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출신 관상가 박유봉 이야기

신상구 | 2020.07.01 02:09 | 조회 90 | 추천 0

                                   청도 출신 관상가 박유봉 이야기

     요즘 방영되는 사극 드라마 '바람과 구름과 비'에는 조선 후기 흥선대원군 이하응(1820~1898)과 한 역술가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어요.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인 역술가는 흥선군의 둘째아들인 명복(훗날 고종)의 관상을 보며 그가 훗날 왕이 될 것이라고 예언해요. 그런데 이 장면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랍니다.
    1859년 관상가였던 박유붕(1806~?)은 흥선군이 살던 운현궁을 지나다가 우연히 열린 대문 사이로 마당에서 놀고 있던 아이를 보게 되었습니다. 언뜻 보아도 아이의 관상이 평범해 보이지 않았던지라 박유붕은 집 안으로 들어가 아이를 자세히 살펴보았어요. 그리고 갑자기 땅에 엎드려 아이에게 큰절을 올리며 외쳤습니다. "상감마마, 문안 인사 올립니다!"
    그는 깜짝 놀라 다가온 흥선군에게 "제왕의 기운이 서렸기에 찾아뵈었더니 둘째 아드님이 제왕의 관상을 타고났습니다"라고 말했어요. 흥선군이 "그때가 언제냐"고 묻자 "4년 후입니다"라고 대답했지요.
    그로부터 4년 뒤인 1863년, 철종이 후사 없이 세상을 떠나자 박유붕의 예언대로 흥선군의 둘째 아들인 명복이 왕위에 올랐어요. 그가 바로 조선 제26대 왕 고종입니다. 이는 조선 후기 문신 황현이 쓴 역사서 '매천야록'에 기록된 내용이에요. 고종이 왕위에 오르자 흥선군도 왕의 아버지, 즉 '흥선대원군'이 되었지요.
    고종이 왕위에 오른 나이는 고작 열두 살이었어요. 그래서 아버지 흥선대원군이 어린 왕을 대신해 나랏일을 맡아보는 섭정을 펼쳤어요. 그전까지 왕의 외척(어머니쪽 친척)들이 권력을 휘둘렀던 '세도정치'는 이때부터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기사 관련 일러스트                                                                        
그림=김영석

    세도정치란 특정 가문이나 세력을 중심으로 국가가 운영되는 정치 형태를 말해요. 조선 후기인 19세기에 제23대 왕 순조, 24대 왕 헌종, 25대 왕 철종 등 3대에 걸쳐 외척가문이 권력을 손에 쥐고 권세를 마음대로 휘두르던 시기가 대표적이에요. 순조의 왕비였던 순원왕후 김씨의 안동 김씨 집안, 헌종의 어머니였던 신정왕후 조씨의 풍양 조씨 집안이 그랬지요.  특히 안동 김씨 일가는 강화도에서 농사를 짓던 왕족 이원범(훗날 철종)을 왕으로 세우는 등 강력한 세도정치를 펼쳤어요. 그래서 그들 앞에서는 왕족까지도 숨죽여야 했어요. 제16대 인조의 셋째아들 인평대군의 후손인 흥선군 이하응도 그런 불우했던 왕족 중 하나였어요.
    흥선군은 안동 김씨 사람들의 멸시와 구박을 받으며 고달픈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는 언젠가 최고의 권력을 얻어 외척들을 물리치고 다시 강력한 왕권을 세워야 한다는 뜻이 있었어요. 그러던 중 박유붕을 만나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된 거예요.
    관상이나 사주를 통해 사람의 운명을 점치는 일은 삼국시대부터 널리 행해졌어요. 조선시대에는 나라의 관리를 선발하는 과거시험(잡과)으로 사주에 능통한 자를 별도로 뽑았을 만큼 중요하게 여겼지요.
    경북 청도에서 태어난 박유붕은 1844년 무과에 급제해 전라도 수군절도사, 경기도 장단 부사 등 관직에도 올랐던 인물이에요. 젊은 시절 관상을 비롯해 사주, 점술 등에 관심이 많았는데, 자신의 관상이 한쪽 눈으로만 세상을 봐야 운명을 제대로 맞힐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 자기 눈을 찔러 애꾸눈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박유붕은 흥선대원군이 권력을 잡자 크게 출세하고 조선 최고 관상가로 이름을 날렸어요. 그러나 고종의 왕비를 간택하는 문제와 세자 책봉을 둘러싸고 흥선대원군과 의견 대립을 벌이면서 멀어졌고 이후 쓸쓸한 죽음을 맞았다고 합니다.

    대원군은 조선시대 왕이 후사 없이 죽고 종친(왕의 아버지쪽 친척) 중에서 왕위를 계승하는 경우 새 왕의 아버지를 높여 부르는 호칭이에요. 조선시대에는 선조의 아버지 덕흥대원군, 인조 아버지 정원대원군, 철종의 아버지 전계대원군 등이 있어요. 이 3명은 모두 죽은 뒤에 대원군으로 추존되었지만 흥선대원군만 살아 있을 때 봉해졌어요.

                                                                                          <참고문헌>

    1.   "불우했던 흥선군, 둘째 아들 왕 될 것  예언한 사람 있었죠", 조선일보, 2020.6.29일자. A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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