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巫俗)의 허와 실

대선 | 2022.08.17 01:13 | 조회 4140


                                              무속(巫俗)의 허와 실

 

   무속은 간단하지 않다. 1만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원시 종교이다. 무속에는 3대 기능이 있다. 첫째 예언, 둘째 치병(治病), 셋째 안심(安心) 기능이다. 따지고 보면 이 3가지 기능은 제도권 종교의 역할과도 겹쳐지는 부분이다.

   무속과 제도권 종교는 그 기본 골격이 같다는 말이다.

   우선 안심 기능을 보자. 프로이드와 카를 융의 후예들이 이 기능을 대체하고 있다.

무속에 가지 않고 심리상담소로 가게 되었지만 일부 한국 사람은 무속에 가야지 속이 시원해진다.

   20년 전쯤 우면산 아래에 사진점쟁이라고 하는 유명한 점쟁이가 있었는데, 여기로 점을 치러 가면 특징이 열댓명의 고객들을 한 방에 몰아 넣고 오픈 방식으로 점을 치는 행태였다.

방에 같이 앉아서 그 사람의 점괘, 즉 내밀한 사생활의 문제들을 모두 들을 수 있다는 게 민망하기도 하였다.

   ‘너 신랑은 바람을 피워야 사업이 잘돼, 열 여자도 부족해. 그러니까 너무 안달복달하지 마!’

‘당신은 몸에서 구린내가 나네. 혹시 정화조 사업 하는 사람이여?’

   ‘지금은 아들이 백수이지만 40대 중반이 되면 문서를 만져서 크게 돈을 벌게 돼. 좀 참고 기다려!’ 등등.

   점집에 앉아서 이런 점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나름대로 심리 치료가 된다. 다른 사람 고민도 나랑 비슷하구나! 하는 깨달음이다.

   치병의 사례를 보면 러시아의 라스푸틴(1869~1916)이 있다. 193㎝ 장신이었다. 러시아 황제의 아들 로마노프 황태자의 난치병을 고쳐 주어서 황실의 전폭적인 신임을 얻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무속이 가지고 있던 치병 능력을 현대화된 종합병원이 대체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예언 기능이 문제이다. 인공지능 AI가 아무리 딥 러닝을 돌려 보아도 인간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다.

   AI의 천적은 무당이다. 운명에 대한 욕구, 즉 운욕(運欲)은 여전히 시장에서 끊임없이 요구하는 강력한 수요이다. 시장의 수요가 있는 한 공급은 이루어진다. ‘미친X 널뛰는 팔자’인 사업가와 정치인은 강력한 수요자이다.

   물론 무당의 점괘가 다 맞는 것은 아니고 틀릴 때도 많다. 유능한 주식 전문가를 시장에서 가려내는 것처럼, 용한 점쟁이도 그 승률을 시장에서 가려낸다.

   무속의 문제점 사적 욕망에 치중한다는 점이다. 공심(公心)이 희박하다.

   ‘영발(靈發)’의 파워를 사리사욕을 채우는 수단으로만 이용하면 천벌을 받는다.

   권력과 가까운 무당이 공심이 없고 이권 챙기는 데 몰두하면 위험해진다.

                                          <참고문헌>

   1. 조용헌, "무속의 허와 실", 조선일보, 2022.8.16일자. A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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