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시대] 인공지능, 지배자일까? 협력자일까?

환단스토리 | 2016.04.09 21:24 | 조회 4585
 
지난달 12일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5번기 제3국 맞대결 중 이 9단 모습이 한국어 해설장에 비치고 있다. 연합뉴스
 


'신선놀음에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우연히 신선들의 수담(手談)을 지켜보는 동안 세월이 쏜살같이 흘러 나무꾼의 도끼는 날만 남아 있었다는 중국 설화에서 나왔다. 하지만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AI) '알파고'는 그런 바둑의 낭만을 무참히 지워 버렸다. 21세기 호모 사피엔스에게 '기계에게 지배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안겼다.


이번 주 '즐거운 주말'은 'AI'라고 하면 조류독감(Avian influenza)부터 떠올리던 우리 사회를 강타한 알파고 신드롬을 되짚어봤다. 아울러 인공지능 발달이 이끌 '4차 산업혁명'을 소개한다. 바둑 한 판 구경하는 사이 확 달라질 세상이다. 쿼바디스 도미네(Quo Vadis Domine)!


◇인공지능, 지배자일까? 협력자일까?

이제 인공지능은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이다. 비록 아직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우리 사회에 일으킨 반향은 상상 이상으로 컸다. 충격에 휩싸인 많은 시민들이 'AI 포비아'(인공지능 공포증)를 호소했다. 하지만 이번 세기의 대결이 하늘이 내린 기회라며 인공지능과의 공존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계속되는 알파고 신드롬

인공지능 전문가인 이민호(51) 경북대 전자공학부 교수의 대학원 '신경회로망' 수업은 이번 학기 수강생이 부쩍 늘었다. 지난해에는 10명 남짓 신청했지만 올해는 무려 40여 명이 몰렸다. 인공지능이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와 있음을 실감 나게 보여준 '알파고'의 영향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제2의 데미스 허사비스'를 꿈꾸는 청소년 자녀를 둔 학부모의 진로 상담 전화도 수시로 걸려온다. 이 교수는 "대구가 첨단기술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임을 고려하면 엄청난 변화"라며 "관련 학계를 향한 기업`연구기관의 협업 요청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인공지능은 수능시험을 앞둔 고교생 사이에서도 큰 화제였다.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올해 입시 경향을 예측한 글들이 인기를 모았다. 자기소개서에 '알파고에 감명받아 최고의 인공지능 개발자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문구를 넣는 학생이 많을 것이라거나, 컴퓨터공학과`수학과 등의 합격선이 높아질 것이란 내용이다. '알파고는 부모가 구글인 금수저인 데다 하루 5만 번 대국하는 노력형이어서 이세돌 9단이 진 게 당연하다'는 우스갯소리도 반응이 좋았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총선 비례대표 공천의 진정한 승자가 '알파고'였다는 농담이 유행이다. 주요 정당들이 과학계`바둑계 인사를 비례대표 후보 당선권에 포진시켰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송희경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을 1번, '영원한 국수' 조훈현 9단을 14번에 배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번에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 문미옥 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기획정책실장을 7번에 배치했다. 국민의당 역시 1, 2번에 신용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과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를 배정했다.


◆일자리 걱정이 'AI 포비아' 핵심

알파고의 대국 직후 인터넷에서는 '올가을 베스트셀러 목록'이 많이 회자됐다. '알파고에게 배우는 경영전략' '알파고 리더십' '이세돌처럼 상상하고 알파고처럼 실행하라' '청춘들, 알파고이기를 거부하라!' '알(면 알수록) 파(워가 되는) 고(수의) 주식비법' 등 패러디가 주류를 이뤘다.

절묘하게 출간 타이밍을 맞춘 책들도 자연스레 관심을 모았다. 미국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이자 칼럼니스트인 마틴 포드가 쓴 '로봇의 부상'(Rise of the robots)도 그중 하나다. 하지만 이 책은 인공지능 발달에 따른 일자리 감소 등 암울한 미래를 그리고 있다. 저자는 "로봇 자동화 진행을 중단시키자는 주장이 비현실적이라면 기본소득 보장제도가 효율적 해결책"이라며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면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업체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는 이 같은 걱정이 이미 보편화돼 있음을 보여줬다. 직장인 35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5.9%가 상당수 또는 거의 모든 직무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답했다. '단순 업무가 사라질 것 같다' '중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긍정적 답변도 있었지만 '대량 실업이 생길 것'이라는 등의 우려 섞인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와 관련, 한국고용정보원은 주요 직업 406개 중 인공지능과 로봇 자동화 등으로 직무가 대체될 확률이 높은 직업을 분석해 최근 발표했다. 상위 1∼5위는 콘크리트공, 정육`도축원, 고무`플라스틱제품 조립원, 청원경찰, 조세행정 사무원이었다. 하위 1~5위는 화가`조각가, 사진작가`사진사, 작가 및 관련 전문가, 지휘`연주자 및 작곡가, 애니메이터 및 문화가 등 예술 관련 직업들이었다. 이민호 교수는 "역사적으로도 시대 변화에 따른 직업의 변화는 불가피했지만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공상은 현재로선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이어지나

싫든 좋든 간에 '알파고'는 인공지능 기반의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고 있음을 온 국민에게 각인시켰다. 자율주행 자동차`드론의 등장으로 운전`수송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3D 프린터의 보편화로 상상이 제품화로 이어지는 세상이다. 또 빅데이터`사물인터넷으로 이어지는 '초연결사회'로 인류 편의는 극대화되고, 범죄`재난 예방을 통해 안전한 생활을 보장받게 된다.

올해 1월에 열린 다보스 포럼을 달군 주제도 바로 4차 산업혁명이다. 수력`증기기관이 촉발한 18세기 1차 산업혁명, 전기동력에 의한 대량 생산체계로 요약되는 19세기 2차 산업혁명, 인터넷 등 IT 기술을 통한 20세기 3차 산업혁명에 이은 새로운 흐름이다. 김현덕 대구 스마트벤처창업학교 교장(경북대 전자공학부 교수)은 "알파고는 단순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벤트가 아니라 기술 융합의 시대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이정표"라며 "정보통신기술(ICT) 발달에 따른 4차 산업혁명은 제조업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대변혁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기계의 위협에 대한 인간의 공포 탓에 '러다이트 운동'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한다. 러다이트 운동은 19세기 영국 수공업자들이 자동 방직기 등 기계를 파괴한 사건이다. 이에 대해 김 교장은 "알파고의 등장을 목격한 어린이들이 인공지능을 친구처럼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희망을 봤다"면서도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글로벌기업들이 부의 편중 해소를 위해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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