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에서 CCO(Chief Culture Officer,최고문화경영자)로

환단스토리 | 2015.12.26 15:24 | 조회 3165 | 추천 36


CEO에서 CCO(Chief Culture Officer,최고문화경영자)로




최고문화경영자(CCO: Chief Culture Officer), 왜 지금 CCO인가?

 


CEO(Chief Executive Offcier)는 한 기업의 대표이사를 의미한다. CEO 한 사람이 경영의 모든 분야를 책임지기에는 너무나 분야가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최고 경영자의 책임을 분담하는 부분별 최고 경영자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금전적 흐름을 통제하고 조정하면서 한 회사의 재무를 책임지는 최고재무책임자(CFO: Chief Finance Officer), 인사가 만사라는 철칙을 기반으로 인재를 채용하고 배치하며 육성하는 최고인사책임자(CPO: Chief Personnel Officer), 임직원의 학습능력 신장을 위해 전문성 개발에 총체적인 책임을 지는 최고학습책임자(CLO: Chief Learning Officer), 정보기술을 활용하는 정보 흐름과 업무 효율성을 제고시키는 일이 중요해지면서 각광을 받았던 최고정보책임자(CIO: Chief Information Officer), 마케팅을 책임지는 최고마케팅책임자(CMO: Chief Marketing Officer)가 CEO의 업무와 책임을 분담하는 새로운 직함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고정관념을 파괴하고 새로운 발상을 도모하는 최고파괴책임자(CDO, Chief Deconstruction Officer)나 창의적 생각을 조직내에 퍼뜨리고 구성원의 창의적 생각을 촉진하는 최고창조경영자(CCO: Chief Creativity Officer) 등도 모두 최고 경영자를 도와서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도모하는 경영진을 일컫는다.


 


그런데 최고문화경영자라고 들어보았는가? 문화를 책임지는 최고경영자? 조직문화나 기업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불가시적 효과 때문에 최고 경영자의 관심을 끌지 못해왔던 것처럼 최고문화경영자도 CFO나 CPO와 같은 C 레벨 경영자와 다르게 아직도 그 존재 자체를 느끼지 못하는 기업이 많다. 그 동안 최고 경영자의 관심은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최고의 경영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경영혁신에 매진해왔다. 다양한 경영학자나 경영 컨설팅 업체가 시류에 따라 출몰하는 경영상의 화두를 던짐으로써 최고 경영자의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해주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저자에 따르면 경영 관련 저작물에는 항상 새로운 이슈들이 등장하여 문화가 비집고 들어갈 틈을 차단했다. 예를 들면 드러커(Drucker)의 '목표!', 데밍(Deming)은 '품질!', 해머(Hammer)와 챔피(Champy)의 '리엔지니어링!', 피터스(Peters)는 '초우량!' 기업이 되는 조건, 포터(Porter)의 '전략!' 개념이 그것이다. C 레벨 경영진(CEO: Chief Executive Officer, CFO: Chief Finacne Officer, COO: Chief Operating Officer 등)의 고민과 문제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구루는 늘 존재해왔지만, 문화를 책임질 최고 경영진은 항상 경영분야별 이슈해결에 밀려 주인공으로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0년 동안 기업은 다양한 경영혁신을 통해 경영의 각분야별로 많은 것을 학습해왔다. 조직 변화와 혁신, 조직행동과 관리, 인적자원 관리와 개발, 생산과 품질관리,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재무 분야에서는 장족의 발전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문화창조, 문화산업, 문화코드 등 문화를 둘러싼 분야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비에 가려져 있다.


 


이 책의 저자는 CCO도 다른 C 레벨 경영자와 동일하게 아니 더 중요한 책임을 맡고 있기에 그 직책에 적합한 사람 없이는 문화적 흐름 파악에 뒤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동안 기업이 문화를 고려하는 노력을 게을리 한 것은 아니다. 다만 광고대행사나 디자이너, 컨설턴트나 쿨헌터(Cool Hunter)와 구루(guru)에게 의존해 왔다. 많은 기업들이 구루에 의존한다. 애플은 잡스에게, 버진레코드는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에게, CBS는 레스 문베스(Les Moonves)에게, 옴******디어는 마사 스튜어트(Martha Stewart)에게, 배드보이엔터테인먼트는 숀 콤스(Sean Combs)에게. 모든 기업이 이렇게 훌륭한 CEO를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최고 경영자가 문화에 대한 깊은 인식과 그 중요성을 기업 경영 전반에 반영한다면 금상첨화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그렇지 못하다. 문화는 일시적 현상이나 특정 시기에 관심을 갖고 집중적으로 조명하다가 시기가 지나면 관심을 갖지 않아도 되는 올해의 유행상품이 아니다. 문화를 아는 경영자가 있는 기업, 문화를 주도하는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할 수 있는 기업이 된다. 문화는 상품이 아니라 상품에 담긴 철학이자 가치관이며 욕망의 상징이다. 고객의 철학과 가치관, 욕망을 담고 있는 상품이 고객의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다. 고객이 문화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주력하지 않으면 기업은 이제 경쟁에 뒤쳐질 뿐만 아니라 한 시대의 아이콘으로 고객이 주목하는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 어렵다.


