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유태계 미국인?

진성조 | 2011.05.30 16:40 | 조회 6701
자유주의자와 로비스트, 두 얼굴의 ‘유대계 미국인’
인구 2.2%…사회적 지위·자금 동원해 정계 주물러
보수적 소수 지도자가 로비 주도…중동정책 흔들어
70% 이상은 민주당 지지하는 진보…최근 우경화
한겨레 정의길 기자기자블로그
» 미국 주요 대선에서 유대계 유권자 지지 성향
미국의 유대계 인구는 약 650만명으로 2.2%를 차지한다. 정작 이스라엘 안 유대계 인구가 약 566만명(75%)으로 숫자가 더 적은 것을 고려하면, 유대인에게 미국은 ‘조국’ 같은 곳이다.
전세계 유대인 1342만명 중 45%가 미국에 있다. 미국에서 금융, 법조, 언론, 학계, 예술 등 사회의 두뇌와 혈맥 같은 분야를 장악한 그들의 정치적 영향력은 당연하다. 민주당 성향이면서도, 공화당의 구애를 더 받는 등 정치적 영향력은 더 커지고 있다.

정치적 영향력은 막강한 정치자금 기부, 가변적 투표성향으로 극대화된다. 유대계 유권자는 압도적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으로, 70% 이상이 민주당을 지지했다.(표 참조) 최근 들어 이스라엘과 가장 관계가 안 좋은 대통령이라는 오바마도 지난 대선에서 유대계의 78% 지지를 받았다.

유대계는 미국 사회에서 진보세력을 뿌리내리게 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동맹 주축이고, 노동운동과 민권운동의 지도세력이었다.

유대계의 자유주의적 성향이 공화당에 대한 영향력을 없앤 것도 아니다. 공화당 쪽은 유대계 지지를 받기 위해 조지 부시 정권 이후 더 노골적인 친유대인·이스라엘 정책을 펼치고 있다. 유대인들이 이스라엘 문제 등에서는 결집을 하며 정치적 위력을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 등 관련 단체의 지도급 인사들은 보수적 성향으로, 공화당에 대한 영향력도 크다.

아이팍은 1970년대 중반 이후 주로 공화당 계열 인사들이 지도부를 구성했다. 현재에도 공화당 계열 보수파인 하워드 코어가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유대계 단체들이 1990년 이래 입후보자들에게 전달한 공식 자금은 9700만달러(약 1067억원)에 달한다고 최근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가 전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들의 경우 선거자금의 60%를 유대인 지지자들에게 의존한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보도했다.

유대계 인구의 94%가 뉴욕, 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 뉴저지, 일리노이, 캘리포니아 등 핵심 대형 13개주에 몰려 살고 있어,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한다. 이들 주는 대통령 선거인단 수가 많을뿐더러, 민주·공화 양당의 승패를 가르는 이른바 ‘스윙주’가 다수이다.

코네티컷과 캘리포니아의 상원의원 2명 모두는 유대계로, 이들의 정치적 응집력을 보여준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지낸 조지 맥거번, 상원 외교위원장이던 공화당의 찰스 퍼시 등 유력 정치인들이 이스라엘에 비판적 견해를 밝혔다는 이유로 유대계 단체의 낙선운동에 희생됐다.

1984년 토머스 다인 당시 아이팍 사무총장은 “동부 해안에서 서부 해안까지 미국의 유대인은 퍼시를 추방하기 위해 모였다”며 “그리고 지금 공적인 견해를 가진 미국의 정치인들은 메시지를 받았다”고 미국 정치인에게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현재 유대계 의원은 100명 상원의원 중 13명(민주 11, 공화 2), 425명 하원의원 중 27명(민주 26, 공화 1)이다. 이스라엘은 건국 이후 미국으로부터 1400억달러(2004년 물가 기준)를 지원받은 최대 수혜국가이다. 매해 직접원조로 30억달러를 받는다.

이는 미국 해외원조 예산의 5분의 1이며, 이스라엘 국민 1인당 500달러에 해당한다. 미국은 1982년 이후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32개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다른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의 모든 거부권 행사보다 많다.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교수는 2006년 미국의 대외정책이 미국 유대계와 이스라엘의 로비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이스라엘 로비>라는 글을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들은 미국의 이스라엘 정책이 “자신의 안보와 다른 동맹국들의 안보를 기꺼이 제쳐두고 있는 것이며, 미국 정치사에서 유례가 없다”고 비판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조차 2006년 <팔레스타인: 평화가 아닌 아파르트헤이트>를 출간해 로비에 좌우되는 미국의 중동정책을 강력히 고발했다.

유대계 주민들의 친이스라엘 지지는 과장됐다는 주장도 있다. 에릭 어슬래너 메릴랜드대 교수는 이라크전과 중동문제가 치열한 선거쟁점이던 2004년 대선을 예로 들어, 유대계 유권자의 15%만이 이스라엘 문제를 핵심적인 선거의제로 받아들였고, 이 중 55%가 존 케리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고 조사했다.

이는 유대계 유권자 다수가 이스라엘 문제에 경도되어 있지 않고, 투표 행태도 이와 무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2005~2006년 갤럽 조사를 보면, 유대계는 77%가 이라크전이 실수였다고 답해, 미국 내 어떤 집단보다도 반대 비율이 높았다.

이는 미국 유대계가 다수의 자유주의적 일반 주민과 소수의 보수적 상층 인사로 양극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대외정책을 흔드는 유대계 로비는 이스라엘 본국과 이런 보수적 상층인사들의 합작품이라는 것이다. 유대계가 과거와 견줘 범죄와 가족문제 등 사회문제와 관련해 공화당 쪽으로 기울었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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