서 35년 4개월 동안 수많은 제자 양성

  .주요 저서 :『대천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1994),『아우내 단오축제』(1998), 『한국 노벨문학상 수상조건 심층탐구』(2019.3.15),『흔들리는 영상』(공저시집, 1993),『저 달 속에 슬픔이 있을 줄야』(공저시집, 1997) 등 5권.

  .주요 논문 :「태안지역 무속인들의 종이오리기 공예에 대한 일고찰」(2010),「대전시 상여제조업의 현황과 과제」(2012),「2020년 노벪문학상 수상자인 루이즈 글릭의 생애와 문학세계」(2020) 등 118편

  .주요 발굴 : 민촌 이기영의 천안 중앙시장 3·3항일독립만세운동 기록(2006)

              포암 이백하 선생이 기초한 아우내장터 독립선언서(2007)

  .수상 실적 : 예산군수 감사장, 대천시장상(2회), 천안시장상(2회), 천안교육장상, 충남교육감상(2회) 통일문학상(충남도지사상), 한국문화원연합회장상, 국사편찬위원장상, 한국학중앙연구원장상, 자연보호협의회장상(2회) 교육부장관상(푸른기장),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문학 21』시부문 신인작품상,『문학사랑』·『한비문학』 문학평론 부문 신인작품상, 국무총리상, 홍조근정훈장 등 다수

  .동아일보·중앙일보·조선일보·경향신문·한국일보·서울신문·서울일보·신아일보·문화일보·전국매일신문·시민신문·천지일보 등 중앙 일간지, 대전일보·충청일보·충청투데이·중도일보·동양일보·금강일보·중부매일·충남일보·중앙매일·충청타임즈·충청매일·대전투데이·충청신문·충북일보·우리일보·시대일보·중부일보·영남일보 등 지방 일간지, 충남시사신문·천안일보·충남신문·천안투데이·아산투데이·아산시사신문·예산신문·태안신문·태안미래신문·홍성신문·보령신문·내포시대·진천신문·증평신문·옥천신문 등 주간신문, 아산톱뉴스·천안일보·디티뉴스·대전뉴스·충청뉴스·충청뉴스인·시티저널·충북인뉴스·굿모닝충청·대전문화신문·예산뉴스 무한정보·백제뉴스·괴산타임즈·코리안스프릿 등 인터넷신문 등에 수백 편의 칼럼 기고.

  .30년 간 우리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환경운동 전개, KBS 중앙방송국 라디오 <논술 광풍>프로 출연, STB 상생방송 <홍범도 장군> 프로 출연, KBS 대전방송국·MBC 대전방송국·CJB 청주방송국 라디오 <아우내장터 독립선언서 발굴> 프로 출연

  .대전 <시도(詩圖)> 동인, 한국지역개발학회 회원, 충남민주시민교육연구회 회원, 한국사회과교육연구회 회원, 한국국민윤리교육회 회원, 천안향토사 연구위원,『천안교육사 집필위원』,『태안군지』집필위원, 천안개국기념관 유치위원회 홍보위원, 대전문화역사진흥회 이사 겸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보문산세계평화탑유지보수추진위원회 홍보위원, 동양일보 동양포럼 연구위원, 통합논술 전문가, 평화대사, (사)대한사랑 자문위원, 천손민족중앙회본부 연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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