 


미래는 예측의 대상이 아니라 창조의 대상이라고 하지 않는가. 미래는 논리적 설명의 대상이 아니라 시계제로의 세계다. 시계제로의 불확실한 미래이기에 인간의 상상력이 더욱 빛을 발하는 시기다. 지금은 당연한 상식으로 인정되는 것도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의 조소나 조롱, 비난과 저항을 받았던 몰상식한 발상이나 엉뚱한 상상의 산물이다. 한 시대의 아이콘으로 세상의 흐름을 주름잡았던 문화적 코드도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없는 대담무쌍한 상상의 산물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무의식적으로 사람들이 동조한다. 처음에는 몰상식한 것처럼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세상의 상식으로 전환되며, 결국 상식은 이제 식상한 진부함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런 변화의 소용돌이는 갈수록 예측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변화의 속도도 빛의 속도만큼이나 빠르다. 수많은 대포처럼 하나의 변화가 튕겨 나오면 다른 사건이 시동을 건다. 이 중 일부는 전혀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엄청나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Nassim Nicholas Taleb)는 이를 '블랙 스완(검은 백조)'이라고 부른다. 금융시스템의 붕괴처럼 명백하게 드러날 때까지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사건이라는 의미이다. CCO는 항공교통관제사의 역할처럼 가깝고 먼 3차원의 시야를 살펴 미래의 전략적 기회를 사전에 포착하거나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위기일발의 변화도 주시해야 한다. 현재 대다수의 기업은 변화가 생기고 나서야 적응하려고 시도할 뿐이다. 고객의 입맛에 맞는 신제품을 출시했지만 금방 식상함을 표시하고, 색다른 야망과 욕망을 추구한다. 단순한 사회변화 추세를 예측하는 트렌드 분석 전문가의 자질과 역량으로는 역부족이다. 고객들의 잠재된 욕망을 읽어야 하며, 시장의 판도변화를 주도하는 구조적 동인과 보이지는 힘의 역학관계를 총체적으로 파악하는 통찰력을 지닌 사람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이 사람이 바로 CCO다. CCO만이 이 모든 정보의 출처를 파악하고 있으며, 파악된 정보간의 관계망을 통해 문화창조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


 


아무도 재무가 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확히 그런 이유 때문에 CFO를 임명하여 기업 내 모든 재정관련 업무를 처리하고 관리하도록 한다. 누구도 정보기술이 단순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그래서 이 분야의 전문가를 CIO로 두고 있다. CCO도 마찬가지다. 문화는 넓고 복잡하고 역동적인 이해가 필요한 분야이다. 시시각각 변화되는 문화적 트렌드를 포착해야 됨은 물론, 미래의 문화적 흐름을 주도할 문화적 비밀 코드를 해석해내야 한다. 기존 업무와 더불어 부업으로 책임져서는 되지 않는 일들이다. “나는 현대인의 일상의 소비의 형태로 본다. 왜냐하면 현대인은 물건의 기능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상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위세와 권위, 즉 기호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가 ‘소비의 사회’라는 저서에서 한 말이다. CCO는 상품이 상징하고 있는 문화적 기호를 읽어내야 할 뿐만 아니라 그런 문화적 기호를 상징적으로 자사 제품에 내재화시켜야 한다. 문화는 기호와 상징에 담긴 사람들의 사고방식이자 가치관이다. 한 시대를 주도하는 기호와 상징에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리적 선호도와 사고방식이 암묵적으로 내재되어 있다. 사람들은 그것을 의식하지 못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문화적 상징이 주도하는 방향으로 살아가면서 의사결정을 하고 행동한다. 그런 사고방식과 행동이 한 시대의 문화적 아이콘을 형성한다. CCO는 바로 이런 문화적 흐름을 분석하고 예견하며 앞서서 그 흐름의 방향을 주도하는 책임이 있다.


