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가 문을 두드릴 때
붓다가 제자들을 모아 놓고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옛날 한 젊은 홀아비가 어린 아들을 애지중지하며 살았다.
그러나 홀아비가 일을 나간 사이 산적이 나타나 불을 놓아 마을을 모두 태워 버리고,
그의 어린 아들을 데리고 가 버렸다.
집에 돌아온 홀아비는 재만 남은 집을 보고 크게 슬퍼하였다.
그리고 잿더미 속에서 까맣게 그을린 어린아이의 시체를 본 그는,
자기 아들이 틀림없다고 생각하여 그 시체를 화장한 뒤,
특별히 만든 주머니에 재를 넣어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다.
그리고 홀아비는 다시 집을 지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그의 진짜 아들이 산적들 무리에서 탈출하여 옛집으로 돌아왔다.
아들이 늦은 밤에 도착하여 문을 두드렸다.
홀아비가 "게 누구요?" 하고 물었다.
"저에요, 아버지. 들어가게 해 주세요."
아직도 주머니에 든 재를 가지고 다니며 큰 슬픔에 빠져 있던 홀아비는,
못된 소년이 그를 놀리는 줄 알고 문도 열어 보지 않은 채 "저리 가라!" 하고 소리쳤다.
아들은 문을 두르리며 몇 번이나 불렀지만, 홀아비는 같은 대꾸만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마침내 아들은 떠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붓다는 이야기를 끝내고 덧붙였다.
"네가 어떤 틀린 생각을 변함없는 진리라고 고집한다면,
진리가 다가와 문을 두드릴 때 너는 문을 열고 그 진리를 받아들이지 못하리라."
[날마다 가슴에 새겨 듣는 말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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