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KBS |
가수 조영남이 일본 대지진에 대한 성금모금 및 희망 메시지를 전하자는 취지의 방송에서 윤동주의 ‘서시’에 음을 붙인 노래 ‘서시’를 불러 논란에 휩싸였다.
조영남은 지난 22일 방송된 KBS 1TV ‘희망음악회’에서 ‘서시’를 열창했다. 이날 공연은 일본 대지진에 대한 성금모금과 실의에 빠져있는 일본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하자는 취지로 진행됐다.
그러나 문제는 조영남의 선곡이었다. 조영남이 부른 ‘서시’는 일제 강점기 말기의 대표적인 저항 시인 윤동주의 ‘서시’에 음을 붙인 곡이었기 때문.
시인 윤동주는 1943년 7월 독립운동 혐의로 일본경찰에 검거돼 2년 형을 선고받고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감되었다가 1945년 2월 16일, 해방을 6개월 앞두고 옥사했다. 특히 지난 2009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윤동주, 그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에서는 윤동주가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생체실험을 당하다 사망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또한 이에 앞서 조영남은 지난해 방송된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에서 “아버지께 윤동주 형님의 시를 노래로 만들고 싶다고 했을 때 허락해 주실 줄 알았는데 시인인 아버지는 ‘시도 노래다’라고 말씀하셨다. 아버지가 ‘시도 음이 있고 리듬이 있고 하모니가 있는데 네 잘난 작곡 가지고 시를 건드리지 말라’고 하셨다. 아버지는 절대 시에 손을 대지 못하게 하셨다. 1400곡의 CM송과 120곡의 가요를 자곡한 내가 윤동주 형님 것만 노래로 만들지 못했다”라는 시인 윤동주의 6촌 동생이자 가수 윤형주의 이야기에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조영남은 이날 방송에서 보란 듯이 ‘서시’를 열창해 시청자들을 분노케 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일본에 대한 배려만 있고 자국민 배려는 없는 거냐?”, “조영남 씨, PD님들 학교 다닐 때 역사 공부는 안 했나요?”, “일제 강점기 생체실험으로 고문받아 돌아가신 분의 시를 노래로 일본 돕기 음악외에서 부르는 게 세상에 어디있습니까”, “너무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네요. 시인 윤동주 님을 아예 모르시나? 아님 그냥 개념이 없는건가?”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조영남 외에도 패티김, 이미자가 출연해 합동공연을 펼쳤고 아이돌 가수 FT아일랜드, 씨엔블루, 비스트, 포미닛, 유키스 등이 직접 ARS 성금모금전화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