 


CCO가 없다면 기업은 순식간에 부각되었다가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지는 일시적 유행에 취약할 수 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한 시대의 문화를 이끌어갈 수 있는 전략상품개발보다는 단기간에 반짝 효과 밖에 볼 수 없는, 즉 '인기를 노리고 위험한' 아이디어를 남발할 가능성이 크다. CCO는 회사의 중장기 발전전략은 물론 자사의 경영철학과 창업이념, 기업문화와 브랜드 철학을 근간으로 문화적 트렌드를 넘어 문화적 아이콘으로 세상을 주도한 문화상품 개발에 주력해야 된다. 그런데 CCO가 없다면 이런 장기적 안목으로 문화적 변화추세를 전망하기보다 단기적 성과창출에 매몰될 가능성이 높다. 포시즌 호텔, 파타고니아, 스타벅스, 나이키, 레드불, 타겟, 메소드 솝은 모두 문화의 영향력을 간파하고 문화에서 가치를 발견했으며 문화로부터 가치를 추출해냈던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이들이 문화적 가치를 간과하고 단기적 경영성과에 눈이 멀었다면 오늘날에도 여전히 한 시대의 문화산업을 이끌어가는 시대의 아이콘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CCO가 다른 C레벨 경영자와 마찬가지로 필요한 이유는 문화는 엄청난 변혁을 태동시킬 수 있는 진원지이기 때문이다. 문화는 마치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소용돌이가 끊임없이 몰아치고 있는 북해와 같다. 문화에 대한 폭넓은 식견과 안목이 없다면 기업은 속수무책인 상태에서 폭풍우가 몰아치는 기습적인 공격을 당할 수밖에 없다. 한 마디로 CCO가 없다면 기업은 시시각각 출몰하는 중대한 위협에 유연하게 대처할 방법이 없다. C 레벌 경영자가 CEO에게 기업경영에 필요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고 기업의 장기적 성장과 발전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것과 같은 수준으로 CCO도 존재해야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표준화된 지식, 끊임없는 학습, 엄청난 양의 데이터 및 기회를 분석하고 처리하는 능력, 온갖 일이 기습적으로 발생하는 와중에도 중요하게 전개되는 사항을 찾아내는 능력이 CCO가 갖추고 처리해야 할 일이다. 그렇다면 왜 CCO는 조직 내 다른 C레벌 경영자처럼 임명하지 않는가? 아직도 문화창조자로서의 CCO의 역할이 미미하다고 생각하는가? 


 


보이지 않는 ‘문화’가 ‘변화’를 이끌어 간다!


 


경영은 종합 예술이라는 말이 있다. 경영이 원활하게 이루어지 위해서는 구매에서 생산, 인사와 교육, 재무와 총무,, 홍보와 마케팅 등 모든 분야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됨은 물론 이들 기능이 아름다운 하모니를 연출하는 한 편의 오케스트라 연주가 되듯이 조화와 균형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이라는 싹이 자라고 줄기와 가지가 자라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경영이라는 나무가 자라는 문화적 토양이 비옥해야 한다. 기업문화는 그 만큼 기업경영이 남다른 결실을 맺어 지속적으로 성장발전을 가능케 하는 토양의 역할을 해온 셈이다. 그럼에도 기업문화는 눈에 보이지 않으며 쉽게 그 성과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많은 기업에서 외면했다가 최근 다시 기업문화야말로 기업이 가장 중점적으로 관심을 갖고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되는 핵심적인 분야로 인식하게 되었다. 기업문화는 내부 구성원들이 오랫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신념체계나 옳고 그름을 결정할 때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작용하는 가치판단의 기준이 집단적으로 공유되어 자신도 모르게 생각이나 행동을 결정하는 암묵적 코드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창의적인 기업문화가 꽃피는 기업에서는 창의적인 생각과 행동을 당연히 존중하고 칭찬해주며 격려해주는 데 반해 보수와 안정, 조화와 균형을 중시하면서 남다른 도전적인 생각과 행동을 이상 행동으로 간주하는 기업문화에서는 창의적인 생각이나 행동은 오히려 비난과 질책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어떤 기업문화를 조성하고 발전시켜 나가느냐에 따라 그 기업문화에서 꽃필 수 있는 경영의 나무는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말하는 ‘문화’는 ‘기업문화’가 아니다. 더욱이 부유층이 즐기는 세련되고 고상한 '고급문화'를 의미하지도 않는다. 이 책에서 말하는 ‘문화’는 기업외부에 광범위하게 존재하면서 소비자의 생활을 구성하는 사고방식과 정서가 일련으로 흐름이나 트렌드로 부각되는 경우를 말한다. 기업문화가 기업 내부 구성원의 삶을 지배하는 사고방식이나 가치판단 기준을 의미했다면, 이 책에서 강조하는 문화는 기업 외부의 소비자들의 삶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공유된 믿음체계나 집단적 사고 양식이다. 특정 시기에 반짝 빛나는 일시적 유행을 문화라고 지칭하지 않는다. 문화는 비교적 오랜 기간 동안 한 시대의 흐름을 관통하는 공통적인 현상이나 사람들의 공유된 가치체계가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의 존재이유가 고객들에게 삶의 가치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다면 고객들의 삶을 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가치를 창조하는데 기업은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기업은 기업 외부의 고객들이 경험하는 아픔을 치유하고 미래의 꿈을 실현시켜 줄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바로 이점에서 기업은 내부적인 기업문화 뿐만 아니라 기업 외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화적 변화의 흐름을 감지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나름의 전략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실행할 필요가 있다.


