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민족 문화와 상생

2010.03.11 | 조회 3219
안병우(충북대교수)

최근 유엔인권위원회에서 ‘대한민국은 외국인과 혼혈인을 차별하는 단일민족 이미지를 극복하라’는 권고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100만에 이르는 이주외국인이 함께 사는 대한민국에서 단일민족이라는 인종차별적 뉘앙스가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장구한 역사와 한으로 점철된 세월을 함께해 온 우리 민족 입장에서는 외국인을 우리라는 범주에 넣기 어렵다는 것이 보편적 정서이기도 하다.

하나 이미 다민족사회로 나아가는 오늘의 대한민국 현실도 이런 권고에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그렇다면 ‘단일민족국가’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살아온 우리는 오늘의 이러한 낯선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는 것이 현명한 것일까?

한민족의 상고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환단고기의 삼성기(三聖記)에 ‘우리 환족의 나라 세움이 가장 오래되었노라(吾桓建國이 最古라)’라고 환족을 언급하고 있다. 또 삼국유사 고조선기는 ‘옛적에 환국이 있었다’라고 환국을 국가로 설명하고 있다. 지금의 대한민국과 한민족의 한(韓)은 바로 환국, 환족의 환에서 유래한 것이다. 환은 ‘환하다’라고 하듯 본래 광명을 뜻하는 말이다. 다시 말해 광명을 숭상했기 때문에 환족이요 환국이었던 것이다.

안경전이 쓴 ‘개벽실제상황’을 보면 ‘광명은 우주만물의 실상이요 본성으로서 우리 조상들은 하늘의 광명을 환(桓)이라 하고 땅의 광명을 단(檀), 천지의 광명을 실현하는 역사의 주체를 한(韓)이라고 하며 광명사상이 바로 한민족 사상의 원형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온 백성들이 광명을 숭배하고 그 자신을 밝고 큰 광명의 존재, 즉, 환으로 여기며 살아 왔었다. 다시 말하면 환은 어두움, 무지, 편견, 시기, 질투 같은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나(我)인 남을 나처럼 잘되게 하여 서로 하나로 잘되는 상생을 실천하는 정신이자 마음이다. 한민족의 본래 모습이 바로 이것이다.

우리는 환국의 후예이기에 광명의 상생지심으로 한민족임을 자랑스러워하지만 편견 없이 그들을 큰마음으로 감싸 안아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환의 후예로 거듭날 수 있다. 피부색과 언어가 서로 다를지라도 인류는 모두 천지 부모의 한 자식이고 지구촌 형제자매인 까닭이다.

[대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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