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신문기사중에서 (2020년7월11일 토)

선기옥형 | 2020.07.11 10:34 | 조회 616

                          목차

1.코로나 샘플6만개중 30% 변이...전염성6배 강한놈도

2.우산도 하늘과 땅차이..1200원부터 7000만원까지

3.노가다.시다바리,야마 ...새삼 알게된'조선어말살' 흔적들

4.코로나 19 확산현황


1.코로나 샘플 6만개 중 30% 변이…전염성 6배 강한 놈도

전 세계가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이 빨리 나오길 바라지만 중대 변수를 간과할 수 없다. 바로 바이러스의 변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샘플 6만개를 분석했다. 그 결과 30%가량이 돌연변이 징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어디서 어떻게 변이가 일어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변이 발생으로 코로나19 확산이 가속화할수록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예컨대 미국과 유럽 확진자의 약 70%는 G형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초기 S형(중국에서 발생한 원형 바이러스)과 V형(아시아에서 유행한 변종 바이러스) 감염이 대부분이었던 것과 다르다. 여기에 국제학술지 셀에 따르면 영국의 코로나19 환자 999명 대상 연구에선 G형의 변종인 GH형까지 확산 중인데, 전염성이 기존 바이러스의 최대 6배로 매우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변이까지 고려해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해야 승산이 있다는 얘기다.

 

이에 변이에 대한 정밀 연구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는 변이가 생긴 경우에도 약효를 보이는 등, 코로나19도 치료제 자체가 유효하다면 병원성을 잡아내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백신의 경우 치료제보다 개발이 까다롭고, 변이가 지금 이상으로 심각하게 일어날 가능성까지 더 고려해야 해 전망이 불투명하다.

 

일단 치료제 쪽에서는 관련해서 일부 긍정적인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이 개발해 이달 중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인 코로나19 치료 항체는 최근 질병관리본부 중화능력 평가 시험에서 GH형 코로나19에 특히 강한(기존 바이러스 억제 효과의 10배) 것으로 나타났다. 권기성 셀트리온 연구개발본부장은 “연내 임상 완료를 목표로 변종 바이러스에 강하고 대량 생산이 가능한 치료제를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2.우산도 하늘과 땅 차이…1200원부터 7000만원까지

[중앙선데이] 입력 2020.07.11 


우산 썼다고 맞은 시절이 있었다.  


장마·땡볕 버팀목 되는 우산·양산의 세계


120여 년 전, 오랜 가뭄 끝에 비가 왔다. 한데, 외국인 선교사가 그날 우산을 썼다는 이유로 거리에서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독립신문은 전한다.

장마 전선이 제주·남해에서 올라오고 있다. 비 오는 틈새로 뙤약볕이 내리쬔다. 장마를 즐기는 법, 태양을 피하는 법으로 우산과 양산이 위력을 발휘하는 시기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45호 우산장인 윤규상 명장이 만든 지우산. 아시아권 지우산은 생김새가 비슷해 한국의 지우산은 일본 우산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사진 비꽃]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45호 우산장인 윤규상 명장이 만든 지우산. [사진 비꽃]


 

# 우산의 조상은 양산

지난 9일 전남 여수에서 만난 김여령(27)씨는 하늘과의 눈치싸움에서 졌다. 그는 "하늘이 잔뜩 찌푸려 있어 6000원짜리 우산을 샀더니, 실내에 있을 때 비가 내렸을뿐"이라며 "대신 양산으로 썼다"고 말했다.

 

우산의 조상은 양산이다. 고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중국의 유적·유물에는 햇볕을 가리는 장면을 볼 수 있다. ‘파라솔’이다. 우산(umbrella)의 어원은 라틴어 옴브라(ombra). 그늘을 뜻한다. 우산은 비가 아니라 햇볕을 막는 용도에서 출발했다는 얘기다.

  

17세기까지 유럽에서는 우산과 양산의 구분이 없었다. 우산(혹은 양산)은 여성이 쓴다는 인식이 강했다. 남자들은 비 오는 날 마차를 이용하거나 외투·모자를 쓰며 ‘센 척’했다. 18세기 영국의 조나스 한웨이가 당시로는 혁신인 우산을 쓰고 다녔다. 성 정체성이 문제시 됐고 돌팔매질을 당했다. 생업에 위협을 느낀 마부들은 마차로 그를 위협했다. 개화기 조선에서 선교사들이 봉변을 당한 것과 같이, 생소한 물건에 대한 몰이해 때문이었다.