 


문화는 소리 없이 형성되다 어느 순간 사회적 변화의 커다란 흐름으로 수면위에 부각된다. 평소에는 변화의 흐름이 곳곳에서 산만하게 일어나는 조짐이나 징후로 감지되다가 그런 흐름들이 사회적 대세를 이루면서 많은 사람들이 문화적 향유에 동참한다. 걷잡을 수 없는 문화적 변화의 소용돌이가 세차게 휘몰아칠 때 대응전략을 기획하고 구사해서는 문화적 흐름을 주도할 없다. CCO는 표면적으로 유행하는 문화도 알아야 될 뿐만 아니라 특정 문화적 트렌드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구조적 힘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세상의 보이는 현상은 언제나 보이지 않는 힘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보이는 것은 언제나 보이지 않는 것이 움직인다. 문화적 트렌드로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는 것은 그 동안 보이지 않는 문화적 DNA가 싹을 틔우고 줄기와 가지를 만들어 마침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CCO는 문화적 열매를 거두는 사람이 아니라 문화적 씨앗을 뿌리는 사람이다. 문화적 씨앗이 대중이라는 토양 속에서 자라기 위해서는 토질개선과 토양 정지작업을 선행할 필요가 있다. 어떤 문화적 토양을 조성하느냐에 따라 그 위해서 자라는 식물의 종류와 성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기업의 변화와 혁신은 기업이 만들어서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에 담겨진 정신과 혼을 소비자가 향유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상품과 서비스에 어떤 철학과 혼을 담아내느냐는 원칙적으로 해당 기업의 창업철학과 경영이념에 따라 달라지지만, 결과적으로 상품과 서비스에 담겨진 철학과 혼을 소비자가 향유하면서 하나의 문화적 트렌드를 형성할 수도 있다. 문화와 연결되지 않은 코카콜라는 단지 탄산수에 설탕을 녹인 것에 불과할 뿐이다. 문화를 배제하고 나면 거품을 만들어내는 음료에 지나지 않는다. 할리 데이비슨은 모터 싸이클을 팔지 않고 일탈과 자유라는 문화를 판다. 나이키는 신발을 팔지 않고 젊음과 야망, 그리고 도전을 판다. 이들 회사는 모두 제품 그 자체를 팔지 않고 제품에 담긴 문화적 코드를 판다. 사람들은 그 문화적 코드에 동화되면서 한 시대의 문화적 흐름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아이 엠 어 피시(I am a PC)라는 카피를 만든 마이크로소프트의 알렉스 보거스키(Alex Bogusky), 기로에 선 P&G를 위기에 구출한 구원투수, P&G의 A. G. 래플리(Lafley)는 모두 시장을 통째로 바꾸는 게임 체인저(The Game Changer)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생각이 아니다. 고객의 생각이다. 평범한 여성을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신시키는 도브의 ‘진화’라는 광고는 고객 입장에서 고객이 욕망하는 코드가 무엇인지를 예증해주고 있다. 기존의 도브의 실비아 라그나도(Silvia Lagnado)는 "아름다움에 대한 우리의 관념은 소수의 엘리트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폭넓고 평등하게 찬사를 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기존의 아름다움과 화장품에 대한 컨셉을 거꾸로 뒤집었다. 뉴욕 시의 밀튼 글레이저(Milton Glaser)는 'I ♥ New York.'을 만들어냈다. 20세기를 통틀어 가장 성공한 디자인이자 문화도시로서의 뉴욕을 새롭게 부각시킨 결정타였다.


 


기업이 문화적 트렌드를 주도할 수도 있지만, 역으로 문화적 트렌드를 가속화시키는 동력이 기업 외부의 소비자들의 꿈과 가치관에서 유래될 수도 있다. "바꿔라. 그러나 바꾸지 마라!(Change it, But don't change it!)."는 포르쉐 자동차의 디자인 철학이 말해주듯이 기업의 창업철학과 경영이념은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지만, 그것으로 세상을 기업이 원하는 방식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기업의 존재이유는 고객들의 삶을 변화시켜 세상을 아름다운 세상으로 바꾸는데 있다. 다소 추상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착한 기업, 존경받는 기업, 사랑받는 기업이 꿈꾸는 세상은 아름다운 세상이다. 아름다운 세상은 우리 모두가 자신의 꿈을 쫓아 재미있고 즐겁게 사는 행복한 세상이다. 결국 기업은 고객의 행복을 책임지는 고객을 위한 가치창출 발전소다. 고객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객이 몸담고 있는 삶의 터전을 행복한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로 바꾸어나가야 한다. 그런 변화의 텃밭을 일구고 씨앗을 뿌려 고객들이 행복의 열매를 거둘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 기업은 언제나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고객의 목소리는 고객이 겪는 불편함과 아픔일 수도 있고, 고객이 꿈을 통해 실현하고 싶은 욕망일 수도 있다. 기업은 고객의 불편함과 아픔을 사랑하고 고객의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꿈의 파수꾼이어야 한다. 이런 역할을 기업이 발휘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되고, 나아가 고객이 갈망하는 잠재된 욕망을 포착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고객의 불편한과 아픔, 그리고 고객의 잠재된 욕망의 물줄기는 처음부터 수면위로 드러나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여러가지 조짐과 징후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지속적인 노력이 전개될 때 비로소 가능성의 징후를 포착할 수 있을 뿐이다. 문화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 가운데 오랫동안 숨어서 개화나 만개를 준비하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공동체를 움직이고 온 세상을 움직이는 변화의 불씨가 되는 셈이다. 마치 말컴 글래드 웰이 ‘티핑 포인트’라는 책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별 볼일 없었던 상품이 어느 순간부터 폭발적인 상승국면을 맞이하면서 인구에 회자될 때 하나의 사회 문화적 현상으로 부각되는 것이다.


