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나라의 혼

2010.03.11 | 조회 3123

이홍배(경일대 교수)

만시지탄의 일이다. 그렇지만 참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 고조선의 역사가 신화가 아닌 역사로 교과서에 실린다는 내용이다.
고려 공민왕 때 문정공 행촌 이암 선생은 국난을 극복하고 이듬해인 1363년 강화도에 들어가 ‘단군세기’를 쓰신 분이다. 행촌 선생께서 단군세기 서문에서 ‘國猶形(국유형) 史猶魂(사유혼)’이라 강조하였다. 다시 말하면 나라가 몸이라면 역사는 나라의 정신이라는 뜻이리라. 돌아보건대 우리 한민족의 역사는 말할 수 없이 심히 왜곡되고 병이 깊어 국가의 형형한 혼이 되지 못한 게 작금의 현실이다.

이로써 오늘의 창조력도, 위대한 미래 건설의 비전의 동력도 상실해 버린 지 오래 되었다.

흔히 역사를 나무의 뿌리에 비유하기도 한다. 이는 겉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돋보이는 줄기와 열매를 있게 한 것이 뿌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줄기와 열매를 창출하는 힘이 보이지 않는 뿌리에 있듯, 우리가 현실 극복의 지혜와 미래의 비전을 역사에서 찾는 까닭도 이 때문인 것이다.

특히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독도 주장 등 오랜 기간 주변국에 의한 역사 왜곡은 손 쓸 수 없는 지경이 되어 버렸다. 더 참담한 것은 자기 손으로 제 나라 역사에 칼질을 해 버리는 일들이다. 예를 들어 성리학을 통치이념으로 한 조선 왕조는 유례 없이 역사서를 스스로 없애버렸다. 특히 세조가 역사서를 금서(禁書)로 분류 탄압한 내용을 조선왕조실록은 전하고 있다. 고조선과 그 이전 상고사를 기록한 서적들, 고조선비사, 대변설, 조대기, 지공기, 표훈천사, 삼성밀기, 도징기, 통천록 등의 목록이 나와 있다. 제 발을 제가 찍은 결과로, 일본 제국주의 시대 식민사학자인 이마니시 류에게 우리 역사를 철저하게 유린당했고 오늘날 역사를 신화로 강변하는 학자까지 나타나게 되었다.

이 때문인지 증산 상제님께서 ‘조선국 상계신(환인) 중계신(환웅) 하계신(단군)이 몸 붙여 의탁할 곳이 없나니 (환부역조하지 말고 잘 받들 것을 글로써 너희들에게) 경계하지 않을 수 없노라’라고 말씀해주신 것같다.

[대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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