 

정연학 국립민속박물관 연구관은 “우리가 현재 쓰는 우산은 개화기 때 선교사들이 들여왔다”며 “당시만 해도 우산은 하늘을 가린다는 이유로 평민들에게는 금기시된 물건”이라고 밝혔다.

  

하늘과 동격은 오직 임금이었다. 임금은 우산보다 양산을 썼다. 일산(日傘)이라고도 했다. 슬금슬금 고위공직자들도 썼다. 이 일산이 지방수령의 공덕을 기리는 만인산(萬人傘)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백성 1만 명이 이름을 새겨 수령께 올렸다. 천인산(千人傘)도 있다. 우·양산은 이처럼 권력과 부의 상징이었다.



조선시대 높으신 분들이 햇볕을 피하는 만인산과 백성들이 비를 피하는 갈모, 대롱이(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프랑스 루이 14세는 1740년에 접이 우산을 개발한 쟝 마리우스에게 우산 제조 독점권을 부여했다. 미셸 오르토(54)는 프랑스가 낳은 우산 장인이다. 2013년에 프랑스 정부로부터 장인의 최고 영예인 ‘메티에르 아트’를 받았다. 18세기부터 20세기까지 3000여 점의 빈티지 우산을 모은 그는 이를 토대로 명품을 만든다. 지난해 한국에서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프랑스인의 우산에 대한 사랑은 영화 ‘쉘부르의 우산’에도 나온다.

 

패션의 나라 이탈리아도 우산을 중요한 아이템으로 여긴다. 파소티는 흑돼지 송곳니로 손잡이를 만든 우산도 내놨다. 파소티 코리아가 올해 선보이는 제품 중 최고가는 70만원. 크리스털로 만든 분홍색 해골 손잡이가 독특하다. 여기에 0을 두 개 더 보태 7000만원에 달하는 우산도 있다. 런던에 자리 잡은 빌리어네어꾸뛰르에서 2008년에 악어가죽으로 만든 제품을 내놓았다.

 

영국도 우산에서는 둘째라면 서럽다. 배우 콜린 퍼스가 영화 ‘킹스맨’에 들고나온 스웨인 애드니 브리그라는 브랜드가 있다. 이 우산은 영화에서 ‘신사의 품격’을 유지해주면서 살상 무기로 변신한다. 엘리자베스 2세 등 영국 왕실은 펄튼이라는 브랜드를 애용한다. 실용성을 강조한 명품이라는 평이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공유가 펼친 우산도 펄튼 제품이다. 곽기연 펄튼코리아 대표는 “우산은 몇 번 쓰고 버리는 소모품이 아니라 길게 써야 하는 내구재”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슈룹과 두색하늘처럼 명품 우산을 내건 업체도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비롯한 영국 왕실이 애용하는 펄튼의 라인업. 왼쪽 아래가 배우 공유가 드리마 ‘도깨비’에서 쓴 우산이다. [사진 펄튼 코리아]

 

# 수리는 비싸고, 분리수거 번거롭고

한국에서는 협립이 1956년부터 우산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당시 종이우산(지우산)을 쓰기도 했다. 1970년대는 파란 비닐우산의 전성기였다. 500원으로, 자장면 한그릇 값이었다. 이후 중국산이 들어왔다. 협립을 비롯한 국내 우산 제조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에서 밀렸다. 네이버에서 검색한 우산의 국내 최저가는 1200원. 편의점에서는 3500원 안팎이다. 협립코리아 관계자는 “우리도 현재 공장은 직영 형태로 중국에 있다”며 “국내 유통 우산의 원단은 국산이 있기도 하지만 살은 99%가 중국산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우산은 언제나, 싸게 살 수 있게 됐다. 그만큼 쉽게 버리기도 한다.