 


사과 속의 씨앗은 셀 수 있지만, 씨앗 속의 사과는 셀 수 없다. 박원순 변호사님이 운영하는 희망제작소에 발간한 브로셔 중에 나오는 말이다. 사과 속의 씨앗은 눈에 보이지만, 씨앗 속의 사과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세상은 눈에 보이는 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게 바꾼다. 대부분의 변화는 눈에 보이지 않다가 변화가 어느 정도 진척된 단계에 이르러서여 비로소 눈에 보인다. 문화도 눈에 보이지 않다가 눈에 보인다. 눈에 보이는 변화가 서서히 그 본 모습을 드러날 때 문화적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기업은 문화적 흐름을 주도할 수 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문화적 씨앗을 심고 가꾸면서 재배하고 육성하는 보이지 않는 노력을 전개하는 가운데 사과나무에 열매가 열리는 것이다. 사과나무 씨앗이 품고 있는 문화적 영향력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사과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 다음에야 비로소 사과나무에 달린 문화적 열매의 모습을 보고 느낄 수 있을 뿐이다. 기업은 이제 단순히 고객이 선호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파는 회사를 넘어서서 고객에게 문화적 삶을 즐길 수 있는 문화상품과 서비스를 팔아야 되는 문화창조 집단이 되어야 한다. 문화창조는 상품과 서비스의 소비를 촉진하는 기업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의 문화적 삶을 윤택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노력으로 전환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문화적 향유는 문화적 트렌드를 형성한다. 문화적 트렌드에 부합되는 상품과 서비스 제공에서 문화적 트렌드를 주도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삶의 가치를 제고시킬 수 있어야 문화창조자로서의 기업이 자리매김을 할 수 있다.


 


기업문화는 설립자의 창업철학과 경영이념을 골자로 오랜 기간 임직원들의 사고방식과 행동규범에 영향을 미치면서 묵시적 가정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져서 형성된다. 마찬가지로 기업 밖에서 일어나는 문화적 소용돌이 현상도 겉으로 보기에는 세파나 시류에 따라 신출귀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랫동안 사람들이 갈구하던 욕망의 물줄기가 수면 아래로 흐르다 수면 위로 부각되는 것이다. 문화는 하루 아침에 조성되지 않고 오랜 기간 동안 사람들의 말과 생각과 행동이 축적되어 하나의 문화를 형성한다. 문화가 사람들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특정 문화권에서 의미 있는 상징이 되면, 역으로 그런 의미와 상징으로 구성된 문화가 사람들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규제한다. 유니타스 브랜드의 권민 편집장은 스마트폰은 하나의 트렌드지만 스마트폰인 아이폰은 트렌드가 아니라고 한다(참고, Unitas BRAND, Vol. 18). 오히려 아이폰은 그 이상의 것으로서 또 다른 트렌드를 만들어 기존의 스마트폰 트렌드를 뛰어넘고 변환되어 일상적 삶을 지배하는 하나의 문화적 현상이 되었다. 그래서 세상의 스마트폰은 아이폰과 아이폰이 아닌 스마트폰으로 구분될 정도로 만들어버렸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이처럼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다. 그는 최고 경영자이기 이전에 사람들의 내면에 꿈틀거리는 욕망의 물줄기를 찾아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을 사람들의 자아와 일치시켜 열광케 하고 있다. 그는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아이폰과 아이팟, 아이패드, 맥북 등에 저장된 음악이나 영화 등의 파일을 가상 공간에서 공유하면서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아이 클라우드(I-Cloud) 서비스를 발표하면서 새로운 디지털 문화를 주도해나가고 있다.


