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관장하는 성조신, 조왕신, 토주신 등 가택신

한옥 짓기와 상량식

한옥을 짓는 과정을 보면 기둥을 세우고 보를 얹은 다음 구조가 거의 완성된 단계에서 상량식을 한다. 마지막 대들보(上樑)에 건축기록과 축원문을 적고 치성을 올리며 대들보를 새 무명베로 들어올린다. 이 상량식이야말로 한 옥 짓기의 하이라이트에 해당한다. 이날은 특별히 공사를 하루 쉬고 집주인과 목수, 이웃들이 술과 떡을 나눠 먹는데 단순히 이런 의미를 넘어서서 상량식은 성조신에게 치성을 올리는 것이다. 그 지역을 맡은 산신도 있고, 어느 지역의 터를 맡은 기지신도 있고, 가옥을 맡은 가택신도 있다. 우리 민족은 집이나 땅에는 그것을 수호하는 신이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집을 보호하고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의 길흉화복을 관장하는 성조신成造神(성주신이라고도 함), 집터를 관장하는 터주신土主神, 안방에는 삼신三神, 부엌에는 조왕신, 고방(광, 창고)에는 고방신, 변소에는 측신이 있다. 그 외에도 마당,장독대, 대문 등 집안 곳곳마다 신이 있다.

가택의 중심이 되는 신, 성조신

성조신은 집안에서 모시는 여러 가신家神들 중 우두머리로써 집 전체를 관장하는 신이다. 집에 따라 초가집에는 초가성주, 기와집에는 와가성주, 누각집에는 누각성주라고 불렀다. 성주신은 대들보에 좌정하거나 대청, 안방 등 집의 중심공간에 살고 있다고 여겼고 집 전체를 성주신의 몸으로 보기도 했다. 이렇듯 우리민족은 집에는 사람만 사는 게 아니라 이런 지킴이들이 사람과 함께 산다고 믿었고 집의 일정한 공간에 거처하며 일정한 역할을 한다고 여겼다. 집을 다 짓고 이사할 때에도 성주굿 도는 성주풀이를 지내며 가신에게 복을 빌었다.

發願垈土를 曰土主大監이오 發願家宅을 曰成造大君이니 亦歲成嘉福之神也시니라. 집터에 대해 소원을 빌 때 터주대감을 찾고, 집에 대해 소원을 빌 때는 성조대군을 찾았으니, 이분들 또한 해마다 좋은 복을 이루게 하는 신이시다. [환단고기]<삼신오제본기>

단군왕검의 건축담당 신하 ‘성조成造’

<환단고기>에서는 성조는 고조선의 초대 단군왕검 때 궁실 건축을 맡은 신하임을 전해주고 가신을 모시는 풍속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於是에 命彭虞하사 闢土地하시며 成造로 起宮室하시며...

이때에 단군왕검께서 어명을 내려 팽우彭虞에게 토지를 개간하게 하시고,

성조成造에게 궁실을 짓게 하시며...<단군세기>

성주굿, 성주풀이는 단군왕검의 궁실건축 담당 신하였던 성조를 기리는 데서 시작하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