빌리어네어꾸뛰르 만든 세계에서 가장 비싼 우산. 악어 가죽으로 만들어 2008년에 5만달러로 출시했다. 당시 환율로는 7000만원이었다. [중앙포토]



1970년대를 풍미한 파란 비닐 우산. 당시 자장면 한 그릇 값인 500원이었다. [사진 보물섬인부산]

1970년대를 풍미한 파란 비닐 우산. 당시 자장면 한 그릇 값인 500원이었다. [사진 보물섬인부산]


경기도 일산에 사는 백경애(49)씨는 “지난 1년간 우산 10여 개가 이래저래 현관 옆 구석 차지하게 됐는데, 그 중엔 살이 부러진 것, 헤드 꼭지가 빠진 것도 몇 개 있다”며 "수리를 맡기자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말했다. 부러진 살 하나 고치는 데 3000원이다. 헤드 꼭지만 500~1000원이다. 한 쇼핑센터의 잡화점 직원은 “헤드만 교체하지 않고 우산대를 통째로 바꾸기 때문에 5000원을 받는다”고 말했다. 부러진 살 두 개 고치고 헤드를 끼우면 1만1000원이란 얘기다. 

 

우산은 또 버리자니 번거롭다. 분리수거 대상이라 방수 원단(옷감) 따로, 살(고철) 따로, 손잡이(플라스틱) 따로 버려야 한다. 

 

게다가 생활필수품이기는 하나 그다지 애지중지하지는 않는다. 실제 1~8호선 지하철에 놔두고 간 우산을 되찾은 비율(인계율)은 지난 2년간 45%. 올해 6월까지는 37%로 뚝 떨어졌다. 반면 분실물 1위인 휴대폰은 인계율 95%다. 서울 시청역 유실물센터의 선우해아늠(39) 주임은 “우산은 봄비 내리는 4월, 장마철인 7월, 태풍이 부는 9월에 분실이 잦은데, 연중 7월에 20% 넘게 몰린다”며 “분실 당일에 찾으러 오지 않으면 영영 이별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지하철 유실물센터에서는 분실물을 7일간 보관한 뒤 경찰서에 보낸다. 9개월이 지나면 국가에 귀속된다. 우산의 경우에는 복지단체에 보내기도 한다. 상태가 안 좋은 일부는 폐기한다.


 

숫자로 보는 우산.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서울 1개 구에서 한 주에 버려지는 우산은 약 1톤. 전국에서 연간 4000만개가 폐기된다는 추정치도 있다. 그래서 일부 지자체에서는 재활용을 유도하기 위해 무료 수선센터를 마련했다. 서울 강동구청 관계자는 “제 기능을 못 하는 우산이라도 쓸모 있는 재료가 있다”며 “기부를 받아 다시 구민들에게 무료 수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큐클리프라는 업체에서는 우산천을 재활용해 지갑·파우치를 만들기도 한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우산이 너무 싸면 경제성을 따져 수리하지 않게 된다”며 “우산 쓰레기가 쌓이다 보니 지자체 등에서 공용 우산 개념을 도입하기도 하지만 이마저 곳곳에 버려지기 일쑤”라고 밝혔다. 그는 “우산의 고급화와 수선 인프라가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 여러분의 우산은 안녕한지?


"200만원 한지 우산, 인테리어용으로 팔려'

“실생활용보다는 인테리어용으로 주로 나간다.”
 
종이우산, 그러니까 지우산(紙雨傘)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만드는 윤규상(79) 명장의 말이다. 그는 전북 무형문화재 45호 우산장이다. '비꽃'이라는 회사를 세웠다.

윤규상 명장이 전주 한지와 대나무를 이용해 지우산을 만들고 있다. [사진 비꽃]

전주 한지에 들기름을 먹인다. 바짝, 오랫동안 말린다. 우산살과 대가 되는 대나무를 깎고 다듬는다. 쇠꼬챙이를 달궈 대나무에 구멍을 뚫는다. 몇 명이 분업으로 하던 일이다.

 

이젠 그걸 혼자 힘으로 한다. 윤 명장은 17세인 1957년부터 우산을 만들었다. 25세에 독립해 우산공장을 차렸다. 지우산은 1960년대까지, 비닐우산이 나오기 전에 많이 썼다. 50대 중후반 이상은 기억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비닐우산에 밀리면서 1985년에 사업을 접었다. 우산에 대한 미련을 떨칠 수 없었다. 다시 뛰어들었다.
 