 


CCO는 과연 그들은 누구인가?:


CCO의 10가지 얼굴


 


‘유쾌한 이노베이션’의 저자이자 IDEO의 대표이사인 톰 켈리(Tom Kelly)와 조너던 리트맨(Jonathan Littman)이 공동 저술한 ‘이노베이터의 10가지 얼굴’에 소개된 내용을 CCO의 책임과 역할에 비추어 다시 정리한 것이다. 이들은 이노베이터의 10가지 역할을 크게 세 가지 페르소나(persona)로 구분해서 설명하고 있다. 본래 페르소나는 연극배우가 쓰는 탈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그것이 점차 인생이라는 연극의 배우인 인간 개인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철학적으로는 이성적인 본성(本性)을 가진 개별적 존재자를 가리킨다. 즉 이성과 의지를 가지고 자유로이 책임을 지며 행동하는 주체를 말한다. 페르소나로서의 CCO는 문화적 변화추세를 사전에 감지할 뿐만 아니라 감지된 문화적 변화추세에 적합한 혁신적인 문화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이노베이터라고 볼 수 있다.


 




 


첫째, 학습하는 페르소나에는 문화인류학자, 실험자, 타화수분자가 포함된다. 우선 문화인류학자(The Anthropologist)로서의 CCO는 변화 트렌드를 세심하게 감지하기위해 주도면밀한 관찰자가 되어야 한다. 문화 인류학자로서의 CCO는 소비자 행동을 관심을 갖고 관찰하면서 공통적인 패턴을 찾아내어 법칙을 만들고 법칙에 근거해서 미래의 소비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예언력을 갖추어야 한다. 번뜩이는 통찰력도 세심한 관찰에서 나온다. 관찰이 통찰력을 일으키고, 통찰이 창조를 불러온다. 고객가치 창조와 고객의 행복을 가져올 수 있는 문화창조자들은 고객의 현재 행동과 심리를 파악할 뿐만 아니라 하나의 상품이 어떤 상황에서 고객의 욕망을 자극했는지를 철저하게 추적 조사한다. 문화는 사람들의 심리적 흐름과 가치관, 그리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오랜 기간 축적되어 겉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현재는 과거의 미래이고 미래는 현재의 미래다. 다가오는 미래를 바꾸는 유일한 방법은 과거를 근간으로 오래된 미래를 구상하고 현재를 시점으로 미래를 구상하는 방법밖에 없다. CCO가 취우선적으로 수행해야 될 역할은 문화인류학자가 되어 세상을 관찰하는 것이다.


 


둘째, CCO는 실험자(The Experimentor)가 되어야 한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위대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실험을 통해 검증된 실천의 결과다. 사람들은 혁신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성공한 혁신을 좋아한다. 하나의 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수한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의 과정을 겨쳐야 한다. 실험자로서의 CCO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프로토타이핑하고 때로는 모두가 반대하는 모험도 감행해야 한다. BMW가 기존의 광고채널을 모두 무시하고 하나의 단편영화처럼 광고를 만들어 bmwfilm.com에 올렸을 때 누구도 그 실험이 성공할지 몰랐다. 그러나 결국 이 단편영화는 폭발적인 성공을 거두고 광고의 새로운 컨셉을 제시하였다. CCO는 기존의 관행을 습관적으로 따라가기보다 색다른 아이디어와 접근방법으로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여 발 빠르게 실험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일을 즐겨야 한다. 실험자로서의 CCO는 열정적 도전자이자 진취적 드리머다.


 


셋째, CCO는 타화수분자(The Cross-Pollinator)이다. 타화수분자로서의 CCO는 동종업계는 물론 전혀 다른 업종의 변화 트렌드를 포착, 이종결합시켜 새로운 문화상품을 만들어내는 일종의 아이디어 브로커이자 희생적 정보 전파자이다. 타화수분자로서의 CCO는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기도 하고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즐기면서 보고 듣고 느낀 통찰력을 함께 나누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끊임없이 노크하는 사람이다. 타화수분자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잡지, 저널, 블로그를 들락거리며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접속,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한다. CCO는 세상의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모든 채널에 안테나를 높이 들고 모니터링하는 생활을 습관화시켜야 한다. 일간지 신문, 주간 잡지, 월간지는 물론 베스트 셀러나 음반, 대중들의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드라마나 영화가 모니터링의 대상들이다. 그 속에는 대중들의 소비 심리가 들어 있으며 지금 무엇을 갈구하고 있는지 심리적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받을 수 있다. 자주 가는 길을 벗어나 길 밖의 길을 과감하게 걸어가보기도 하고, 틀에 박힌 일상에 벗어나 일탈을 즐기기도 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도출되는 모든 아이디어를 잡종교배시켜 색다른 아이디어를 얻으려고 하며 엉뚱한 상상과 공상을 즐기기도 한다. 타화수분자로서의 CCO는 이종결합이나 잡종교배를 통해 새로운 문화 트렌드를 구상하고 현실에 접목시키는 작업에 몰두하는 사람이다.


