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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편지] 가난한 자의 행복

2017.06.22 | 조회 709 | 공감 0

아름다운 시인 천상병


귀천歸天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왔더라고 말하리라


젊은 시절의 어느날, ‘귀천’이라는 시를 읽으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시를 쓴 시인의 삶은 아름다웠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막연하게 '나이를 곱게 든 할아버지 시인'의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보게 된 천상병 시인의 모습은 상상했던 것과 너무나 달랐습니다. 




얼굴은 심하게 일그러졌고, 촌로처럼 초라해 보이는 모습이었습니다. 그것은 저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 예전에 보았던 천상병 시인의 사진을 다시 보며 이번에는 얼굴이 아닌, 그가 남긴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게 되었습니다.



천상병 : 

공안 사건에 연루되어 6개월간 옥고를 치름. 

고문의 후유증과 음주생활로 인한 영양실조로 거리에서 쓰러져 행방불명. 

행려병자로 오인되어 서울 시립 정신병원에 입원. 

유고시집 <새> 발간 (살아있으면서 첫 시집을 '유고시집'으로 낸 유일무이한 시인이 됨)



짐작하지 못할 고통처럼, 시인의 삶은 결코 아름답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는 왜 자신의 삶이 아름다웠다 말하는 것일까요?



나의 가난은

천상병


오늘 아침을 다소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한 잔 커피와 갑 속의 두둑한 담배,

해장을 하고도 버스 값이 남았다는 것.


오늘 아침을 다소 서럽다고 생각하는 것은

잔돈 몇 푼에 조금도 부족이 없어도

내일 아침 일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난은 내 직업이지만

비쳐오는 이 햇빛에 떳떳할 수가 있는 것은

이 햇빛에도 예금통장은 없을 테니까 … 



'가난이 직업’이라 말하는 시인은 가난에 익숙해지고 길들여져서 아니 스스로 만든 가난에 만족해져서 오히려 가난하다는 생각이 빼앗아 가는 행복을 빼앗기지 않은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가난이 주는 조촐한 지복至福. 가난의 고통과 힘을 동시에 체득한 시인은 '인생은 얼마나 깊은 것인가' 하는 삶의 신비와 경이감을 느끼게 합니다.




부탄 사람들의 행복


"부탄에서는 첫 눈이 오면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데.. 공휴일이어서" 




기차에서 읽은 '부탄 사람들의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후배는 "그래도 가난은 사람을 초라하게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며칠동안 저는 가난한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고, 문득 어린 시절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김치수제비가 떠올랐습니다. 


변변한 반찬도 없던 시절에는 배급 받은 밀가루로 만든 수제비가 최고의 밥상이었습니다. 듬뿍 만든 수제비에 김치를 송송 썰어놓어 끓여주신 수제비.


"엄마! 한그릇 더!" 


눈치 보지 않고 한그릇 더 달라고 할수 있는 유일한 날은 김치수제비를 먹는 날이었습니다. 


배불리 먹는 가족을 바라보며 미소 짓던 어머니와, 불뚝하게 나온 배를 통통 치며 좋아하던 가족. 아마도 이제 그런 행복을 더이상 느껴보지 못할 듯 합니다.


행복은 행복하기 위한 조건을 만드는게 아니라, 순간순간 행복하다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라는 부탄 사람의 말이 떠오릅니다.



생각해보니 tvN '삼시세끼'라는 프로그램에 대해서 누군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삼시세끼'라는 프로그램은 노동, 시간, 삶의 의미를 바꿔놓았습니다. 삼시세끼에서 물고기를 낚고 밥을 짓는 등 모든 노동은 오직 나를 위한 행동입니다. 이게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또 잠시 멈춰섰을 때 시간의 흐름을 잘 느낀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루 세끼를 먹자'라는 단순한 목표를 실행하면서 삶의 의미도 새롭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밥은 먹고 다니냐?"


상제님께서는 "우리의 부단한 노력은 하루에 밥 세 때 벌이 하는 일이니라."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아직도 말씀의 뜻을 절감하지 못했지만, 어렴풋이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사람이 마음을 잘 먹으면 되는 것이지, 극락이 따로 있느냐? 다 내 마음에 있는 것이니라.”


오랫만에 보는 사람에게 ‘요즘 행복하신가요?’라고 묻기보다 ‘오늘 식사는 하셨나요?’라 묻고 싶고, 후배에게는 “없어서 초라한게 아니라, 가진 것에 고마워할줄 모르는 사람이 초라한거야”라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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