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최선을 다해도 후회는 남아 반성하고 고쳐가면서 사는 것이 중요

신상구 | 2017.12.22 20:01 | 조회 1514 | 추천 47

                            인생은 최선을 다해도 후회는 남아  반성하고 고쳐가면서 사는 것이 중요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향토사학자, 시인, 문학평론가, 칼럼니스트) 신상구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사람으로서 난감할 때가 있다. 내가 낸 책을 내가 읽어 보는데 오류가 나타날 때이다. 그것도 한두 군데가 아니고 아주 많은 부분에서 분명한 오류가 발견될 때이다. 그럴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지고 몸이 옴찔옴찔한다. 이 일을 어찌할꼬?
   당장 고쳤으면 좋겠는데, 그것이 한 권의 책이 아니고 1000권, 2000권이라는 데에 또다시 막막한 심정과 맞닥뜨리게 된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출판사에서 책을 다시 찍는 것이다. 이런 걸 옛날엔 재판, 삼판 한다고 했는데 요즘엔 2쇄, 3쇄 그렇게들 말을 한다. 물론 책이 잘 팔렸을 때의 일이다. 어쨌든 좋다. 문제는 고친다는 점이다. 오류가 있고 오류가 발견되었을 때 고칠 수만 있다면 그것은 다행스러운 일이고 고마운 일이다. 세상만사가 다 그렇다. 정말로 글을 쓰고 교정을 볼 때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던 것이다. 두 눈을 부릅뜨고 활자를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았을 것이다, 그때는.
   그런데 거기에서도 오류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최선 속에서도 잘못이 있었다는 얘기다. 이는 우리네 인생살이에서도 그렇다. 젊은 시절 우리는 얼마나 죽을 둥 살 둥 인생을 살았나? 최선에 최선을 다한 날들이었다. 그런데 그 열심과 최선 속에도 오류가 있고 결정적인 후회가 있을 수 있다는 것! 거기에 절망이 있고 후회스러움이 있다. 정말로 인생을 책처럼 2쇄, 3쇄 하면서 고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관점에서 우리는 좀 인생을 멀리 살 필요가 있다. 장수하는 인생이면 좋겠고 반성하는 인생이면 좋겠고 고쳐서 사는 인생이라면 더욱 좋겠다.
   내가 시를 쓰는 사람이니까, 선배 시인들을 예로 들어 보자면 김소월 선생이나 윤동주 선생 같은 경우에는 워낙 인생의 길이가 짧아서 고쳐서 살 기회가 없었다. 애석한 일이다. 하지만 요즘의 우리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장수하는 인생이 허락된 사람들이다. 나만 해도 70을 훨씬 넘긴 사람이 되고 말았다.
   실상 나는 나 자신 일흔 살까지 살 것이라고는 짐작하지 못했다. 멕시멈으로 보아서 40이나 50쯤으로 보았던 나다. 그런데 이렇게 되고 말았다. 어쨌든 오래 사는 인생으로서 생각해본다. 인생을 오래 산다는 것은 축복이고 하나의 기회다. 젊은 시절 잘못 판단했거나 잘못 산 인생을 고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큰 갈래로 보아 가정생활과 사회생활, 문필생활을 고치고 싶다. 고쳐서 살고 싶다. 우리 집 아이들이 어렸던 시절, 그들을 기르면서 잘못한 일들이 태산 같다. 억지와 패악을 저질렀다. 그때는 그것이 최선인 줄 알았는데, 지금 와서 보니 그게 아니었다는 데에 절망감이 따른다. 깡그리 소급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이라도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잘해주고 싶다.
   아이들을 기를 때 ‘낳아주고 길러주고 가르쳐주고’만 있는 줄 알았는데, 거기에 더해 ‘기다려주고 참아주고 져주고’가 더 있다는 걸 안 것은 최근의 일이다. 아, 그러고 보니 그 시절 그때 나의 아버지가 그렇게 하신 것이 나한테 져주신 일이었구나. 할머니, 어머니, 외할머니는 또 끝없이 나를 기다리신 분들이었구나….
