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충남․ 세종 소설계의 큰 희망

대선 | 2023.01.15 01:32 | 조회 3671

 

                                   대전․ 충남․ 세종 소설계의 큰 희망

 

  최근 내 집 우편함에는 많은 문학 작품집들이 찾아온다. 평생을 문학과 가까이 해 온 나로서는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 불과 50여 년 전만 해도 이런 날이 오리라는 상상을 하지 못했다. 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책을 낸다는 생각을 가지기가 결코 쉽지 않았다. 서울의 유명작가라야 출판사에서 책을 출판할 수 있었고, 경제적인 여유를 가진 특수한 문인만이 자비 출판을 할 수 있었다. 그러니 우리 고장 같은 지역에서는 책을 낸다는 것은 엄두도 낼 수 없었다. 그런 가운데에도 우리 고장에는 시인들이 많아서 시집은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던 것 같다.

 

  당시에 책을 내려면 활판시설에 의존해야 했기 때문에 경비가 보통이 아니었다. 원고에 따라 활자를 골라내는 문선, 이를 판으로 짜는 조판, 교정을 거쳐 지형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이 복잡하여 당연히 생산원가가 비싸지 않을 수 없어서 출판이 어려웠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원고 작성과 편집, 다자인까지 하기 때문에 인쇄 출판 과정이 놀랄 만큼 빠르고 용이하게 발전하여 책을 출판하기가 쉽게 된 데다가 문학인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경제적 형편 또한 현저히 나아지므로 웬만하면 책을 찍고 있다. 더욱이 근래에는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까지 주어져서 나 같은 사람도 이렇게 공짜 책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지난날에 비하여 기증되어 오는 책에 대한 애정이 전과 같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시집이 압도적으로 많아 우리 고장 역시 시인이 타 장르에 비하여 월등히 많다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요 근자에 우리 고장 소설가들의 작품집을 다수 받을 수 있었음은 나에겐 청복이었다. 그것은 아무래도 내가 대학에서 소설 쪽을 주로 강의해 온 때문일 것이다. 다른 지역에도 그렇지만 특히 우리 고장에는 전부터 소설가가 많지 않았다. 1960~70년대에는 대전일보에 문학 월평이라는 난이 있어 원고를 썼었는데, 어느 달인가 나는 '아직도 운문의 충남'이라는 제목을 달았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우리 지역에서는 소설 작품 만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우선 강태근의 장편 '이제 일어나서 가자', 소설집 '숨은 꽃들의 귀환'이 찾아왔다. 그는 고교시절부터 뛰어난 문재로 인정을 받아왔는데 중간에 해직 교수라는 시대적 아픔으로 고난을 당해 왔는데 정년 이후 왕성한 활동을 재기함으로써 이번에 역작을 출판하여 보내왔다. 이어서 심규식의 장편 '망이와 망소이', 단편집 '우리 시대의 영감님'이 택배로 배달되어 왔다. 특히 '망이와 망소이'는 5권으로 된 대하 장편이었다. 참으로 나를 놀라게 한 사실은 90을 바라보는 노장 박경석 장군의 장편소설 '전쟁영웅 채명신장군'과 '5성장군 김홍일'을 받아 읽을 수 있는 행운이었다. 이 분은 시집도 21권을 발간, 그 중 최근작 시집 두 권도 함께였다. 또 있다. 김영훈의 소설집 '익명의 섬에 서다'를 받아 읽은 것이다. 그 또한 아동문학을 전문으로 해 왔는데 역작 소설을 발표하여 이 고장 소설계에 힘을 더했다. 더욱 큰 기쁨은 대학의 강의실에서 만난 해이수가 장편 '탑의 시간'을 발간하여 보내준 것이다.

 

  이들 작품들은 장편이어서 400페이지를 넘나드는 분량이어서 여러 날 나에게 기쁨과 감동을 주었으니 더욱 고맙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뜻깊었던 것은 이 고장의 소설가들의 작품집 '금강의 소설가들'이었다. 우리 고장에는 시인들의 모임은 여럿 있지만 소설가들의 모임은 아주 드문 편이다. 그런데 이번 강태근 교수 등이 주관하여 일종의 소설동인집이라 할 작품집을 발간한 것이다.

 

  참여 작가들은 강병철, 강태근, 김홍정, 손영미, 심규식, 양지은, 이길환, 이오영, 임경숙, 조동길, 최 광, 이미 등단을 한 작가들이어서 작품 수준 또한 주목할 만한 것이었다. 이는 우리 고장 소설문학의 미래를 밝혀주는 큰 등불이라 할 수 있어 큰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하겠다. 내가 기억하기에는 1990년대 지요하를 중심으로 한 12명의 이 고장 작가들이 모여 작품집을 발간한 이후 처음이 아닌가 한다.

 

  참고로 당시의 작가를 보면 이명주, 박선자, 박중곤, 서순희, 성기조, 심규식, 이길환, 이사형, 이태주, 정안길, 조동길, 지요하였다. 몇 작가는 이번 금강의 소설가들 그룹에 이름을 같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같은 현상을 보면서 이 고장의 소설계에 희망의 불길을 보는 듯하니 우리 모두 힘찬 박수를 보냈으면 한다.

                                             <참고문헌>

  1. 송하섭, “우리 고장 소설계의 큰 희망”, 금강일보, 2021.3.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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