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종말인가? 후천개벽인가?

상생도군 | 2011.04.06 16:17 | 조회 6467

박제훈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

지구촌 인류에게 우울했던 3월이 가고 있다. 연초 튀니지에서 시작해 이집트에서 독재정권을 몰아냈던 아랍권의 민주화 바람이 리비아에 몰아치면서 급기야는 카다피가 자국민을 용병과 전투기로 무차별 살육을 자행하는 만행이 벌어졌다. 시민군이 수세로 몰리면서 민주화의 불꽃이 시들어 갈 무렵 일본에서 엄청난 대지진이 일어났다. 지진에 이은 쓰나미로 몇 개의 마을이 통째로 사라지거나 불타 없어지는 참상이 벌어졌다. 그러나 지진으로 화재가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에서의 방사능 유출은 천재와 인재가 겹치면서 통제 불능의 대재앙으로 발전할지 모른다는 공포감을 촉발시켰다. 카다피 같은 미치광이 독재자가 자국민을 살육하는 것을 보고도 무력하게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국제사회를 보면서 그리고 파국으로 치닫는 일본 원전사태를 가슴 졸이며 보면서 지구촌 공동체는 모두 인류의 종말을 떠올렸을 것이다.


인류의 종말은 두 가지 모습으로 찾아올 수 있다. 하나는 지진이나 쓰나미, 그리고 화산 폭발이나 급격한 기후변화 같은 자연재해가 그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류 종족 간의 전쟁으로 인한 경우이다. 이번 일련의 지구촌 사건은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난 경우라 하겠다. 다행히 후쿠시마 원전이 최악의 상황을 면하고 유엔에서 카다피에 대한 제재에 합의를 이루어 내면서 인류에게 다시 희망과 안도의 메시지가 던져지고 있다.

서양에서는 역사를 단선적인 발전사관 또는 진보사관으로 본다. 인류가 저급 단계에서 계속 발전하고 진보하지만 어느 단계에 이르면 결국은 정체하고 나아가 종말이 온다는 관점이다. 반면에 동양은 순환사관이다. 인류 역사도 춘하추동이 매년 반복되는 자연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순환을 거치면서 같은 것이 반복된다고 생각한다. 이에 따르면 종말은 없다. 원래의 시작점인 무나 태극 같은 것으로 되돌아갈 뿐이다.

우리나라 민족 종교인 동학이나 증산도 같은 데에서는 이러한 종말론과 순환론을 종합한 낙관주의적 후천개벽을 이야기한다. 우주의 역사가 선천 시대를 지나 후천 시대로 들어서는 새로운 개벽의 시기가 온다는 사상이다. 후천개벽이 되면 인간이 세상의 주인이 되어 모두가 평화롭고 번영하는 유토피아가 시작된다. 증산도에서는 지금 이미 후천개벽이 시작되었다고 본다. 다만 진정한 후천개벽은 엄청난 인류의 재앙과 희생이라는 대가를 요구한다. 일본의 대지진이 이러한 대재앙의 시작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리비아는 우리에게 민주주의의 보편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 지금까지 지구상의 많은 독재정권들은 ‘민주주의는 나라마다 특수성이 있으니 서방의 잣대로 임의적으로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강변해 왔다. 이슬람을 믿는 중동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이 이번에 보여 준 민주주의에 대한 강렬한 욕구와 그를 위한 목숨을 건 투쟁은 종교나 인종에 관계없이 민주주의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라는 소중한 교훈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 카다피의 만행에 우여곡절 끝에 국제사회의 합의를 이루어 낸 것도 민간인의 생명 보호라는 기본 인권 존중 사상이 모든 국제사회의 이해관계를 초월하는 보편적 가치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일본의 대지진은 아무리 선진국이라도 지진 같은 자연재해에는 무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 줌으로써 인류로 하여금 신과 자연 앞에 겸손할 것을 요구한다. 동시에 아무리 제도가 완벽하더라도 예측하지 못한 재앙 앞에서는 상황에 기민한 대처를 하게 하는 정치지도자의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 준다. 우리 국민이 보여 준 일본에 대한 진정한 도움의 손길과 마음은 오랜 동북아 지역의 구원(舊怨)을 씻어 내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그나마 위안이 된다.


리비아와 일본을 보면서 우리가 배울 교훈은 무엇인가? 우선 북한이다. 걸핏하면 핵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북한을 같은 동포로 바로 북쪽에 두고 있는 우리가 남의 걱정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북한이 아시아의 리비아가 되지 않고 연착륙할 수 있는 로드맵을 작성하여 미국과 중국 등 국제사회를 설득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 내부의 제도적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면서 자연재해와 급변사태 등 위기 상황에 기민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자질과 의지 등 리더십을 가진 정치지도자를 만들고 기르는 일이다. 이 일에 성공하면 인류의 종말도 희망의 선천개벽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http://www.kiho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417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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