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문화열풍2(부정 측면)- 연예가십이 사회담론 뒤덮다

진성조 | 2011.04.23 14:25 | 조회 6164

"연예 가십거리가 사회 담론 뒤덮어"
서태지·이지아 소송에 들썩이는 대한민국

연예인 사생활 호기심에 루머 양산 파급력 커져
톱스타 불행에 열광하는 '파국심리' 작용 지적도

송대웅기자 sdw@sed.co.kr
서민우기자 ingaghi@sed.co.kr

대한민국이 서태지ㆍ이지아 두 남녀 연예인의 비밀결혼과 이혼을 둘러싼 법정소송 소식으로 들썩이고 있다. 두 사람의 이야기가 전해진 지난 21일부터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도, 직장에서도, 학교에서도, 점심시간에도, 인터넷에서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단연 화젯거리다. 연예 가십거리가 사회 전체의 담론을 뒤덮어버린 상황이다.

사회ㆍ심리ㆍ문화ㆍ정신학 분야의 전문가들은 서태지ㆍ이지아의 소송에 얽힌 이야기들이 우리사회의 다른 중요한 이슈들을 뒤덮는 현상에 우려를 표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문화는 연예ㆍ대중오락 중심으로 편중돼 있어 문화풍토가 매우 척박하다"며 "연예인의 사생활 소식이 일부 매체를 통해 반복적으로 소개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마치 그것이 우리 사회에서 중요하고 의미 있는 사건처럼 포장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의 현상은 후진사회가 보여주는 모습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선진 사회로 가려면 사회문화적인 차원에서 좀더 성숙한 모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간 심리에는 부정적인 소식에 더 관심을 갖는 특성이 있다"며 "여기에 두 톱스타의 사생활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이 더해지면서 각종 루머가 양산되며 파급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곽 교수는 "사람들이 보통 지인들의 결혼 소식보다 이혼 소식에 더 크게 놀라는 것도 이런 이유"라며 "더구나 두 스타의 사생활은 그동안 감춰져왔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크게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예인의 사생활을 공유물로 여기는 대중들의 잘못된 인식이 이번 사태를 쓸데없이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화평론가인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과 교수는 "두 남녀가 비밀결혼과 이혼을 한 것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개인 선택의 문제"라며 "하지만 대중들이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면서 결과적으로 흥미의 대상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들이 서태지와 이지아의 사생활을 자신들도 알아야 할 일종의 공유물로 여기고 있는 게 문제"라면서 "이는 공과 사를 잘 구별하지 못하는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람들이 완벽하다고 느꼈던 존재가 한 순간에 무너지는 모습에 열광하는 일종의 '파국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정신학적 지적도 있다.

이병철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정신과 교수는 "최근 유행하는 '나는 가수다'와 같은 프로를 보면 뛰어난 능력을 가진 가수들이 한순간에 경쟁에서 밀려 탈락하는 모습에 사람들이 열광한다"면서 "이는 일종의 파국심리로 서태지ㆍ이지아ㆍ정우성이라는 세 배우가 단번에 무너지는 모습도 이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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