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50년의 결론, 증산도
증산도 익산신동도장 최화자 도생
저는 원불교 신앙을 50년 동안 해 왔습니다. 2017년 80세로 작고하신 남편과 원광대학교 학창 시절에 만나서 결혼한 후 원불교에 입교하였습니다. 남편은 원광대학교 법경대학, 법정대학, 법과대학 학장 및 대학원장 등을 역임하셨고, 대학교 재학 당시 대학 총장님을 연원淵源으로 입교해서 북일 교당 교도 회장도 꽤 오랜 시간 맡았습니다.
남편은 원불교 신앙 예법과 다르게, 유교적 생활관을 가지고 계셨던 분이라 돌아가신 형님 대신 부모님 제사를 극진히 잘 모셨습니다. 저 역시 원불교 신앙을 깊이 있게 하지는 못했습니다만 감사 생활을 배웠고 저희 가족 모두 원불교 테두리 안에서 많은 은혜 속에 살아왔습니다.
저는 슬하에 딸, 아들 남매를 두었습니다. 아들딸 모두 원광대학교를 나왔고 딸은 역시 대학 동창인 사위와 결혼을 해서 단란한 가정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딸이 증산도를 하겠다고 뜻밖의 선언을 하였습니다. 한 가족에 여러 종교가 있는 게 석연치 않고, 시집을 갔으니 차라리 시댁 종교인 기독교를 하라고 아무리 타일러도 좀처럼 고집을 꺾지 않았습니다.
신앙 문제로 저와 딸 사이에 갈등이 심했던 적도 많았습니다. 증산도 신앙을 하기 전까진 엄마 말을 한 번도 거역해 본 적 없는 착한 딸이었기에 그로 인해 제 마음고생은 심했고 딸 역시 마음고생이 심했을 겁니다.
2006년 딸이 도장에서 사돈어른 49재 천도식을 올리고, 몇 해 전 저희 남편 49재 천도식을 올릴 때도 도장에 방문하였고, 이후로 대전 태을궁 행사가 있을 때면 가끔씩 참여도 했습니다.
저와 딸은 어느 모녀 이상으로 인연이 깊고, 제게는 효녀인 딸이 열심히 증산도를 신앙하면서 엄마도 상생방송을 보라고 권하기에 즐겨 보게 되었습니다. 내용이 너무 좋고 건전한 방송이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도전 말씀이 나오는 영상은 어쩌면 그리 아름다운 풍경인지 늘 감탄하게 됩니다.
살아생전 저희 남편은 “우리는 우리대로 원불교 하고 딸은 제가 하고 싶은 대로 증산도 하게 놔두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딸뿐 아니라 손녀까지 열심히 신앙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같은 신앙을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우리 부부는 결혼하면서 후손을 위하고 가문을 일으키자고 한마음으로 한평생을 살아왔기에 저는 지금도 남편에게 감사하고 사랑하고 존경한다고 말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나이를 먹고 보니 지난날의 고생이 헛되지 않고 고생을 견디고 나니 지혜가 열리고 복이 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런 깨달음을 갖게 되는 이 나이까지 살게 되어 너무 감사하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투병 생활에 지성으로 간병해 온 보답을 해 주시는 것인지, 저는 남편이 천상에서 저희 가족을 잘 돌봐 주고 계시고 저에게 고생했으니 남은 여생 잘 살다 오라고 보살펴 주시는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원불교를 정리하고 나온 후 지난 4월부터 딸과 함께 상생방송 아침 수행에 매일같이 참여하고 조금씩 진리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딸이 원불교 뿌리가 증산도라고 하면서 이제 종갓집(큰집)에 잘 왔다고 합니다. 제 딸은 “아버지도 천상에서 증산도 신앙을 잘하고 계실 겁니다.”라고 말해 주었고 저 또한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증산도에 입도할 수 있도록 남편이 하늘나라에서 도와준다고 믿고 싶습니다.
제 생일인 음력 4월 4일(양력 5월 15일)에 입도하면 후천 생일이 선천 생일과 같아진다 하여 좋은 날에 입도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직 진리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제 딸과 손녀가 열심히 신앙하는 증산도에 참여해 남은 생애 동안 열심히 공부하고 봉사하려고 합니다. 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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