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사실상 파탄

운영자 | 2010.05.26 10:36 | 조회 6219

물러섬 없는 强 대 强 대립… 남북관계 사실상 파탄

천안함 사태로 촉발된 남북관계의 위기가 사실상 파탄 국면을 맞게 됐다.

북한 당국이 25일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북 당국간 관계의 전면단절을 선언한 것은 남북간 대립구도가 첨예해지는 상황에서 북한도 양보할 뜻이 없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남북간 강(强) 대 강(强) 대립 구도에서 결코 돌아가는 우회로를 택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도 맞불작전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한반도 정세의 위기는 남측이 자초하고 있다는 차원에서 책임을 남측으로 떠넘기겠다는 의도도 내포돼 있다"고 해석했다.

특히 2008년 12·1 육로통행 제한, 차단 조치로 닫았다가 지난해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단의 서울 방문 이후 복구됐던 판문점 적십자 채널이 다시 닫혔다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이후 재개의 여지를 열어뒀던 남북관계의 문이 완전히 닫힌 것이다.

북한은 당장 개성공단 내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도 철폐하고 남측 관계자 8명도 완전히 추방키로 했다. 이들 역시 현 정부 임기 초 추방됐다가 다시 파견됐지만 도로 짐을 싸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북한의 남북관계 파탄 조치는 25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전략대화가 끝나자마자 취해졌다. 천안함 사태로 궁지에 몰린 중국의 입장을 의식해 대응 조치를 미뤘다는 분석이 많다.

26일부터 이뤄지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방한을 하루 앞둔 시점도 고려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한·미가 공조해 대북 압박 조치를 취하는데 대해 견제구를 날린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라는 최악의 무리수까지 두지 않은 점은 남북관계의 여지를 남겼다는 해석도 없지 않다.

한 대북 소식통은 "이명박 대통령이 개성공단에 대해서는 검토 여지를 남긴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도 개성공단 폐쇄 카드는 일단 유보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남측이 추가 강경 조치를 취할 경우에 대비해 전략적으로 카드를 남겨놓을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남북이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한치의 양보도 없는 대치 국면을 조성함에 따라 남북관계는 당분간 기나긴 동면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6자회담 재개라는 외적 변수가 없는 한 남북관계의 단절 상태는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경우 올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해야 하는 우리 정부로서는 큰 부담을 안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남측의 태도에 따라서는 이미 전날 예고한 대로 휴전선에서 심리전 수단이 되는 구호판이나 확성기에 대한 조준 사격,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추가 침범이나 무력시위, 개성공단이나 금강산지구 관리 인원의 일부 억류 등 추가 강경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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