아들 성호(41)씨는 반도체 회사에서 나와 지우산 제작의 유일한 이수자로 나섰다. 성호씨는 “생각보다 힘들다”고 말했다. 성호씨는 “웬만한 큰비라도 이 지우산으로 막을 수 있었다”며 “한 번 비를 맞으면 물기를 완전히 말려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 지우산 가격은 30~40만원이다. 파라솔 크기도 만든다. 주로 호텔 인테리어용으로 들어간다. 200만 원대다.
 

윤 명장은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는 “사실 돈벌이는 되지 않는다. 나는 예전부터 기술이 있었으니까 한다. 아들이 해보겠다고 뛰어들었다. 원활하게 돌고 돌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지우산의 명맥을 이어간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마지막까지 가겠다”고 밝혔다. 

김홍준 기자 rimrim@joongang.co.kr 



3.노가다·시다바리·야마…새삼 알게 된 ‘조선어 말살’ 흔적들

[중앙선데이] 입력 2020.07.11

전 아사히신문 기자의 ‘일본 뚫어보기’




일본어를 강요받는 속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조선어 사전을 만들려고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말모이’의 한 장면.


한국에도 원자폭탄 피해자가 많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경남 합천에 그렇게 많다는 건 2018년에야 알았다. 그해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이가 과거에 입었던 티셔츠에 원폭 그림이 있었던 문제로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합천의 원폭 피해자들을 찾아 공식으로 사과했다는 보도를 봤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합천은 한국 원폭 피해자 70%의 출신지여서 ‘한국의 히로시마’라고 불리는 곳이라고 한다.

 

영화 ‘말모이’ 열도서 개봉돼 화제

당시 일본어 강요 사실도 잘 몰라


소주 ‘무학’ 교토 인근 지명과 비슷

마이즈루항의 비극 떠올라 착잡


합천 등지에 원폭 피해자 많아

주고쿠신문, 누락 조선인 발굴도


지난 2월 히로시마에 본사가 있는 ‘주고쿠신문(中國新聞)’ 기자와 함께 합천에 갔다. 원폭 피해자 유족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통역으로 동행했다. 마침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기 시작했을 때였다. 대면 인터뷰가 어렵게 됐지만 합천원폭자료관에 있는 자료를 조사하고 관계자한테서 이야기를 들었다.

  

언론인이 쓰는 ‘야마’ … 일본선 ‘산’ 뜻해

 

지난해 개봉한 ‘말모이’ 포스터.


하루는 부산에 가서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 히로시마 관련 자료를 찾았다. 역사관 홈페이지에는 “일제 강점기 때 부산항이 대부분의 강제 동원 출발지였고, 강제동원자의 22%가량이 경상도 출신이었다”고 설명돼 있다. 역사관 안에 들어가면 조선인 원폭피해에 대한 전시도 있었다. “조선인 원폭피해자는 어림잡아 히로시마 5만 명, 나가사키 2만 명에 이르는데 그중 약 4만 명은 1945년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했고, 나머지 3만 명 중 2만3000명이 귀환한 것으로 추측된다”는 내용이었다.

 

주고쿠신문은 지금까지 히로시마시가 파악하지 못했던 희생자를 찾겠다고 한국에서 취재한 것이다. 기자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다시 한국으로 와서 인터뷰하기로 했었지만, 그 후 한국에 오는 것조차 힘들어지면서 전화나 편지로 인터뷰할 수밖에 없게 됐다. 나는 통역과 번역으로 계속 취재를 도왔다.  

 

그런데 이번에 인터뷰한 피해자 유족들은 모두 경상도에 거주하는 70~80대 어르신들이었다. 사투리 때문인지 전화로는 소통하기 힘들었는데 가끔 일본어가 들리기도 했다.

 

‘조선인 피폭 사망자 파악 누락’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 6월 8일자 일본 주고쿠신문. [사진 주고쿠신문]


