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엔 '대한민국'이 없다

잉어 | 2011.04.24 15:11 | 조회 6349

국가상징거리 보면 그 나라가 보인다

조성관 주간조선 편집위원 maple@chosun.com

서울 광화문광장의 분수가 다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시원하게 솟구치는 물줄기만 보고 있어도 가슴이 상쾌해진다. 2009년 8월에 탄생한 광화문광장은 국가상징거리의 출발점이자 중심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상징거리는 광화문에서 한강까지 7㎞ 구간. 이 중 광화문광장은 서울시장 오세훈의 작품이다.

국가상징거리의 핵심은 광화문광장에서 시청 앞 서울광장에 이르는 구간이다. 광화문광장에 대한 비판이 3년째 끊이지 않고 있다. “광화문광장의 정체성이 의문시된다” “광화문광장에서 대한민국은 완전 실종되었다”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무엇을 보여주려고 하나?” 등이 비판의 주된 흐름이다. 광화문광장은 무엇 때문에 이런 비판을 듣게 되는 것일까. 광화문광장에서 빠져 있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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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아멘트 광장에는 영국사에서 중요한 인물의 동상이 있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동상이 윈스턴 처칠 총리다. 프록코트를 걸친 채 지팡이를 짚고 있다. 노년의 처칠 그대로다. 처칠 동상의 진수는 뒤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굽은 허리가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처칠의 시선은 국회의사당을 향한다.

처칠 동상을 뒤로 하고 트라팔가 광장을 향해 걸어간다. 도로 양옆에는 재무부, 외교부, 다우닝가, 국방부, 해군성, 트라팔가 극장이 몰려 있다. 다우닝가(街) 10번지는 영국 총리의 관저. 다우닝가로 들어가는 입구는 언제나 철문으로 잠겨 있다. 총리가 드나들 때만 이 철문이 열린다.

화이트홀 거리의 중앙 분리대에는 두 개의 기념비가 있다. 다우닝가 못 미쳐, 즉 외무성 앞에 있는 기념비는 세노탑(cenotaph)이다. 영국을 위해 희생한 사람 중 유해를 외국에서 영국으로 봉환하지 못한 이들을 기리는 탑이다. 두 번째 기념비는 다우닝가 입구를 지나 정부 청사 앞에 있다. 2차 세계대전 여성 기념비(Monument to the Women of World War 2). 영국 총리는 관저를 드나들 때 반드시 두 탑 중 하나를 볼 수밖에 없다.

런던 시민들은 국가적 경사가 있을 때 화이트홀 거리에 운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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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개선문에서 콩코르드 광장까지

캐나다, 국회의사당 앞의 웰링턴가
중국, 장안대가의 톈안먼 광장엔…

한국, 국가상징거리로 육조거리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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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기지사는 지난해 여러 차례 광화문광장의 정체성 상실을 비판한 바 있다. 김문수 지사는 “2차대전 후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므로 광화문광장에 이승만·박정희 대통령 동상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로 언론인 손세일씨는 전화통화에서 “광화문광장은 대한민국의 심장이기 때문에 동상은 현대 한국의 상징물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만들기로 하고 현재 문화관광부 자리에 박물관 공사를 진행 중이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국가상징거리가 시작하는 지점에 어울리는 공공건물이다. 하지만 국가관 부재가 빚어낸 광화문광장은 어찌할 것인가.
기자는 광화문광장을 볼 때마다 존 F 케네디의 말을 떠올린다. 케네디는 1963년 10월 27일 애머스트칼리지를 찾아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를 추모하는 추도사를 낭독했다. “어떤 나라는 그 사회가 기념하고 기억하는 인물로 자신을 드러냅니다.”

(전체내용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4/24/201104240016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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