 


조직하는 페르소나에는 허들러, 협력자, 디렉터가 포함된다. 우선 허들러(The Hurdler)로서의 CCO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관행과 규칙을 파괴하고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타성과 고정관념의 근간을 송두리째 흔들어본다. 새로운 문화적 트렌드를 주도하기 위해서 CCO는 조직내외의 각종 장애물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다. C레벨 경영진 대부분은 CCO가 하는 일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문화라고 할 때는 박물관, 미술, 오케스트라처럼 고급문화를 의미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아니면 '기업 문화'를 뜻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기업이 왜 '대중문화' 따위의 명명백백히 전혀 중요하지도 않은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하느냐고 물어올지도 모른다. 문화가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 CCO가 하는 일은 무엇인지, 어떤 식으로 CCO가 가치를 창출하는지를 설명하는 일은 우리 CCO가 할 일이다. CCO의 장애물로 내부 경영진, 자칫 잘 못하면 자신에게 유리한 트렌드만 포착할 수 있는 쿨헌터, 엔지니어, 경제전문가, 경영대학원 교수, 암호 크래커 등 트렌드 파악에 편파적 의견을 제공해줄 수 있느 사람도 포함된다. 사람들은 늘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기 때문이다. 모든 혁신은 걸림돌을 디딤돌로 바꾼 이후에 어느 순간 찾아오는 것처럼 한 시대의 흐름을 주도하거나 역전시킬 수 있는 문화상품과 서비스는 상식적인 사람들에게는 몰상식해보이는 새로운 컨셉을 제시함으로써 가능하다. 상식적인 눈,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사고와 행동, 타성의 덫에 걸려 현실에 안주하는 구성원들을 설득하고 자신이 품고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 허들로서의 CCO는 역경을 뒤집어 색다른 경력을 만들어나가는 규칙 파괴자이자 역경 순항자이다.


 


둘째, CCO는 협력자(The Collaborator)의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다. 전대미문의 창조는 한 사람의 외로운 노력으로 나오지 않는다. 한 시대의 흐름을 꺾는 혁신적인 성과는 한 사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시작했을지 몰라도 그것이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고객들의 감동과 행복을 가져오기까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협동적 창의성에 근거한 덕분이다. 독창(獨創)보다 협창(協創)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협력자로서의 CCO는 혁신적인 문화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끌어들여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탁월한 기질을 발휘한다. 학문분야를 가로지르고 뛰어넘는 다학제적 융합을 시도할 뿐만 아니라 조직내외의 다양한 전문 분야를 기능횡단적으로 엮어내는 다기능적 문제해결자이자 기능횡단적 브로커다. 그는 능숙한 외교적 수완을 발휘하여 갈등하는 팀을 융화시키며, 열정적인 팀리더십을 발휘하여 사기가 저하된 팀을 다시 부활시킨다.


 


셋째, CCO는 디렉터(The Director)역할을 수행한다. 디렉터로서의 CCO는 한 마디로 오케스트라 지휘자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다. 다양한 개성과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독려하며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을 지휘하는 사람이다.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조정하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지휘도 해야되지만, 한편으로는 다가오는 미래의 변화를 사전에 감지하고 이에 걸맞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출범시켜야 한다. 한 마디로 디렉터로서의 CCO는 지금 발등에 떨어진 불도 끄면서 가시적 성과가 창출될 수 있도록 발로 뛰는 전략적 관제탑으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미래의 기회를 적시에 포착할 수 있는 비저너리 전략가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사람이다.


 


구축하는 페르소나에는 경험건축가, 무대 연출가, 극진한 간호사, 스토리텔러가 포함된다. 첫째, 경험건축가(The Experience Architect)로서의 CCO는 고객들에게 문화 상품과 서비tm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고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나 체험을 제공하는 업을 가장 중시하는 사람이다. ‘고객체험의 경제학’을 쓴 제임스 길모어와 조지프 파인 2세에 따르면 고객이 구입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면서 몸으로 느끼는 체험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더 이상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아니다. 그들은 일상에서 상상하면서 비상할 수 있는 일탈적 체험을 구매하는 경험소비자(Exumer)다. 경험건축가는 고객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기 이전, 구매한 후 실제로 느끼는 모든 느낌과 경험, 사용한 이후 잔잔한 감동으로 피부로 느끼는 체험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총체적 경험관리자(TEM: Total Experience Manager)다. 이런 점에서 경험건축가로서의 CCO는 고객과 제품이 만나는 접점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는 무대를 디자인하고, 그 속에서 고객으로 하여금 감동적인 체험이 가능할 수 있도록 설계가는 다감각적 경험제공자이자 체험적 무대 디자이너다.


