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에 대한 시진핑의 경고

환단스토리 | 2019.06.21 14:48 | 조회 3807

김정은에 대한 시진핑의 경고


매일경제 2019-06-2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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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은 중국 최고지도자가 된 이후 처음으로 6월 20일 평양을 방문했다. 국내에서는 시 주석의 방북 결정에 대해 해석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현재 격화되고 있는 미·중 전략경쟁의 상황에 주목한다. 북한 카드를 활용하여 미국을 압박하려 한다는 것이다. 한반도에서 본격적인 신냉전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로 해석하려 한다. 시 주석이 지난 19일 북한 노동신문에 기고한 "중조 친선을 계승하여 시대의 새로운 장을 계속 아로새기자"라는 글은 이러한 국내의 논란에 대한 답을 제시한 듯 보인다. 시 주석은 노동신문을 통해 북한 주민에게 직접 자신의 생각을 알리는 새로운 공공외교 방식을 보여주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를 허용한 것은 본인이 이전의 지도자와는 다른 개혁적인 인물이고, 북한 통치에도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한 것이다.


올해는 북·중 수교 70주년이다. '기고'에서 시 주석은 북·중 간의 역사적 우의와 미래 협력에 대한 확고한 공감대를 이야기하였다. 미·중 전략경쟁의 격화시기에 북·중 간 상호 전략적 협력을 다지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이 "새로운 전략적 노선, 즉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개선"에 총력을 집중하는 것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강조하였다. 이를 바꿔서 말하면 북한이 도발을 통해 한반도 정세를 격화시키는 행위는 명백히 반대한다는 뜻이다. 더 나아가 시 주석은 북·중은 "평화의 귀중함"을 잘 알고 있다고까지 못 박았다.


북·중은 "친선의 새로운 장을 아로새기자"고 제안하였다. 여기서 '새로운 장'이란 그간 갈등적이었던 북·중 관계에서 탈피하여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친선적인 교류와 실무적인 협조를 강화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새로운 국면을 개척해 나가자"고 제안하였다. 이는 북한이 다시 도발정책으로 회귀하는 것을 경고하는 이중 잠금장치이다. 한반도 문제를 (군사적 도발이 아닌)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올바른' 방향을 견지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못 박았다. 중국이 생각하는 '올바른' 방향을 명백히 제시한 것이다. 그 전제하에서 "대화를 통해서 북한의 합리적인 관심사를 해결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북한에 조건부 선물을 안겨주었다. 마지막으로 시 주석은 "북한과 더불어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문제에 진전을 이룩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결심을 내비쳤다.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보다 적극 개입할 의지가 있음을 알린 것이다.


'기고'의 내용은 우의·협력·평화 등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핵심은 김 위원장이 분쟁을 격화하는 방식을 택하지 말라는 명백한 경고이다. 한반도 불안정 상황은 중국 국가이익에 반한다는 생각이다. 한국이 사드 배치와 같이 분쟁을 격화시키는 조치를 취한다면 그 칼끝은 한국으로 향할 수 있다는 경고의 의미도 된다. 아마도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의 요구에 화답하였기에 이번 방북은 성사되었을 것이다.


기고문을 통해 엿볼 수 있는 것은 시 주석이 미·중 전략경쟁에서 북한 변수의 활용보다는 상황의 안정과 관리에 방점을 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핵 문제에 있어 중국의 긍정적 역할을 강조했다. 그 논리적 귀결은 북한이 당분간 도발을 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미국과 접촉의 면을 넓힐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남북 관계를 개선할 기회가 넓어진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주의해야 할 점은 미·중 전략경쟁이라는 보다 상위의 구조적 요인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남북 관계 개선에 긍정적 요인도 존재하는 동시에 한계도 분명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정부의 시야는 남북 관계보다 더 상위에 두고 복합게임을 추진할 대비와 역량을 시급히 갖춰야 한다. 중국의 북·중 관계 개선 노력은 향후 전개될 미·중 전략경쟁의 격화나 한국의 선택에 따라 우리를 겨누는 창으로 바뀔 수도 있다. 부드러움과 긍정의 뒷면에 존재하는 거친 폭풍의 그림자가 동시에 우리를 향해 아른거리고 있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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