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의 섭리

2010.03.11 | 조회 2899

-임성호


고교시절 친한 친구 4명이 모여 '이 세상에 절대적인 것이 있을까?' 하고 토론을 한 적이 있었는데, 한의대에 진학하여 동양철학을 접하고 증산도를 공부하면서 이 세상에 절대적인 원리는 대자연의 섭리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내가 이해하게 된 것은 대자연의 생명은 봄에는 태어나고 여름에는 자라고 가을에 성숙하고 겨울에는 휴식하는 생장염장의 틀 속에서 변화한다는 것이다.

증산도 종도사님께서는 '신앙은 진리를 믿는 것'이라 말씀하셨다. 믿음을 가진다는 것은 진리에 눈을 뜨는 것이고,대자연을 인식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간다. 하늘의 공기를 호흡하고 땅의 물을 마시면서 생명을 유지한다. 하늘과 땅을 떠나서는 잠시도 살기 어렵다. 진리,참된 생명의 이치는 대자연의 섭리라는 게 내 생각이다.

얼마 전 인도네시아의 대지진은 거대한 자연 앞에 너무나 맥없는 인생을 돌아보게 하였다. 십수만명이 짐승처럼 죽고 수백만명이 육체적·정신적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자연을 정복하며 현란한 문명을 건설해 온 인류는 다시 한 번 자신과 대자연을 깊이 생각해야 될 것 같다. 대자연에는 어떤 섭리가 있어서 그런 대사건이 발생한 것인가?

그것은 가을개벽을 알아야 이해할 수가 있다. 살아있는 대자연은 끊임없는 생명의 변화를 일으킨다. 그러한 대자연의 변화의 마디를 철이라 하는데,나이가 들어도 몰지각하면 철부지라 하는 것이다. 대자연의 가장 큰 변화는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들 때 일어나는 변화다. 거대한 태풍을 이겨내야 하고 지루한 장마를 견뎌내야 하는 것이다. 우주가 생명의 아픔을 겪고 성숙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가을개벽이다. 서리를 이겨낸 가을의 열매처럼 성숙한 문명세계가 열리는 것이다.

미국의 지식인 루스 몽고메리는 '극이동은 지구성숙의 연장선상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이는 자연섭리로서 지구 자체의 정화를 위한 필연적인 과정'이라고 '미래의 문턱'에 썼다. 싸우면서 철든다고 하였듯이,상극의 아픔을 지나 상생의 문화가 열리는 희망이 가을개벽인 것이다. 그러나,대자연을 인식하고 대자연의 섭리와 함께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희망은 없어 보인다. 거기에 나의 신앙이 있다.


출처 :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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