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에서 시작해 진리에 이르기까지

초립쓴30대 | 2009.10.23 00:00 | 조회 2173


 이정은(여,21세) / 강릉 옥천도장
 
 태시에 하늘과 땅이 문득 열리듯, 증산도와 저의 만남도 그렇게 문득 열렸습니다.
 
 
 10살의 탈레스
 읽고 쓰기를 시작할 때부터 동화책보다는 철학서적을 더 좋아했습니다. 불교 철학을 쉽게 풀어 쓴 만화책이라든가 철학소설을 항상 책가방 속에 들고 다녔거든요. 물론 그 심오한 세계를 어린아이가 이해할 턱이 없었겠지요. 하지만 마치 심장의 울림처럼, 책이 저에게 가끔씩 툭, 툭 던지는 질문이 너무나 매력적이었기에 저는 자연스럽게 그 심오하고 어려운 세계로 끌려 들어갔습니다.
 
 ‘넌 누구니?’‘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거지?’
 
 아버지 보시기에도 제가 범상치 않았나 봅니다. 어느 날 책을 한 아름 사서 들고 오시어, 초등학교를 갓 들어간 딸아이에게 철학을 가르치셨습니다. 사슴이 물을 찾아 헤매듯 저는 두 가지 질문에 완벽한 답을 찾기를 원했습니다.
 
 ‘난 누구지?’‘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지?’
 
 절에도 다녀 보고 성당에 나가며 성경 책도 읽어 봤지만 그곳은 저에게 고민만 더하고 믿음을 강요할 뿐 이해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10년이 지나도 저는 그저 변함없는 이정은이었을 뿐이며 늘 집에서 학교로 혹은 학교에서 집으로 오가고 있었습니다. 아버지 말씀대로, 유일하게 인간에게만 주어진, 풀리지 않는 아니 풀 수 없는 숙제로 영원히 남을 것 같았습니다.
 
 
 반가워요!
 1년 전? 혹은 수년 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컴퓨터를 갓 다룰 수 있게 되자 가입했던 카페에서 게시물을 구경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김경민 성도님이 채팅창을 통해서 말을 걸어왔습니다. 같은 시간에 아마 카페를 점검하고 있었을, 운영진 중 한 사람이었겠지요. 우리는 꽤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서로의 인생관을 나누고 정신세계에 대해 말하고, 철학, 그리고 잡담이 오갔습니다. 그렇게 얼굴도 모르는 채 만나서 마음이 맞은 우리는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몇 년간 지인으로 지냈습니다.
 
 금년 봄, 온 식구가 서울에서 강릉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저는 강릉대학교에 입학했고, 증산도동아리 바로 옆에 문학동아리에 가입했습니다. 가끔 향냄새를 맡으면서 동아리방을 지나갔고, 방음시설이 없는 벽 너머에서 들려오는 태을주 소리를 들으면서 시를 짓고, 밥을 먹고, 책을 읽었습니다.
 
 여름방학, 약간 어색하고 뜸하게 연락 중이던 김경민 성도님이 물었습니다. 어디 사냐고.“ 강릉 살아요.”“어?! 나도 강릉인데!”반가웠습니다. 물고기 물 만난 듯 반가워했습니다. 제가 바로 옆방에서 시를 짓고, 밥을 먹고, 책을 보면서 들었던 태을주 소리의 주인공이 바로 김경민 성도님이었습니다.
 
 태시에 하늘과 땅이 문득 열리듯, 저와 증산도의 만남도 그렇게‘문득’열렸습니다.
 
 
 쨍그랑~
 강릉 옥천도장에서 입문을 하고 우주관을 배울 때였습니다. 우주일년, 생장염장, 선천과 후천, 129,600년. 상상도 못했던 수치적 개념과, 제가 알고 있던 하늘과는 차원이 다른 거대한 개념들이 중추신경계를 자극했습니다. 머릿속에서 쨍그랑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이것이 진리구나…’아버지조차도 음양오행을 이렇게 설명하지는 못하셨습니다.
 
 제가 10년간 찾던 질의의 명답이 있었습니다. 정확하고, 논리적이며, 과학적이고, 동시에 지극히 철학적인…. 너무나 충격이 컸던 나머지 무서웠습니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나 봅니다. 광대하고 완벽한 우주를, 그때는 왠지‘감히’ 이렇게 작은 제 안에 쉽게 담을 수가 없었습니다.
 
 도망쳤습니다. 팔관법 공부를 계속하길 거부하며, 정말 땅 끝까지 고민했습니다. 그때 경민 성도님이 잡아주지 않았더라면 저는 후천의 예비 낙엽이 되어버렸을 것입니다. 피자집에서 우리는 약속을 하나 했습니다. 일단 입문을 했으니 팔관법만은 다 배우기로 말이죠.
 
 참 다행이었습니다. 신관과 인간관 공부를 마저 계속하면서 내 안에 우주를 담는 그릇의 용량을 키웠습니다. 마음이 열렸습니다. 공부에 재미가 붙었고, 수행이 점점 좋아졌습니다. 도장의 치성에 참석하기 위해서 다른 일을 제치는 것이 당연해졌어요. 그리고 11월 2일, 보은 대각성 성회 참석을 위해 태전에 갔고, 강릉을 향해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입도를 결심했습니다.
 
 
 꿈에서
 11월 2일 보은 대각성 성회 다음 날, 너무 피곤한 나머지 수업 중 책상 위에 엎드려서 잠시 눈을 감고 계수기를 누르면서 태을주를 읽고 있었습니다. 마치 꿈처럼, 제 주위에 어르신 세 분이 서서 말씀을 나누시는 것이 흐릿하게 보였습니다. 갑자기 앞에 계시던 할머니 한 분께서 허리를 굽히시더니 제 볼에 입을 맞추셨고, 저는 깜짝 놀라 스프링처럼 튕겨 일어났습니다.
 
 제 옆엔 벽뿐이었고 서 있는 사람도 아무도 없었지만, 기특하다는 듯이 미소를 지은 입술과 살짝 함께 닿은 코와 턱의 감촉까지 생생했어요. 대 놓고 엎드려 잤다고 교수님께 한 소리 들었지만, 저는 신기하면서도 마냥 행복했습니다.
 
 자손을 위해 성심으로 기도하셨을 저의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감사 드립니다. 틀림없이 무척 다정한 분들이리라 생각합니다. 당신들 드리신 기도는 결코 헛되게 만들지 않을 것입니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며 방황하고 있거나 믿음의 강요에 눌려 진리의 거울 반대편을 보지 못하는 주변 사람들을 구원해 주고 싶습니다. 내가 지금 이렇게 건져올려진 것처럼.
 
 
 THE ANSWER
 내가 누구지? 나는 수천년 전 조상님들의 분신이며 그분들의 유일한 숨구멍!
 
 내가 어디로 가고 있었지? 천지일월의 진리를 만나기 위해서 조상 선령신들의 인도로‘오늘’을 향해 선천 5만년을 윤회하고 있었을 뿐!
 
 그리고 지금 나는 후천 언젠가의‘오늘’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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