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삼국사기를 생각하며

근역 | 2013.04.11 20:53 | 조회 6012

Army Photography Contest - 2007 - FMWRC - Arts and Crafts - The 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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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구려 논쟁을 보고 있노라면 답답한 생각이 듭니다. 원래 억지 주장을 펴는 쪽과 싸우는 쪽이 대체로 손해를 보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억지 주장은 무시하는 것이 상책인데, 당하는 우리가 답답하다보니 당연한 주장을 자꾸 하게 되고 결국, 진짜 문제가 있는 것 처럼 보여지게 됩니다.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 우기는 것과 비슷한 싸움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독도는 우리가 지배하고 있는 땅이고, 고구려는 지나간 역사라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중국측 주장대로 고구려가 자신들의 속국이었다면 중국의 어느나라 속국이었는지도 찾아봐야 할 것입니다. 700년(많게는 900년) 고구려 역사에서 중국이 고구려에 맞설 수 있었던 나라가 수나라 당나라 말고 얼마나 더 있었는지도 알아보아 할 것입니다.

이 모든 문제의 촛점은 과연 고구려 자신이 자신들을 중국의 속국이나 신민으로 여겼느냐 하는 것을 밝히는 것으로 연결됩니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삼국사기를 다시한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삼국사기는 고려때 쓰여진 책입니다. 김부식은 역사책을 쓰면서 전대에서 해 온 것 처럼 '삼국사기'라고 못을 박아 당대의 우리 민족이 삼국시대 통일 이후 가졌던 시각을 그대로 잇고 있습니다. 그 이전에도 '구 삼국사'를 써서 고구려를 우리 역사로 인식했으며, 그 유민을 우리민족으로 여겼습니다.

중국이 고구려를 자기 나라의 역사로 생각했다면 이 문제(왜 남의 나라 역사를 너희들이 썼느냐는)에 한번이라도 항의를 했어야 합니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중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으므로, 조선 정부에 정식으로 이 문제 제기를 했어야 합니다. 더구나 고려란 국호자체도 고구려에서 온 것입니다. 지난 수천년의 역사를 인터넷에서 몇 줄 지운다고 있던 역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10 여년 전 어느 북한 학자가 중국에 대해 "나라가 망했다고 있던 역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고 항변한 것이 떠오릅니다.

중국은 측우기에 자기 나라 황제의 연호가 쓰여 있다고 측우기를 자기들이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나라입니다. 다라니경도 자기들이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대로 간다면 중국 황제의 연호가 들어간 우리나라 모든 문화재가 자기들 것이라고 우길 지도 모릅니다.

중국이 이렇게 나오는 한, 한족이 원래 대륙의 역사에서 주류로 활동한 시기가 얼마 안되어 타민족에 대한 시기심과 이기심, 경계심이 어느 정도 '체화 된' 민족이라고 일부에서 해석하는 것도 큰 무리가 아닙니다. 반면 우리는 한 개 왕조가 유난히 길었기 때문에 왕조의 정통성을 부여하기 위해 지나간 역사를 하늘과 같이 두려워하면서 살아온 민족입니다. 왕조의 힘이 역사를 공정하게 기록하는 데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중국과 우리가 역사를 대하는 인식자체가 다르다고 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 시점에 우리는 고구려를 우리 역사라고 못 박아 놓은 '삼국사기'의 중요성을 더욱 깊이 각인해야 겠습니다.

사실 중국은 수천년 동안 고구려를 우리 나라 역사로 인정해온 역사책을 분서갱유 하지 않은 이상 역사를 왜곡 날조 할 수 없다는 것을 중국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그들이 이렇게 무모하게 나오는 것은 소위 밑져야 본전이고, 잘하면 생각지도 않았던 이익이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요행수를 바라는 것은 소인배들의 전형적인 행동과 통합니다. 소인배에 맞서는 군자는 덕과 여유와 실력이 겸비 되어 있어야 합니다.

결국 억지 주장을 이기는 것은 사실과 이를 입증하는 논리와 실력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수천년된 우리의 역사책이 청년들의 손을 떠나 도서관 지하실에 잠자는 한 우리는 이런 말도 안되는 싸움에서 헤어 나기 어렵다는 것을 자각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를 악물고 한자교육(문장교육)을 초등학교때부터 시켜야 합니다. 근본이 튼튼하면 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기둥이 되는 법입니다.

- 조선일보 이상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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