 


둘째, 무대 연출가(The Set Designer)로서의 CCO는 조직 내부적으로는 구서원들이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눈 공간과 인프라 조성에 주력하고, 조직 외부적으로는 자사 제품과 고객이 만나는 접점이나 무대를 독창적으로 설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무대연출가는 단순히 물리적 공간을 조성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어떻게 하면 구성원들이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발산하며 이런 아이디어의 교환과 교감이 가장 일어날 수 있는지를 심리적으로 고민한다. 픽사나 구글, 그리고 IDEO의 업무환경은 단순한 업무공간을 넘어서서 창의적 발상량이 극대화될 수 있는 독창적인 업무공간이다. 나아가 무대연출가는 외부 고객이 자사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감동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연중 기획하며 신제품 출시에 맞춰 색다른 체험 무대를 디자인한다. CCO는 자사의 경영철학과 문화적 DNA가 현실로 구현될 수 있는 업무환경을 디자인하고 분야가 다른 사람들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협력공간 구축자이기도 하다.


 


셋째 CCO는 극진한 간호사(The Caregiver) 역할을 발휘해야 한다. CCO는 극심한 배려와 관심, 애정과 온정으로 고객들을 돌보는 인간적 배려자가 되어야 한다. 세상을 지배하는 사람은 머리로 설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으로 설득하는 사람이다. CCO는 시류에 따라 흔들리거나 딜레마 상황에서 좌지우지 되는 변덕쟁이가 아니라 딜레마 상황에서도 사실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문제상황을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차가운 이성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CCO는 논리적 이성으로 시장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사람일 뿐만 아니라 감성적 설득력으로 상대의 마음을 훔치는 마음 사냥꾼이다. CCO는 다른 사람이나 상대(part)를 나의 부속품(part)이 아니라 내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부분(part)으로 생각하면서 그 사람을 나의 평생 동반자(partner)로 존중해주는 사람이다. CCO는 고객의 아픔과 슬픔, 불편함과 불안감 또는 불만족, 외로움과 고독을 사랑해야 한다. 고객이 느끼는 불편함과 아픔 속에 한 시대를 이끌고 나갈 문화적 DNA가 숨어 있다. CCO는 고객을 사랑하는 마음, 고객의 행복을 위해 고객으로 헌신적으로 돌보는 인간적 배려자다. 문화는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꽃을 피운다. 그 아름다움은 고객의 아픔, 고객이 앓고 난 뒤 느끼는 앓음다움이 아름다움의 원동력이다.


 


마지막으로 CCO는 스토리텔러(The Storyteller)가 되어야 한다. CCO는 단순히 상품과 서비스의 품질로 승부하지 않고 상품과 서비스에 담긴 철학과 혼, 그리고 상품과 서비스가 내재하고 있는 감동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내는데 주력한다. 고객은 그 스토리에 열광하고 그 스토리를 자신의 삶이나 자신의 정체성과 일치시키면서 색다른 감동을 즐기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러는 한마디로 신화를 창조하는 사람이다. 스토리텔러로서의 CCO는 제품과 서비스에 담긴 철학과 영혼, 사연과 배경을 재구성하여 고객들의 삶이 추구하는 철학과 가치관에 부응하는 신화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이다. 스토리가 모이면 히스토리가 되고, 히스토리는 그 기업 특유의 문화를 만들어나간다. 나아가 이런 문화는 사회전반의 문화적 흐름을 주도하는 브랜드를 넘어 ‘러브 마크’라는 책의 저자이자 사치 앤 사치 그룹의 회장이 말하는 러브마크(Love Mark)를 형성한다. 러브마크는 사랑과 존경심을 동시에 받는 제품을 말한다. 고객들의 가슴에 찍힌 러브마크는 단순한 제품이나 브랜드를 넘어서서 고객의 삶이자 그 삶을 통해 구현하고 싶은 꿈이다. CCO는 고객으로 하여금 꿈을 꾸게 만들고 고객의 꿈의 실현과정을 도와주는 드림케터(Dreamketer)로서 신화창조자이자 영감 고취자이다.


 


이상과 같은 CCO의 10가지 얼굴은 CCO가 발휘해야 될 10가지 역할별 책임과 추진과제를 의미하기도 한다. CCO는 Chief Culture Officer의 약자이지만, 한 시대의 문화적 흐름을 주도하기 위해서 CCO는 색다른 도전을 즐기는 최고도전경영자(CCO: Chief Challenge Officer)로서 전대미문의 문화창조를 주도할 수 있는 최고창조경영자(CCO: Chief Creative Officer)가 되어야 한다. CCO는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면서 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최고커뮤니케이션경영자(CCO: Chief Communication Officer)로서 내가 갖고 있지 않는 전문성을 다른 전문성과 연결(CCO: Chief Connection Officer),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최고협력경영자(CCO: Chief Collaboration Officer)로 거듭나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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