어렵게 취재한 결과는 6월 8일자 주고쿠신문에 보도됐다. ‘조선인 피폭 사망자 파악 누락’이라는 제목의 1면 톱 기사를 비롯, 3페이지에 걸쳐서 크게 실렸다. 나도 이번에 알았지만 주고쿠신문은 히로시마에 본사가 있는 만큼 원폭 피해에 대해 꾸준히 취재해온 신문사다. 기사에 따르면 이번 취재로 히로시마시가 파악하지 못했던 조선인 피폭 사망자가 적어도 11명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그런데 그 숫자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1945년 말까지 사망한 원폭 희생자는 히로시마시의 추산으로 14만~15만 명이지만, 시가 파악하고 있는 희생자 수는 8만9025명(2019년 3월 기준)이다.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5만~6만 명 중에 조선인 피폭자가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취재를 도우면서 75년이나 지난 지금에 와서 조사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는 것을 실감했다. 주고쿠신문이 지적한 대로 일본 정부가 해외 피폭자에 대해 2003년까지 지원 대상에서 배제했기 때문에 피해자 조사가 늦어졌다. 그걸 이번에 끈질기게 취재해낸 주고쿠신문 기자에 감탄했고 이런 사실을 한국 사람들에게도 전달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강제동원이나 원폭 피해자 외에도 일제강점기에 가족이나 친척이 일본에 있었다는 경상도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다. 그래서일까 경상도 사람들과 대화하면 일본어나 일본어가 어원인 듯한 말을 듣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에 경상남도 출신 지인들과 서울에서 식사했을 때 “요즘은 많이 안 쓰지만 옛날엔 일상적으로 일본어를 쓰곤 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다마네기(양파), 우와기(윗옷), 스끼다시(기본안주) 등 이런 말을 썼었다고 알려주는데 그중 일본에서 안 쓰는 말들도 섞여 있었다. 예를 들어 건설 노동자를 뜻하는 노가다는 일본에서는 ‘도카타’라고 한다. 벽돌을 뜻하는 렝가, 비계를 뜻하는 아시바 등 건설 현장에서 쓰는 용어에 일본어가 많다고 한다.

 

말모이 원고. 1911년부터 주시경과 그 제자들이 집필한 최초 우리말 사전 원고다. 현재 'ㄱ'부터 '걀죽'까지의 원고가 남아 있다. 조선광문회. 1910년대. 국립한글박물관 소장.[사진 국립한글박물관]


영화 ‘친구’에서 장동건이 유오성에게 했던 명대사 “내가 니 시다바리가”의 시다바리도 일본어라고 생각하는 한국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일본에서는 안 쓰는 말이다. 부하를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시타’는 아래라는 뜻의 일본어일 것이다. ‘바리’는 여러 설이 있지만 군인을 군바리라고 할 때처럼 약간 비하하는 느낌의 ‘바리’인 것 같다.

 

일본어지만 한국에서 다른 뜻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한국 신문사나 출판사 등에서 쓰는 ‘야마’라는 말. 일본에서는 산(山)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핵심주제라는 뜻으로 쓰인다. ‘기사에도 야마가 있어야 한다’, ‘이 기사 야마가 뭐야?’ 라는 식으로 쓴다. 일본 신문사에서 그런 식으로 ‘야마’라는 말을 쓰는 건 들어본 적 없다.

 

그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회와 소주를 즐겼다. 그때 마산 출신 지인이 “서울에서는 마시기 힘든 소주가 이 가게엔 있다”며 주문해 준 소주가 ‘무학’이라는 마산 소주였다. 병에는 ‘舞鶴’이라고 한자로 써 있었다. 일본 사람이라면 보자마자 교토 북부의 마이즈루(舞鶴)라는 지명을 떠올릴 것이다. 그래서 나도 그 병을 본 순간 일본 사케인 줄 알고 반가웠다. 마산 출신 지인에 의하면 마산에 있는 무학산(舞鶴山)에서 딴 이름일 것이라고 한다.

  

식민지배 역사조차 모르는 일본인도

 

‘교토 마이즈루하고는 상관없구나’하고 SNS에 무학 소주병 사진을 올렸더니 어떤 일본 사람이 “마이즈루는 항구도시이기 때문에 한국하고 인연이 깊다”고 알려줬다. 그러고 보니 1945년 8월에 일어난 우키시마마루 침몰 사건도 마이즈루항에서 일어난 비극이었다. 해방 후 일본에서 귀국하려는 조선 출신자들이 아오모리에서 부산으로 가는 배(우키시마마루)를 탔지만, 갑자기 배가 방향을 바꾸고 마이즈루항으로 입항하려다가 폭발이 일어나서 침몰한 사건이다. 사망자가 5000명이 넘는다는 자료도 있다. 계획적인 것이라는 지적도 있는 의문의 사건이다.

