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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의 역사정신

2019.09.23 | 조회 8940 | 공감 1

STB 상생방송 대한독립 운동사

<국학연구소 연구원, 前 인하대학교 연구교수, 중국 연변대학교 역사학박사 임찬경 박사 강의 편집>

 

1910년 국망 이후 독립운동 역사가들은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된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에게 참역사가 없었기 때문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신채호, 박은식을 비롯한 독립운동 역사가들은 사대사관과 식민사관에 의해 말살되고 왜곡된 참역사를 되찾기 위해 역사 연구와 현지답사를 통하여 우리의 역사를 바로 세우고자 노력하였고 이 역사를 바탕으로 독립의 힘을 키우고자 하였다.

 

 

독립운동가의 역사정신

독립운동과 역사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독립운동가 이상룡, 박은식, 유인식, 김교헌, 이시영, 김승학, 김창규, 신채호, 계봉우 이분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독립운동가이면서 역사를 연구하고 직접 역사책을 저술했다는 것입니다.

 

 

이 책들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우리민족의 역사, 특히 우리민족의 고대사와 관련된 문제들을 아주 심도있게 써내려간 책들입니다.

 

독립운동가들은 역사를 특별히 중시 했습니다. 목숨을 건 독립운동을 하면서도 역사를 연구하고 저술했는데요. 독립운동가들이 국외에 망명해서 어느지역에 독립운동 기지를 만들게 되면 거기에 역사책을 만들고 그 책으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예를 들면 신흥무관학교는 독립운동을 위해 세운 학교인데요. 거기서 가장 중요시한 과목이 바로 역사입니다. 역사를 가르쳐서 독립운동의 큰 동력을 만들어 주었던 것입니다.

 

 

이렇듯 역사를 중요시한 독립운동가들은 망명할 때 역사책을 가지고 갔다는 일화들이 많이 전해집니다. 많이 알고 계시는 신채호 이분은 1910년 4월 중국으로 망명하게 되는데요. 그때 가슴에 소중하게 지니고 간 책이 조선후기 안정복이 단군조선부터 고려말까지 다룬 역사책 동사강목(東史綱目)입니다.
 

1911년 1월에 망명한 이상룡이란 분은 신의주에서 압록강을 건너 만주땅에 도착하는 그 어려운 망명의 과정에 서점에 들려 만주지지 등 역사를 연구할 수 있는 책을 구입하여 본격적인 망명길에 오르게 됩니다.

 

그다음 윤세복이란 분이 계시는데요. 이 분은 망명해서 지금의 중국 압록강 중류 일대에 환인이란 지역에 정착하게 되는데요. 이 분 집에는 엄청난 양의 역사서적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이 역사서적을 가지고 박은식, 신채호 이런 분들이 역사를 연구해서 훌륭한 책들을 쓰게 됩니다.

 

이렇듯 독립운동가들은 역사를 중시했고, 그렇기 때문에 역사를 저술 할 수 있는 모든 노력과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또 하나의 독립운동

독립운동가들에게 역사란 어떤 의미가 있기에 이렇듯 역사를 중요시했던 것일까요? 독립운동가들에게 역사 연구 및 저술은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중요한 독립운동입니다.

 


첫번째 대외적으로 제국주의 침략에 맞서는 유력한 사상적 무기입니다. 두번째 대내적으로는 반민중적, 반민족적 봉건세력을 비판하여 해체시키는 문화 도구입니다. 세번째 민족 성원을 각성시켜 독립운동 전선에 나서게 하는 교육과 선전의 핵심입니다. 네번째 목숨까지 바쳐서 건설하려는 독립된 자주 국가를 건설하는 청사진이 담긴 것입니다.

 

 

조선이 식민지로 전락하면서 이 시기에 많은 사람들은 조선시대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됩니다. 그 반성 중에 가장 큰 것이 우리 역사가 조선시대에 제대로 정립되지 못했다. 이런 반성을 하게 됩니다.

 

고려 중기 이후부터 조선시대를 거치며 사대사관에 의한 우리 민족사의 왜곡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있었는데요. 신채호 선생님은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당시의 어려운 상황은 우리민족에게 역사가 올바로 정립되지 못한 문제가 있었다. 참역사가 없는 이런 상태가 우리 민족을 어렵게 만들고 일제 식민지로 만들어 가는게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듯 당시 일제 식민지로 전락한 시점에 많은 분들, 많은 독립운동가들은 생각했습니다. 과연 우리가 무슨 문제인가? 일본이 지나치게 잘났기 때문에 우리가 식민지로 전락한 것인가? 이런 문제를 생각한 끝에 우리에게도 문제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하나 중요한 것은 독립운동가들이 독립을 위해서, 독립운동을 조직하기 위해서 뭔가를 해야 했는데요. 그런데 독립운동을 누가 하나요. 바로 이땅의 많은 사람들이 해야 하죠.

 

그렇게 되려면 우리함께 독립운동을 하자고 얘기하고, 사람들을 깨우쳐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뭔가가 있어야 되겠죠. 그것이 바로 역사입니다. 역사를 알려줘서 우리민족이 어떻게 살아왔고 우리민족은 이런데 현재 지금은 이렇다. 우리민족은 어떻게 나가야 된다. 이렇게 싸워보자.

 



우리민족을 올바로 알고. 자신을 알고. 뭔가 뭉쳐서 싸울 수 있는. 자주적으로 만들 수 있는. 뭔가가 있어야 되는데 이것을 역사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독립운동가들은 우리역사를 어떻게 서술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가지고 기존의 역사를 돌아 봤습니다.

