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화산' 백두산

환단스토리 | 2019.12.23 23:52 | 조회 2997

'활화산' 백두산

경향신문  2019-12-23 


백두산의 중국 이름은 장백산(長白山)이다. 당나라 때는 태백산(太白山)이었다. 모두 ‘백산’이다. 겨울 내내 눈에 쌓여 있어서만은 아니다. 용암과 화산재로 덮인 산 정상이 하얗게 보이기 때문이다. 산 명칭이 화산임을 말해준다. 흔적은 백두산 서파·남파 등산로에 남아 있는 탄화목(炭火木), 탄애(炭崖·숯 절벽)에서도 목격할 수 있다. 가장 확실한 증거는 천지다. 분화구에 형성된 천지는 세계에서 수심이 가장 깊은 산정호수다.


백두산은 대략 277만년 전부터 21만년 전까지 4~5차례의 화산 폭발로 형성된 것으로 지질학자들은 추정한다. 백두산과 천지가 만들어진 뒤에도 크고 작은 분화는 계속됐다. 지질학자들은 ‘조선왕조실록’ 등 문헌을 바탕으로 1401년, 1403년, 1597년, 1654년, 1668년, 1702년에 화산이 분출했다고 분석한다. 926년 발해의 멸망이 백두산 화산 폭발과 관계가 있다는 학설도 있다. 일본 화산 전문가는 1898년, 1903년, 1925년에 백두산 화산이 분화했다고 주장한다. 이게 맞다면 백두산은 우리가 알고 있던 휴화산이 아니라 ‘마그마가 살아 있는’ 활화산이다.


최근 백두산이 심상치 않다. 2002년 이후 백두산 인근에서만 월평균 200여차례의 지진이 감지됐다. 2010년에는 월평균 300회를 넘었다. 백두산 주변 지형은 천지를 중심으로 한 해 약 3㎝씩 융기하고 있다. 지하 마그마가 커지면서 산 정상부가 부풀어 오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백두산 나무들은 지하에서 흘러나오는 화산가스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말라죽고 있다. 지질학자 윤성효 교수는 이러한 현상을 화산 폭발 징후로 진단한다. 도호쿠 대지진, 피나투보 화산 분출 등 환태평양지진대의 불안정성은 백두산 분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백두산 화산 폭발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화산 폭발에 대비하는 연구도 착수했다. 한국지질연구원은 중국지질조사국과 함께 백두산 폭발에 대비하는 공동 지질탐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소방방재청은 ‘백두산 화산대응기술사업단’을 출범시켰다. 화산 폭발을 주제로 한 영화 <백두산>이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현실은 어떨까. 대재앙 앞에 인간이 무력할 수밖에 없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조운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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