 

궁금해서 무학산의 이름 유래를 찾아봤더니 산세가 학이 춤추는 듯 보여서라는 설도 있고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들에 의해 붙여졌다는 설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역시 마이즈루와 상관 있을 수도 있다. 처음 舞鶴이라는 한자를 보고 반가워했던 마음이 조금 복잡해졌다.

 

한국 사람들한테 일본어 같은 말을 들을 때마다 궁금해서 검색해 보면 ‘일제의 잔재’라고 설명돼 있을 때가 많다. 사실 건물이든 말이든 ‘일제의 잔재’에 접하는 건 한국에 있어서다. 한국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일본과 관련된 부분에 관심이 가지만, 알고 보면 그 대부분이 식민지배와 연결된 것들이다.

 

일본에서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어를 강요했었다는 사실 자체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식민지배의 역사조차 모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니까 말이다. 3·1 독립운동 100주년이었던 지난해 한국에서 개봉한 영화 ‘말모이’는 1940년대 일본어를 강요받는 속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조선어 사전을 만들려고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솔직히 일본에서는 개봉하기 힘들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런 역사도 있었다는 것을 전달하려고 일본 매체에 ‘말모이’를 소개하는 기사를 썼다. 그런데 예상은 빗나갔다. 지금 일본에서 ‘말모이’가 개봉했고 화제가 되고 있다.

 

‘말모이’ 일본 홈페이지를 보면 일본 배우 사노 시로(佐野史郎)의 코멘트가 있다. “몇 년 전 한국 배우와 함께 드라마에 출연했을 때 한국어 속에 일본어와 같은 단어가 많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그것은 한국이 일본의 통치하에 있었을 때 강제로 일본어를 외우게 했던 결과 남은 말이었던 것이다.”

 

이렇듯 지금까지 몰랐던 사실에 충격을 받으면서 보는 일본 관객들도 있는 듯하다. 한국에서 지내지 않으면 접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던 ‘일제의 잔재’에 대해 바다를 건넌 영화가 대신 알려주고 있다.

 

나리카와 아야 전 아사히신문 기자



나리카와 아야(成川彩) 2008~2017년 일본 아사히신문에서 주로 문화부 기자로 활동한 후, 동국대 영화영상학과 석사과정에 유학. 한국영화에 빠져서 한국에서 영화를 배우면서 프리랜서로 일본(아사히신문 GLOBE+ 등)의 여러 매체에 영화 관련 칼럼을 집필 중이다. 

 


4.코로나 19확산현황

전세계확진자 12,625,070명(+183,194)  사망562,724명(+4,224) 발병국214개국(-)

국내확진자 13,373명(+35)  사망288(-)


                     주요국가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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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오늘의 신문기사중에서 (2020년7월18일 토) 첨부파일 선기옥형 565 2020.07.18
157 오늘의 신문기사중에서 (2020년7월17일금) 첨부파일 선기옥형 511 2020.07.17
156 오늘의 신문기사중에서 (2020년7월16일목) 첨부파일 선기옥형 568 2020.07.16
155 오늘의 신문기사중에서 (2020년7월15일 수) 첨부파일 선기옥형 676 2020.07.15
154 오늘의 신문기사중에서 (2020년7월14일 화) 첨부파일 선기옥형 682 2020.07.14
153 오늘의 신문기사중에서 (2020년7월13일 월) 첨부파일 선기옥형 579 2020.07.13
>> 오늘의 신문기사중에서 (2020년7월11일 토) 첨부파일 선기옥형 617 2020.07.11
151 오늘의 신문기사중에서 (2020년7월9일 목) 환단스토리 153 2020.07.10
150 오늘의 신문기사중에서 (2020년7월10일 금) 첨부파일 선기옥형 634 2020.07.10
149 오늘의 신문기사중에서 (2020년7월8일 수) 첨부파일 선기옥형 540 2020.07.08
148 오늘의 신문기사중에서 (2020년7월7일 화) 첨부파일 선기옥형 709 2020.07.07
147 오늘의 신문기사중에서 (2020년7월6일 월) 첨부파일 선기옥형 650 2020.07.06
146 오늘의 신문기사중에서 (2020년7월4일토) 첨부파일 선기옥형 858 2020.07.04
145 오늘의 신문기사중에서 (2020년7월3일 금) 첨부파일 선기옥형 582 2020.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