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 금관 장식에 조롱조롱 달려있는 곡옥(曲玉)에서부터 조선시대 아낙네의 쪽진 머리에 꽂힌 옥비녀까지. 옥(玉)은 수천 년 동안 귀한 장식품으로 우리 민족의 사랑을 받아온 보석이다. 은은하고 부드러운 빛깔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보석 중에서 가장 한국적인 성향을 가진 옥에 대해서 알아보자.


동양의 보물
우리나라 선사시대 유적에서 출토될 만큼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옥. 조선시대에 벼슬아치들의 금관조복(金冠朝服)에 좌우에 늘여서 차는 패옥, 금, 가락지, 비녀, 단추 등 남녀장신구로 사랑받았을 뿐만 아니라 벼루, 주전자, 밥그릇 등 다양한 생활 공예품 등으로도 쓰였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옥은 특성상 다루기가 매우 어려운 보석이다. 그 이유는 먼저, 강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조각할 때 자르고, 다듬기가 까다로운 보석이며 끈기와 집념 없이는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 수 없다. 또한, 균열이 많은 돌이라 잘못 고르기라도 한다면 헛수고를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균열이 있고, 없고에 따라서 보석이 될 수도 있고, 그저 평범한 돌덩이가 되기도 한다.
수많은 전설을 담고 있으며 동양인의 사유세계. 자연을 지배하는 인간중심이 아닌 인간이 자연의 품에 안겨있다는 사상과 맞물려 옥을 하늘과 땅의 정(精)이라고 하였다. 군자의 도에 비유하여 인간됨이 돌에서 시작된다고 해서 오덕의 보석이라고 여겼다.
또한, 가장 귀한 것에는 언제나 옥을 언급하였다. 좋은 땅을 옥토라고 칭하고, 곱디고운 여성의 손을 섬섬옥수, 여인의 얼굴을 표현할 때도 백옥 같은 피부라고 했다. 아름다운 풍광에 세워진 정자를 옥루라고 했으며, 귀한 자식을 옥동자라고 하여 축복했다. 임금님의 몸은 옥체, 용상은 옥좌라고 불렀으며 왕궁의 문을 옥문이라 하여 높였다. 천상의 왕에게도 옥황상제라 하여 인간이 추구하는 수복강령, 부귀영화, 길상화복의 모든 꿈을 옥에 담았다.


옥이 가진 효능
옥의 건강학을 뒷받침해주는 옥에 대한 여러 가지 효능이 있는데, 우리 의학문헌과 중국의 의학서적에 의하면 옥을 가루로 만들어서 복용하면 오장육부를 윤택하게 하고, 체내의 노폐물을 배출시켜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소화계통에 효과가 있으며 기관지, 천식, 신열이 나고 가슴이 답답할 때 좋으며 갈증을 멎게 해주며 백옥으로 문지르면 흉터가 없어지고 피부가 고와질 뿐만 아니라 탄력이 생긴다고 한다. 대하증, 부인병에 효과가 있으며 눈과 귀를 밝게 해준다고 한다. 이처럼 옥의 효능은 매우 다양하다. 최근에는 이러한 장점들을 더욱 개발하여 만든 상품들. 장판, 침구류, 다양한 건강기구, 또 찜질방 등 주변에서 옥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옥은 보석으로서의 가치 뿐 만이 아니라 인간친화적인 재료로 늘 우리 가까이에 있다.


서양의 보석처럼 반짝이는 세련미와 규격품으로 값이 매겨지는 보석하고는 달리 은은한 아름다움을 지닌 옥. 이는 우아하고 덕이 많으며 지고지순한 한국여인의 빛깔과 닮은 듯하다.

경주 황남 큰 무덤 북분에서 출토된 신라금관. 사진 출처: 강우방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