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유물사관과 기독교 사관의 공통점--한겨레신문 5.23

진성조 | 2011.05.23 15:16 | 조회 7718

유물사관과 기독교사관의 공통점

사관(史觀)은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방법론을 말하는데, 역사의 진행 방향이 어떤가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로 갈린다.

첫째는 순환사관으로 역사를 회전하는 바퀴, 또는 원으로 본다. 둘째는 직선사관으로 역사가 곧게 미래를 향해 진행한다고 본다. 셋째는 역사를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하는 것으로 보는 사관이다. 이 사관은 역사는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하면서 흥망성쇠를 반복하거나 혼돈 상태이기 때문에 교훈적이거나 유익한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순환사관은 인간의 몸은 세상에 태어나 활동하다가 늙어 죽는 유기체이고, 자연의 계절도 주기적으로 찾아온다는 사실에서 비롯됐다. 이런 사관은 동서양 모두 에서 나타났다. 고대 로마의 역사가 폴리비우스는 국가 정치체제가 돌고 돈다고 봤다. 원시군주정을 시작으로 왕정·참주정·귀족정·과두정·민주정·중우정으로 진행하다가 다시 원래의 원시군주정으로, 이렇게 7개의 국가 정체가 한 원의 둘레를 궤도 삼아 영원히 반복 순환한다.

인도에서는 우주가 1만2000년마다 한 번씩 회전한다고 생각했다. 첫 번째가 4800년, 두 번째가 3600년, 세 번째가 2400년, 마지막이 1200년으로 모두 4시대가 주기적으로 돈다. 페르시아에서도 4시대가 반복한다는 사상이 강했다. 조로아스터교 경전에는 금·은·동·철의 시대가 반복 순환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현대에서도 순환사관은 나타났다. 예를 들어 <서구의 몰락>을 쓴 슈펭글러는 인간은 태어나서 성장기를 거쳐 늙고 결국 죽듯이 문명 역시 똑같은 과정을 거치며, 오래전에 노쇠기에 접어든 서양 문명은 제1차 세계대전 때 독일의 패망으로 그 종말이 시작되었다고 봤다. 영국의 아널드 토인비의 문명사관도 순환사관이다.

이에 비해 역사는 직선 으로 발전한다고 보는 진보사관의 원조는 기독교 사관이다. 신약 성경에 따르면 역사가 끝날 때 예수가 재림해 영원한 벌을 받을 자와 영원한 생명을 가질 자를 최후 심판한다. 이게 바로 역사의 종말이고 죽음도 없고 고통도 없는 새 예루살렘에서 사람들은 하나님과 함께 살게 된다. 지상의 나라와 하나님의 나라의 대립 또는 투쟁에서 결국 하나님의 나라가 승리를 거둬 지상천국이 이뤄진다는 것으로 종말론적 사관이라고도 한다.

이런 기독교 역사관의 하나님 위치에 이성을 갖다 놓은 게 근대 이후 등장한 계몽적 직선사관이다. 인간 사회는 인간 이성의 힘에 의해 무한하게 진보할 것이라고 본다.

이런 이성 중시를 극한으로 몬 사람이 헤겔(사진)이다. 그는 이성(理性)이 실체이자 세계를 움직이는 무한한 힘이며, 세상의 모든 것은 이성의 자기실현 과정에 불과하다고 봤다. 헤겔은 이성의 자기실현 과정이 그냥 죽 진행되는 게 아니라 정(正)·반(反)·합(合)의 과정을 거친다고 생각했다.

헤겔 역사관의 정신 또는 이성을 물질로 대체한 게 마르크스의 유물사관이다. 마르크스는 역사는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모순과 충돌, 즉 물질적 조건의 내적 모순에 의해 발전한다고 봤다. 그래서 그는 원시공산제·노예제·봉건제·자본주의·공산주의라는 역사 5단계 설을 내놓았다.

공산주의 사회에 이르면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가 종식된다는 건 기독교의 종말론과 똑같다.

- 5.23 한겨레신문 <함께하는 교육>편 '통합논술 세미나' 중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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