 
그랬더니 당시 독립운동가들이 주위에서 찾은 우리역사는 참다운 역사가 없었습니다. 조선이란 시대속에서 우리역사는 너무 많이 왜곡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독립운동가들이 볼 때 조선시대에 나온 역사책들은 하나도 가치가 없다는 겁니다. 이 역사책들을 우리민족 구성원들에게 얘기해 줘봐야 우리민족이 자존심을 가질 수도 없고, 우리민족의 역사를 제대로 알 수도 없는 겁니다.

 

이런 역사를 가르쳐봐야, 이런 역사를 알고서는 이 어려운 시기에 독립운동에 나설 수 있는 사람이 한사람도 없다는 겁니다. '조선에 참 조선사가 없다' 이런 상황을 인식했던 거죠.

 

 

그런데 이런 상황은 일제에 의해서는 오히려 이용당했습니다. 일제는 사대사관을 이용하여 식민사학을 만들어 내는데요. 조선시대 사대사관으로 왜곡된 역사를 한층 더 왜곡시킵니다. 일제가 단시간에 식민사관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데는 사대사관이 있었습니다.

 

식민지 역사로 왜곡시키고 우리 역사를 더 비참하게 만드는데 거기에 쓰인 것이 식민사관이고 그렇게 만들어진것이 식민의 역사, 식민사학입니다.

 

일제는 이렇듯 조선에 참 조선사가 없는 그런 시대상황을 오히려 악용, 조선고대사를 왜곡하고 조작하여 일제가 조선민족을 문화적으로 영구히 지배하기 위한 유용한 도구로 활용했습니다.

 

 

조선시대의 사대사관, 일제가 만든 식민사관, 이것이 바로 그당시 독립운동가들이 발견한 현실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립운동가들은 우리가 독립을 위해선 우리의 참역사를 가져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먼저 사대사관과 식민사관을 동시게 극복하지 않고는 우리역사를 바르게 서술할 수 없다는 것을 자각합니다.

 

사대사관과 식민사관을 극복하고 우리 참역사를 정립하는 역사운동 이 자체가 바로 독립운동인 것입니다. 그것이 없으면! 우리역사를 바로 쓰는 그 작업이 선행되지 않으면! 우리의 독립운동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독립운동가들에게 이 역사 연구 자체가 또 하나의 중요한 독립운동이었던 것입니다.

 

이제는 나서야 할 때

그렇다면 2019년의 오늘 날은 어떨까요. 광복 74주년,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오늘. 독립운동가들의 역사, 그 정신이 제대로 계승되고 있을까요? 안타깝지만 아직도 사대사관, 식민사관에 의해서 만들어진 역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1945년 광복 이후 독립운동가의 역사서술은 묻히고 식민사관은 그대로 존속 되었습니다. 청산되어야 할 역사적 적폐는 소위 '통설'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사회 역사학계를 장악했습니다. 지금 학국사회의 역사학계는 조선시대의 사대사관과 일제강점기의 식민사관 등 그 어느 것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채, 그 적폐들을 심화시켜 기형적인 모습으로 오히려 우리 역사의 정립(正立)을 오히려 방해하는 주범이 되어 있습니다.

 

지금 한국 학계에서는 독립운동가의 역사학, 역사 정신을 총체적으로 민족주의 역사학, 민족주의 사학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용어에는 세심히 살펴봐야 할 심각한 함정이 있습니다.

 

이것은 나중에 민족주의란 이름을 붙여서 오히려 독립운동을 위해 서술했던 역사의 특성이라던가 계승해야 될 여러가지 장점들을 사회속에서 오히려 잊혀지게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민족주의 사학이라는 용어는 독립운동가들이 만든게 아니고 학계에서 만들어낸 용어입니다. 독립운동가들이 살아 계셨다면 자신의 역사학에 민족주의사학 이렇게 붙이는걸 결코 원치 않으셨을 텐데요.

 

독립운동가들은 독립을 위한 방법론으로 '침략적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저항적 민족주의'를 선택했던 겁니다.

 

 

이 민족주의는 수단 혹은 방법이지 독립운동가들의 궁극적 목적이 민족주의가 아니었습니다. 민족주의 선택의 궁극적 목적은 독립운동이라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립운동가들의 역사연구, 역사 결과들은 민족주의사학이 아닌 독립운동사학으로 불러야 합니다.

 

또 다른 이유로 시간이 지나면서 민족주의의 부정적인 면을 사회에서 부각시킵니다. 우리민족을 지나치게 과장해서 나쁘게 표현할 때 쓴다던지, 민족주의를 가진 사람을 오히려 이상하게 보는 시각을 가지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렇게 얘기하면서 '민족주의사학'이란 이름으로 이 독립운동가들의 역사학을 사회에서 조명되지 못하게, 빛을 보지 못하게 만들어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민족주의사학이란 용어대신 독립운동사학으로 불러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독립운동가들의 역사는 독립운동사학입니다.

 

독립운동가들이 연구, 서술했던 역사, 역사정신을 되돌아 보고 더 나아가 그 정신을 계승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사대사관과 식민사관을 청산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며 우리민족의 올바른 역사를 정립해야 합니다. 이제는 때가 됐습니다. 잘못된 역사를 극복하고 우리에게 과제처럼 남겨진 우리 역사 바로쓰기.

 

이제는 우리가 역사광복군으로  나서야 될 때입니다.

 

 

 

<강의 전체 보기> https://youtu.be/pytcajL3RB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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