   지금 내가 아이들에게 할 수 있는 일은 ‘기다려주고 참아주고 져주는’ 일이다. 가능한 대로 그렇게 많이 하고 싶다. 그래서 내가 세상에 없는 날 나의 아이들이 나를 좋은 아버지 수준은 아니지만, 평균 수준의 아버지 정도로 생각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또 아이들한테 내가 더 많이 용서를 받아야 한다.
   누군가를 용서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사람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의 입장에 서 보아야 한다. 내가 그였다면 어찌했을까, 역지사지(易地思之)가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나를 이해하고 나의 입장에 서기 위해서는 나 자신 아이들에게 또한 기회를 주어야 한다. 기다림이 필요하고 시간이 필요하다. 아내에게 이해받는 남편이 되는 일은 또 선행의 일이다.  
   날마다 나는 두 가지 생활신조로 세상을 살고 있다. 밥 안 얻어먹기이고, 욕 안 얻어먹기이다. 그 두 가지만 제대로 실천할 수 있어도 나의 하루하루 인생은 비교적 덜 후회스럽고 덜 부끄러운 인생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나이 들어가는 사람이 밥과 욕을 얻어먹는다는 것은 그 인생이 이미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다음은 글쓰기, 문필생활이다. 말할 것도 없이 열심히 글을 쓰고 최선을 다해서 글을 쓰고 이미 책으로 낸 글들도 다듬고 정리하는 정성이 필요하겠다. 그렇다고 과도하게 과거에 쓴 글에 손을 대는 일은 금물. 산문의 경우, 잘못 쓰였다 싶으면 그 부분의 글을 다시금 쓴다. 그것이 고치는 것보다는 나은 방법이다.
   오늘은 지난 1월에 낸 나의 책 ‘혼자서도 꽃인 너에게’를 다시 한 번 찍고, 지지난해에 낸 ‘꿈꾸는 시인’이란 책이 4쇄를 했다면서 우편으로 배달되어 온 날이다. 책을 다시 찍기 전에 꼼꼼히 읽고 여러 군데 바로잡았으므로 더욱 완벽한 책이 되었으리라고 믿는다. 고마운 일이다.
   이처럼 우리네 인생도 고쳐서 다시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혹여 올 한 해를 살면서 스스로 잘못 살았다든지, 후회스러운 일이 있다든지 그런 분이 계신다면 책을 고치는 마음으로 내년엔 더 좋은 인생을 생각하시길 바란다. 하기는 이것은 내가 나한테 부탁하는 말. 시 한 편을 붙이며 모두에게 위로와 축복의 마음을 전한다.
   ‘그럼요/ 날마다 새날이고/ 봄마다 새봄이구요/ 사람마다 새사람// 그중에서도 당신은/ 새봄에 새로 그리운/ 사람 중에서도 첫 번째/ 새사람입니다.’ (나태주, ‘새사람’ 전문)
   나태주 시인은 1945년 3월 16일 충청남도 서천군 기산면(麒山面) 막동리(幕洞里)에서  태어나 공주사범학교를 졸업했다. 공주 장기초등학교 교장, 충남시인협회 회장,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공주문화원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대숲 아래서'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대숲 아래서』,『보리추위』,『가을 서한(書翰)』등 다수가 있다. 제3회 흙의문학상, 충청남도문화상, 박용래문학상, 황조근정훈장, 제41회 한국시인협회상 등을 수상했다. 대표 시로는 <풀꽃>이 있다. 나태주 시인은 현대시의 난해성(難解性)을 탈피(脫皮)하면서 전통적(傳統的)인 한국 서정시를 계승(繼承), 발전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새여울」시동인회(詩同人會) 회원이기도 하다. 
                                                              <참고문헌>
   1. “나태주”, 감수 이응백/김원경/김선풍,『국어국문학자료사전』, 한국사전연구사, 1998.
   2. 나태주, “고칠 수 있는 인생”, 문화일보, 2017.12.22일자. 3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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