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사재인(成事在人)

2010.03.11 | 조회 4046
안병우(충북대교수)


‘인간은 어디에서 왔고 무엇을 위해서 사는가?’ 이러한 인간의 근본문제에 대해 동양과 서양 사상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인간이 유래한 바에 대한 관점인 것 같다. 서양은 절대자의 창조적 손길을 강조한데 반해 동양은 ‘스스로 그러한(自然)’ 자연 질서를 중시 인간이 천지와 일체라는 천지인(天地人)의 틀 속에서 인간을 설명하곤 한다. 주지하듯이 천지인 사상은 인간이 단지 육신만 가진 작은 존재가 아니라 이 대우주를 구성하는 세 기둥(천지인)의 하나로 인간을 바로 알기 위해서는 하늘과 땅을 바탕으로 인간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유가문화에서는 하늘을 자연으로서의 하늘, 도덕규범의 근거로서의 하늘,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하늘로 인식하기도 했지만, 우리에게 하늘은 인간과 만물을 낳고 길러주며 천명을 내려주는 인격적 의미로서의 하늘 인식이 강했다. 그런 까닭에 천지는 우리 인간에게 부모가 되는 존재였던 것이다. 그리고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점은 우리 민족은 천지인 사상에서 천지의 자식인 인간을 천지의 목적을 이루는 존재로서 오히려 천지보다 더 존귀하게 보았다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무변광대한 천지간에 사람이 없으면 천지도 아무런 존재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말없는 천지를 대행하여 천지의 꿈과 이상을 성취하는 존재인 까닭이다. 그래서 우리 인간을 천지의 열매요, 우주의 결실이라 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천지부모 사상은 동서양 사상에 있어 결정판이라 할 수도 있다.


인간문명이 성숙하는 상생의 때를 맞아 증산상제께서는 ‘선천에는 모사(謀事)는 재인(在人)이요 성사(成事)는 재천(在天)이라 하였으나 이제는 모사는 재천(在天)이요 성사는 재인(在人)이니라(道典 4:5)’라고 말씀하셨다.



지나간 세상이 하늘과 땅을 높이 받드는 시대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 인간 역사의 주제였다면 인간이 천지의 주인이 되는 앞 세상은 모든 문제를 인간이 중심이 되어 이루어내는 성사재인(成事在人)의 정신으로 살아야 한다. 그것이 천지의 자식으로서 제 노릇을 하는 삶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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