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지금 윤리가치로 공동체 이끌 지도자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지금 윤리가치로 공동체 이끌 지도자 필요하다
우리가 몸담고 사는 대한민국의 역사는 길지 못하다. 3·1운동 때 태동한 민족의식은 광복과 6·25전란을 겪으면서 휴머니즘에 입각한 자유민주주의로 이어졌고 이는 국시로 선포됐다. 그 정신 덕분에 대한민국은 지금 세계가 공인하는 민주국가가 되었고, 경제적으로는 10위권의 위상까지 차지하게 되었다. 정치계의 지도력도 없지 않았으나 자유 민주정신을 염원하는 국민들이 희생한 결과였다. 특히 경제계를 이끌어 온 기업계 인사들의 공헌이 지대했다. 공정하게 평가하면 정치계보다 기업계 선도자들의 노고가 더 컸던 것이 사실이다. 노동조합보다는 일을 사랑하는 근로자들에게 감사하고 싶은 마음이다. 사회적 시련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누구도 국민의 애국심과 저력을 경시하거나 의심하지는 않는다.
박근혜 정부의 실책과 ‘나라다운 나라’를 염원하는 국민적 호소에 힘입어 태어난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적지 않았다. 준비된 정권이어서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조국을 건설할 것이라는 선언도 했다. 통합과 협치, 공정하고 정의로운 국정을 계속 강조해 왔다. 그럼에도 정권 초창기부터 국민의 기대와 어긋나기 시작했다. 정치의 방향이 차질을 빚고 청와대를 비롯한 정권 담당자들이 좌파로 불리는 운동권 중심으로 선출되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애국심을 의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국민의 자유와 행복보다 이념적 정권에 더 집착하면 과거에 실패한 대통령들과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애국심의 상실이다. 감옥에 가서라도 국민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애국심이다. 대통령은 국민을 위하는 지도자이지 지배하는 권력자여서는 안 된다. 사회 지도자들만큼도 국민을 위하지 못하는 사람은 대통령이나 엘리트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정치인들도 국민을 위해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 대통령을 위해 국민을 수단으로 삼는 과오는 용납될 수 없다. 그런 우려는 취임 후부터 현실화되었다. 지금은 누구도 대통령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정권 핵심 인사들의 발언과 행위는 신뢰를 잃은 지 오래다. 협치는 물론 공정과 정의는 반복할수록 국민들의 배신감을 더해 줄 뿐이다. 이념을 위한 정권이 국민을 위하거나 목적으로 삼은 전례가 없다. 지금 우리가 그런 퇴락의 길을 가고 있다.
경제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세계경제는 계속 새로운 도전을 요청한다. 150년이나 낙후된 사회주의 경제이론을 적용시킬 여건이 못 된다. 지금까지의 실패를 자인해야 한다. 경제의 방향을 전환하고 실무자들을 일찍 바꿨어야 했다. 대통령은 두 경제 방향을 합친 제3의 포괄경제를 의도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미 적시를 놓친 셈이다. 우리는 무엇이나 할 수 있다는 진영논리를 버려야 한다.
이러한 공동 책임을 이끌어 갈 새로운 지도자가 요청된다. 자연의 시간은 기다리면 된다. 그러나 역사의 시간은 미래를 창조할 수 있는 지도자들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 오늘을 보내야 내일이 오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1. 김형석, "대한민국은 지금 퇴락의 길에 있다", 동아일보, 2020.9.25일자. A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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